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에서 총 5526건의 화재가 발생해 193명이 사상死傷하고 143억 원의 재산 피해를 보았다. 화재 발생 건수 중 전기적 요인이 1729건으로 31.3%를 차지했다. 전기 화재 발생 원인 중 60∼80%가 일명 불꽃 또는 스파크Spark로 불리는 '아크ARC '다. 아크 차단기(AFCI) 설치를 의무화해야 하는 이유다. 아크 차단기는 기술 개발 과정이 까다롭기에 현재 세계적으로 6개 업체만 미국 UL인증을 받았을 뿐이다. GE, Schneider, SIEMENS, EATON 등 세계적 기업과 국내 중소기업 ㈜헤코HETKO(대표이사 김웅길)다. 서울시 강서구 가양테크노타운에 자리한 헤코는 2005년 5월에 설립한 아크 차단기 전문 개발 · 생산 업체다. 헤코가 아크 차단기 분야에서 세계적 기업들과 그것도 설립한 지 7년밖에 안 되는 중소기업이 당당히 어깨를 겨루는 비결은 무엇일까.
밥솥, 진공청소기, 히터, 핸드 드릴, 램프… 가전제품 대리점 혹은 개발실! ㈜헤코에서 받은 첫 느낌이다. 아크 차단기(AFCI) 기술 개발과 검증에 필요한 부하 기기들이다. 아크 차단기는 전기 화재를 유발하는 '유해 아크'와 스위치 개폐 시 및 기기 작동 시 정상적으로 발생하는 '무해 아크'를 전자적으로 판별하는 고난도 기술 제품이다. 또한, 유해 아크는 늦게 차단하면 화재로 이어지고, 빨리 차단하면 사용자에게 불편을 초래한다. 그 경계가 매우 모호해 아크 차단기의 오동작 원인으로 작용하므로, 아크 차단기 개발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아크 차단기 UL 인증을 받은 세계적 기업들 대부분이 10년 이상 많은 연구 개발인력과 비용을 투자했을 정도다. 그러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그것도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헤코가 어떻게 2005년 12월 UL 인증(CORD AFCI 120v 15/20A, 240v 15/20A)을 받은 것일까. 이준배 헤코연구소 기술 담당 이사의 설명이다. "헤코는 차단기 개발 업체인 H사가 문을 닫으면서, 2005년 5월에 그곳에서 함께 일하던 엔지니어 여섯 명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회사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해 차별화를 꾀하면서 오직 아크 차단기 한 가지에만 매진해 왔다. 창업 이후 지난해까지 약 100억 원을 투자해 UL 인증을 받은 코드형 아크 화재 차단기를 비롯해 이동형 아크 화재 차단기, 콘센트형 아크 화재 차단기, 아크 겸용 누전차단기 등 제품 기술 · 개발에 주력해 왔다. 그 결과 올해 국내외 시장에 '아콘센트ARCONCENT '란 상표로 아크 차단기 제품을 선보였다."
전기 화재와 인명 보호, 아콘센트 국내 건물에 누전 · 배선 차단기를 대부분 설치했음에도 전기 화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으며, 주거시설 화재의 주범이란 오명汚名까지 받는다. 사람을 감전으로부터 보호하는 누전 차단기와 전기 제품보호를 위해 설치하는 배선용 차단기는 아크 결함을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캐나다 등은 2002년 일반 주택 침실의 전기 설비에 아크 차단기 설치를 의무화한 결과 전기 화재 점유율이 약 20%에서 10% 이하로 줄어들자, 2008년부터 아크 차단기 설치 장소를 주방과 욕실을 제외한 주거 공간 전체로 확대했다. 최근 국내에도 아크 차단기 설치를 의무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이준배 이사. "기술표준원은 2009년 11월 23일 '저압 차단기 KS 표준 최종 공청회'에서 아크 차단기 KS 규격을 마련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KS 규격의 모체 격인 IEC(국제전기표준회의)에서 올해 안에 아크 결함 감지 기구(AFDD)와 관련한 IEC 규격을 공개하면, KS 규격은 이를 받아들여 아크 차단기 KS 규격을 제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주택 인허가 건수를 기준으로, 연간 필요한 주택 공급 물량은 45만∼50만 호다. 아크 차단기를 주택 1호당 4개 정도 설치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180만∼200만 개가 필요하다. 이를 고려하면 국내에서 독보적인 아크 차단기 기술과 제품을 보유한 헤코의 성장 발전은 명약관화하다. 헤코는 특허 등록 8건, 특허 출원 1건, 의장 등록 1건, 상표 등록 1건 등 국내외 지적 재산권을 보유했으며, 현재 주거용보다 안전 기준이 높은 상업용 및 산업용 아크 결함 감시 시스템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는 정부의 책무 중 1순위다. 선진국 대비 전기 화재 발생률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아크 차단기 KS 규격의 조속한 제정은 물론 보급 확대에 관심을 둬야 한다. 전기 화재 감소(인명과 재산 보호), 선진 기술 확보 전파(외화 유출 방지), 전기 안전 기술 향상(선진 전기 화재 예방 기술 확보)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한 글로벌 강소기업, 헤코를 주목하는 이유다.
취재 협조 ㈜헤코 (02)6342-7010 www.hetk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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