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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정전 대란을 막아라!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
2012년 10월 10일 (수) 10:21:36 |   지면 발행 ( 2012년 9월호 - 전체 보기 )



9월 15일, 사상 초유의 정전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하지만 전력 산업 종사자에게 그때 일은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고 아찔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전력 계통 운영을 책임지는 전력거래소로선 끔찍한 악몽과도 같다. 전력거래소는 이 뼈아픈 교훈을 쇄신의 계기로 삼아 지난해 12월 중앙급전소를 중앙전력관제센터로 명칭을 바꾸고, 이사장 직속으로 전진 배치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재발을 방지하고, 위기 관리 상황시 신속하게 판단하고 행동하기 위함이다. 긴장 상태의 연속이었던 8월 초를 지나, 전력 당국이 당초 올여름 전력 수급의 최대 고비로 여겼던 8월 3~4주도 연일 내리는 비로 무더위가 한풀 꺾여 무난히 넘긴 가운데,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를 찾아 전력 수급 상황의 현재를 진단해 봤다.

전화영 기자 사진 윤홍로 기자 취재 협조 전력거래소 (02)3456-1752~4 www.kpx.or.kr


조종만 중앙전력관제센터장은 절전에 동참해 준 국민과 산업체,
주말도 없이 근무에 임하는 직원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9 · 15 이후, 무엇이 달라졌나?
올 7월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낮 최고 기온이 1℃ 올라갈 때마다 전력 수요는 약 90만㎾씩 껑충 뛰었다. 전력과 기상이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다.
전력거래소는 불확실한 전력 수요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고자 우선 기상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기상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10년 이상 현장 경험을 보유한 기상 전문가 2명을 영입해 기상 변화를 분석하고 수요 예측에 반영했다. 또한, 숭실대 산학협력단 등과 함께 2010년 5월부터 추진해 온 수요 예측 프로그램 개발을 끝내고 현장에 도입했다. 그 결과 9 · 15 정전 사태 당시 5~10%였던 수요 예측 오차율이 1.3%로 크게 떨어졌다. 조종만 중앙전력관제센터장은 "2% 안팎인 선진국과 비교해도 아주 우수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올해 안에 오차율을 1.295%까지 낮추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전력거래소는 전력과 상관관계에 있는 기상 요인을 찾고자 기상청 산하 기관인 한국기상산업진흥원과 함께 연구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온과 습도를 전력 수요 예측에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일조량에 따라서도 조명 부하의 분명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조종만 센터장의 설명에 따르면, 겨울철 눈이 올 때와 맑을 때 전력 수요는 최대 200만㎾까지 차이가 나며, 이외에도 생각지 못한 다양한 요인이 전력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이를 적극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요 예측 정확도 향상 등 재발 방지에 최선
전력거래소는 전력 수요 예측 실패 외에도 9 · 15정전 사태 당시 원인으로 제기된 문제점을 개선해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공급 능력 오차를 최소화하고자 발전기 고장 시 변경 입찰 시간을 2시간 이내에서 '즉시'로 바꾸고, 공급 능력 산정에 과거 데이터가 아닌 입찰값을 반영토록 했다. 또한, 입찰값과 실제 출력값을 실시간 감시하고 차이값을 발전소별로 반영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유관기관 간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전력거래소 비상 대책 상황실에 정부 7개 부처(청와대, 국무총리실,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원, 경찰청, 소방방재청)와 전력 그룹사를 연결하는 핫라인Hot Line을 구축했다. 여기에 팩스, 문자, 음성메시지까지 총 사중 장치를 마련해 유사시 신속하게 대처하도록 완벽한 시스템을 갖췄다.
기상 전문가 말고도 계통 운영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6명을 채용하는 한편, 신입 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간 발전소 · 변전소 현장 교육을 실시해 현장업무의 이해도를 높이기로 했다. 전력거래소는 최근 계통 운영 요원 7명이 북미 전력 계통 신뢰도 관리기구(NERC)에서 인증하는 전력 계통 운영 관련 국제 자격 시험에 응시해 전원 합격함에 따라 아시아 최초로 NERC 자격증을 취득하는 쾌거를 올렸다. 조종만 센터장은 "미국도 이 제도를 2003년 동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대정전 사고 이후 도입했으며, 향후 국내에서도 계통 운영 요원의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관련 자격 제도 도입을 정부와 협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1] 한전 본사 옆에 위치한 전력거래소. [2] 중앙전력관제센터 급전운영팀
전경희 차장이 발전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3] 중앙전력관제센터로 들어가는
입구에 자랑스럽게 붙은 NERC 자격증. 아시아 최초로 전력거래소 계통 운영
요원 7명이 이 자격증을 취득했다. [4] 2009년 노사 문화 우수 기업에 선정된
전력거래소. [5] ' 전력 안정 공급'이라고 쓰인 조끼를 입은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전력 수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6] 전력 수급 비상 대책 상황실 전경.

'주의'발령, 발 빠른 대처로 위기 넘겨
9 · 15 정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주의'경고등에 불이 켜진 8월 6일과 7일 중앙전력관제센터는 전력 수급 비상 대책 상황실을 운영하며, 전력 수급에 촉각을 세웠다. ' 주의'는 전력비상3단계로, 예비전력이 250만㎾ 미만으로 갑자기 떨어지거나 300만㎾미만 상태가 10분 이상 지속할 경우 발령된다.
조종만 센터장은 그날그날의 기온과 전력 수급 상황이 빼곡히 적힌 다이어리를 펼치며 당시 상황에 대해 "예년 통계와 기업체로부터 받은 조업률을 바탕으로 7월 말부터 8월 8일까지를 휴가 기간으로 봤다"라며, "그런데 주말인 8월 4일과 5일 기온이 심상치 않았기에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을 대비해 수요 관리를 요청하는 등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해 놓은 상태였다"라고 설명했다. 8월 4일과 5일 서울 낮 최고 기온은 각각 36.2℃, 36.7℃였으며, 밤 최고 기온도 28.2℃, 27.5℃로 도시 전체가 밤낮 구분 없이 찜통더위에 허덕였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주인 7월 23일 수요 관리 전 전력 최대 수요는 7260만㎾로 이미 작년 최고치를 1차 경신했으며, '주의'단계가 발령된 8월 6일 수요 관리 전 전력 최대 수요는 7694만㎾였다. 조종만 센터장은 "주의 단계 발령에도 주간예고제 시행, 전압 조정, 직접 부하 제어 등 위기 관리 매뉴얼에 따라 침착하고 발 빠르게 대처한 덕분에 큰 위기는 면했다"라고 평가했다.

안심하긴 일러, 수요 관리만이 살 길
일각에서 전력 수급 고비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9월 3일 고리원전 3호기를 시작으로 대형발전기가 잇따라 계획 예방 정비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발전기의 성능을 유지하고 각종 기기의 고장을 예방하는 한편, 설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예방 정비는 필수다. 전력 수요가 많은 동 · 하계에 대비해 봄가을에 하는 것이 보통이나, 최근 이상기후로 봄가을에도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이미 지난 5월 화력 발전소 9대의 예방 정비를 가을로 미룬 상태다. 조종만 센터장은 "전력 수급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계획 예방 정비를 분산 실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전력 수급은 대형 발전소가 잇달아 준공하는 2014년 이후에나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말은 곧 현재로선 전력 공급을 늘릴 수 없는 처지라 전적으로 수요 관리에만 의존해야 함을 뜻한다. 조종만 센터장은 "산업체의 생산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내실 있는 수요 관리가 중요하다"라며, "냉방 부하를 줄일 수 있는 방안과 비상시 쓸 수 있는 자원 개발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조종만 센터장은 "9 · 15 정전 사태 이후 큰 위기 없이 겨울철과 여름철을 무사히 날 수 있었던 것은 절전에 동참해 준 국민과 산업체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말 없이 교대 체제로 근무에 열심인 직원에게 고마움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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