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선동 국회의원
권선동 지식경제위원회
중앙대 법대 졸업, 제27회 사법시험 합격, 인천지방검찰청 특수부장, 청와대 법무비서관, 당원내부대표, 예산결산특위 위원 역임, 現 지식경제위원회 위원
올해 6월 제301회 임시국회에서 전기 CM(ECM : Electrical Construction Management)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한 <전기공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전기 공사에도 CM 제도1)를 도입했다. CM이란 용어가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으나, 미국 등 해외 건설 선진국에선 오래전부터 CM을 통해 공기(Schedule) 단축과 예산(Cost) 절감이라는 효과를 달성하며 고품질 시설물을 건설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체 건설 시장에서 CM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증가 추세며, 2009년 기준으로 약 43%에 이른다. 우리나라 건설 분야에도 1997년 CM의 기본형이라고 할 수 있는 '용역형'건설 사업 관리(CM for Fee) 제도를 도입해 현재 활발히 운영 중이며, 5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을 통해 이를 확대한 '시공책임형'건설 사업 관리(CM at Risk) 제도까지 도입했다.
전기 CM 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점차 대형화, 융 · 복합화하는 전기 설비의 시공 품질 향상, 건설 등 다른 공종과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 강화와 효율적인 관리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특히, 하나의 건축물(시설물)을 완성하려면 토목, 건축, 전기, 통신, 소방 등의 분야를 함께 시공하고 결합해야 한다. 건설 사업 관리자(CMr : Construction Manager)가 이 모든 분야를 총괄해 관리할 수 없기에 전기 CM은 더더욱 필요하다.
이번에 도입한 전기 CM은 크게 '전기 공사 관리'와 '시공 책임형 전기공사 관리'로 구분2)할 수 있다. 이는 시공 책임형 건설 사업 관리 제도의 도입에 맞춰 시공 책임형 전기 공사 관리 제도에 대한 법적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발주 기관의 CM 발주에 따른 편의를 제고하는 동시에 전기 분야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전기 CM의 도입과 더불어 전기 공사를 분리 발주하도록 규정한 <전기공사업법>의 입법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 시공 책임형 전기 공사 관리 역시 전기 공사와 동일하게 분리 발주하고, 위반 시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함으로써 분리 발주 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구축3)했다.
전기 CM이 효과적으로 정착하려면 발주자, 전기 공사업자, 설계 · 감리업자 등 전기 공사 참여 주체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새로운 제도를 능동적으로 수용하려는 마인드를 구축해야 한다. CM의 가장 큰 목표는 전기 공사 관리자(ECMr)의 체계적인 조정 · 관리를 통해 공기를 단축하고 예산을 절감해 발주자와 소비자(사용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결국, CM은 발주자, 전기 공사 관리자, 시공업자, 사용자 모두에게 편익을 주는 제도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특히, 원전, 대규모 송전 설비, 전기 철도 등의 건설은 전기가 주된 공사이기에 전기 CM을 우선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전기 CM이 정착하려면 시행령 및 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을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 <전기공사업법>에선 전기 CM에 대한 정의만 있을 뿐 세부적인 시행 기준 및 절차를 마련하지 않았고, 공공 발주를 위해선 <국가계약법>과 <지방계약법> 등 계약 관련 법령에도 전기 CM 발주를 위한 규정을 신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기 CM 도입의 또 다른 의미는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를 익히고 체험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해외 건설 실적은 폭발적으로 증가4)하는 추세며, 우수한 시공 기술과 체계적인 사후 관리 시스템으로 진출 지역을 확대함에 따라 수주규모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글로벌 건설시장의 변화 추세에 능동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국내 시장에만 안주한다면 전기 공사업계의 성장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전기 CM의 도입으로 전기 공사 관리자는 관리 능력을, 전기 공사업체는 시공 능력을 보다 향상해 그동안 건설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하던 전기 공사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활성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 본 의원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지원 특별법>을 발의(2011. 7. 7)했는데, 공사 발주와 경기장 건설 경험이 없는 대회조직위원회가 짧은 시간 내에 여러 경기장을 효과적으로 건설하려면 건설 CM과 전기 CM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전기 CM을 발의해 본회의의 의결을 거치기까지 여러 이해 관계자의 다양한 요구가 있었다. 하지만 전기 설비의 시공 품질을 향상시키며 공기 단축과 예산 절감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전기 CM의 필요성에 대한 대세를 막지 못했다. 이제 새롭게 도입한 전기 CM을 효과적으로 운영해 우리나라 전기 설비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로 삼는 동시에 전기 공사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지기를 기대한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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