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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15 순환 정전 대란의 원인과 개선 방안, 계통 운영 기능을 전력거래소에서 한전으로
2011년 12월 8일 (목) 11:42:35 |   지면 발행 ( 2011년 11월호 - 전체 보기 )

정태근 국회의원(한나라당)
• 서울 출생(1964년) • 홍익사대부고 졸업, 연세대학교 경제학 학사 • 현現18대 한나라당 성북구갑 국회의원,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 국회 일자리만들기특별위원회 위원 • 전前국회 운영위원회 위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한나라당 기획위원장, 한나라당 서울시당 뉴타운대책소위원장, 대통령 당선인 러시아 특사단, 2007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후보 수행단장,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경선 선거대책위원회 인터넷본부장, 한나라당 성북구갑 당원협의회 위원장,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이사, 한나라당 당개혁과 정치발전을 위한 특위 인터넷위원장, 미래연대공동대표, 한나라당 16대 대통령선거 대책위 기획위원, 인터넷 부본부장, 한나라당 국가혁신위원회 정치분과위원, 한나라당 성북구갑 지구당 위원장, 한반도 평화재단 이사, 미래정치문화연구회 정책실장, 민주개혁정치모임 등 시민사회단체 활동, 연세대 총학생회장

2011년 9월 15일은 한국 전기사電氣史에 가장 치욕스런 날로 남을 것이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예고 한마디 없이 전국적으로 순환 정전이 이뤄져 국민은 많은 재산상 피해와 함께 큰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 엘리베이터 · 은행 자동화기기 · 신호등 등이 멈췄으며, 심지어 개인 병원 7곳에서 수술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국민을 이렇게까지 무시해도 되는가'하는 분노에서부터, '과연 한심한 수준의 위기 대응 능력을 드러낸 정부를 믿고 안전하게 살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까지, 정신적 피해는 물질적 피해 이상으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현대사회에서 전기는 곧 혈액과 같다. 혈액을 공급 받지 못하면 고통이 발생하고 조기에 처치하지 못하면 생명을 잃는다. 이러한 일이 모든 국민에게 일시에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따라서 문제의 원인과 책임을 정확히 규명하고,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전력 수요 예측 실패로 전력 예비율이 위험 수준에 도달할 때, 정부는 두 가지 방법으로 전력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 먼저 약정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자율 절전에 들어가고,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직접 전력을 차단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순환 정전을 하지 않으면서도 블랙아웃Blackout을 막는 유일한 방안은 전력 사용량을 대규모로 줄이기 위한 '강제 에너지 사용기기 사용 제한 또는 금지 조치'의 시행이다. '정부에 그럴 권한이 있느냐'라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에너지의 안정적인 수급은 너무도 중요하기에 <에너지 이용 합리화법> 등에 그 권한을 명시했다. 그러나 정부는 권한이 있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고 당일 이미 오전 11시부터 예상 전력 사용량을 초과했고, 12시에 전력 예비율은 7.8%로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후 1시에 개선의 기미가 약간 보여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오후 2시 이후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자 블랙아웃을 막기 위해 예고 없이 순환 정전에 들어갔다. 전력 소비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여름철 전력 피크가 주로 오후 2~4시에 발생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국민의 생명줄과 같은 전력 계통 운영을 책임지는 공무원(지경부는 물론 전력거래소도 공공 기관에 해당하는 준공무원 신분)들이 얼마나 안이한 자세로 일하는가를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다.
문제의 핵심은 현행법상 전력 계통 운영을 책임지는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물론 에너지 수급 최종 책임자인 지경부 장관이 에너지 수급 불안이 발생했을 때 어떤조치를 취해야 하고, 정부의 권한으로 할 일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는 사실이다. 또한 안이한 직무 태도는 물론 정부 내 업무 협조와 소통 구조가 대단히 경직됐다는 것이다.
업무 자세의 문제만 아니라 시스템 개편이 절실하다. 먼저 <전기사업법상> 전력 계통 운영 권한은 전적으로 전력거래소에 있다(<전기사업법> 제36조 한국전력거래소의 업무). 따라서 전력 수요 예측은 1차적으로 전력거래소에, 최종적으로 지경부에 있다. 과부하에 따른 단전과 에너지 사용기기 제한 등의 조치를 판단하는 것은 전력거래소와 지경부이고, 그 실행 권한은 지경부장관에게 있다(<전기사업법> 제46조 긴급 사태에 대한 처분).
필자는 오래전부터 전력거래소는 전력 거래만 하면 되는데, 계통 운영 권한을 부여해 발전, 송 · 배전, 판매를 담당하는 한전과 업무를 분리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해 왔고, 이번에 <전기사업법> 및 <한국전력공사법>일부 개정 법률안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 전원의 서명을 받아 대표 발의했다. 10년 전 김대중 정부 시절 전력 산업 구조 개편을 이유로 한전을 발전을 직접 담당하는 한국수력원자력과 5개 발전 자회사 그리고 거래와 계통 운영을 담당하는 전력거래소로 분할하면서 생긴 일이다. 그후 재통합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됐으나, 지경부와 기재부의 반대로 어정쩡한 현재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따라서 전체 발전사의 통합과 별도로 계통 운영 업무(SO)를 한전에 통합시키고, 전력거래소는 전력 거래 기능(MO)만 갖도록 해야 한다.

9 · 15 순환 정전 사태를 막기 위한 시급한 과제는 무엇일까.
먼저 현재까지 전력 수급을 공급 측면에서 주로 관리해 온 것이 문제다. 공급 측면은 매뉴얼대로 용량을 늘리면 된다지만, 수요 측면에서 어떻게 관리해 부하를 떨어뜨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수급 계획에서 공급 이전에 수요 측면이 더 중요하며, 긴급 사태 시 가장 먼저 할 일도 수요 측면에서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다.
둘째, 시스템 문제다. 지금 전력거래소의 위치는 애매하다. 이사장과 기획본부장은 지경부 출신이고 나머지는 한전 출신으로 전문성이 떨어지며, 유기적인 업무협조가 안 된다. 또한, 예비 전력량을 매일 10시 입찰시스템을 통해 확보하다 보니 구조적으로 추가적인 예비력을 확보하는 데 인색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력거래소의 계통 운영 업무를 한전으로 이관하고, 전력거래소는 전력 거래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셋째, 이제 기후 변화를 예측할 수 없기에 상시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따라서 연간 계획 정비 시스템을 보다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전기 에너지 수급 관리를 위해 지경부는 동절기와 하절기에 에너지자원실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전력수급대책본부를 구성해 관리해야 한다.
넷째, 매뉴얼을 개선할 때 수요 측면과 공급 측면을 동시에 고려해 구성하고, 대국민에게 홍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다섯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 에너지 관련 주요 부서 및 공기업 책임자에 대한 인사의 적절성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전문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을 보임해야 한다.
여섯째, 이제까지 관행으로 치부하던 것을 각 파트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전력 산업을 담당하는 개별 주체의 고민이 부족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반드시 전력 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 이번 정기국회 내 <전기사업법> 및 <한국전력공사법>을 포함해 우리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의지를 갖고 같이 노력해야 한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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