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시장과 계통 운영을 책임지는 전력거래소가 6월 13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2012년 서울 국제 전력시장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최근 사회적 관심을 모으는 기후 변화 대응과 안정적인 전력 수급 문제를'선진 전력 시장의 경험과 운영 전략'이란 주제로 집중 분석하고 고찰했다. 첫 번째 세션인'순환 정전 및 기후 변화 대응 해외 사례'에서 세계적인 전력 시장 중 하나로 평가받는 미국 텍사스 주의 순환 정전 대응 사례, 기후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영국 전력 시장 개혁 사례, 원전 위주 전력 산업을운영하는 프랑스 전력 시장 운영 사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공급 정책을 추진하는 독일 사례 등을 소개했다. 두번째 세션에서 수급 불안에 대한 우리나라 대응 전략 소개에 이어 기후 변화와 수급 불안 시대 전력 시장 역할에 관해 전문가 패널 토의를진행했다.
전력거래소는 국내외 전력 시장 분야 전문가와 실무자 200여 명이 참석한가운데 6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2012 서울국제 전력 시장 컨퍼런스(SICEM : Seoul International Conference on theElectric Market)'를 개최했다. 올해 여덟 번째를 맞은 SICEM에 국내 전력 산업계는 물론 미국, 프랑스, 싱가포르, 인도 등 해외 전력업계 인사 20여 명이 참석했다. SICEM은 지난해 순환 정전이란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고, 배출권 거래제시행 확정으로 기후 변화 대응을 본격화하는 시기를 맞이해'기후 변화와 수급불안 시대의 전력 시장'이란 주제로 세계 각국에서 전문가 4명이 연사로 참석한가운데 발표와 토론을 펼쳤다.
전력수급안정을위한전력시장역할
기후 변화를 겪는 가운데 전력 부족이 이슈로 떠올랐다. 더위가 지난해에는 6월10일경 시작됐는데,올해는 그보다 한 달앞선 5월 초부터 30도를 웃돈다. 여름 준비에 빨리 들어가야하는데 발전소 정비문제, 특히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원전 안전 점검을 강화했기에 전력이 부족하다. 불행하게도우리나라는 지난해 사상 초유의 순환 정전 사태를경험했다. 올해도 전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고자 정부와 모든 전력 기관이 합심해 위험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에서〈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올해부터 시행하는 RPS제도(신재생에너지 의무 할당제)에 더해 2015년부터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할 예정이므로 전력 산업은 본격적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시기를 맞이했다.특히, 지난해 3월 후쿠시마 사태로 촉발한 세계적인반원전 기류는 우리나라 전력 수급은 물론 전력 시장의 안정적 운영에도 어려움을 가중시켰다.SICEM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 전력 업계가미래를 설계하도록 선진국의 다양한 사례를 준비했다. 세계 전력 시장 중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 미국텍사스 주도 2003년에 이어 지난해 순환 정전을 겪었다. 그렇지만 어느 나라나 전력 시장은 진화를 거듭하며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한다. 일례로 유럽은후쿠시마 사태 이후 원전 폐지 정책을 추진하는 독일, 이와 반대로 원전 중심 전력 산업을 지향하는 프랑스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원전 비중이 그리크지 않은 우리나라는 두 나라의 정책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며 정책에 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특히 영국은 최근 전력 시장을 통해 기후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력 산업이 어떤 역할을 할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우리나라는아시아에서 가장 먼전 전력 산업을 경쟁 체제로 전환했다. 전력 시장 체제를 완전하게 정착시키려면각국의 제도나 경험을 더 많이 배워야 한다.문화생활의 수준 향상에 따른 전력 소비의 급격한 증가와 기후 변화로 말미암은 기상 이변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면 전력 공급 안정을 위한 전력 시장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전력거래소는 우리나라 전력 산업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고자 수준 높은 토론의 장을 자주 마련하겠다.
구자윤 지경부 전기위원회 위원장은 축사에서 지난해 순환 정전은 경제 규모에 걸맞은 수준으로 에너지 공급과 소비 체제를 선진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에너지의 공급과 소비를 효율화할 수 있는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구자윤 위원장의 축사 중 일부다. "우리나라는 세계 제12위 에너지 소비국이자, 에너지의 97%를 수입하는 자원 빈국이다. 따라서 에너지의 공급과 소비를 효율화는 것은 대단히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기후 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를위해 이 같은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순환 정전이란 큰 사건을 겪었다.이는 경제 규모에 걸맞은 수준으로 에너지의 공급과 소비 체제를 선진화하지 못했기에 발생한 일이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선진국 경제에 진입하는 국가로서 보다 에너지 소비를 효율화할 수 있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춰 교토의정서에서 약정한기후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전력 시장 활성화와 전기요금 개선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단 미국 텍사스 주 전력 계통 및 시장 운영 기관 ERCOT(ElectricReliability Council of Texas)의 우드핀Dan Woodfin 계통 운영 책임자는 2011년 2월 겨울에 텍사스 지역의 순환 정전 사례를 발표했다. 그는"텍사스 역시 기후 변화와 전력 수 요 증가에 미리 대처하지 못해 2015년부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에직면해있다"면서," 이를극복하고자전력도매시장의상한가격규제를상향조정하고, 부하 감축 조치를 발동해 시장 가격이 떨어지지 않도록 시장 규칙을 개정하고, 에너지저장 장치와 같은 새로운 자원의 편입을 허용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설명했다. 장 프랑소아 코닐 라코스테Jean-Fran ois Conil-Lacoste 유럽 현물 전력거래소 CEO는"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원전을 포기하고, 신재생에너지 위주의 공급 확대 정책을 펴는독일과달리프랑스는국민이아직도원전에매우호의적이다"면서," 프랑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로 이뤄진 현재의 유럽 전력 시장을 점차 확대하며 유럽 전체가 단일 전력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마이클 워터스Michael Watters 주한 영국대사관 기후 변화 에너지 정책관은"영국은신재생에너지, 원전 그리고 청정 화석연료를 미래 전력 생산의 3가지 요소로 보고 전력부문 저탄소화, 공급 안정, 가격 안정 등 세 가지 목표를 설정해 이를 달성하고자 전력 시장을 과감하게 개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윤원철 한양대 교수는"9·15 긴급 부하 조정은 낮은 전기요금이 전기 과소비를 불러와 발생한것이므로전기요금을현실화해야한다"고강조했다. 또한," 우리나라전력산업은 가격 신호 체계 부재, 비합리적인 요금 체계로 전력을 과소비할 뿐만 아니라 장기 전력 수 급계획의실패, 불필요한정부규제등으로또다른재앙이예상된다"면서," 신속하고적 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상희 동의대 교수의 진행으로 이어진 패널 토의에서도 우리나라 전력 수급 안정과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전력 시장 기능의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노재형 건국대 전기공학부 교수는"우리나라도 텍사스처럼 공급 설비 부족 시 높은 가격을 허용해발전소 건설에 대한 투자 신호를 주는 시장 친화적인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수급 안정에도움이 될 것이다"고, 송경빈 숭실대 전기공학부 교수는"작금의 수급 불안은 장단기 관점에서 미흡한 대응으로 말미암은 것이며, 최소 15%의 공급 예비율 확보, 1차 에너지보다저렴한 전력 가격의 개선이 우선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에너지 산업 변화, 생활 수준 향상과 기상 이변으로 급증하는전력 소비 그리고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기후 변화 대응 등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촌 문제다. 그러한 점에서 올해'기후 변화와 수급 불안 시대의 전력 시장'이란 주제로 열린 SICEM은 영국, 미국, 프랑스에서 전력 시장을 직접 운영하는 전문가의 사례 발표를통해 우리나라 전력 시장과 전력 산업이 어디로 가야할지 그 이정표를 정하는 데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고 본다.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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