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향연, LED 조명 ①] 조명의 역사와 발전, 그리고 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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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2 오전 11: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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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7년 3월 6일 고종황제가 처음으로 경복궁 건청궁에 16촉광 750개의 백열등을 밝혔을 때 그 불빛을 본 사람들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인류가 처음 불을 발견했을 때의 감동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집에서, 학교에서, 사무실에서 조금만 고개를 들면 보이는 조명인데, 늘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조명이 최근 관심의 대상으로 급부상했다. LED 조명이 차세대 신성 장동력으로 주목 받으면서부터다. 지금껏 당연한 것으로만 알고 사용해 온 조명이 어떤 변천을 거쳤는지, 또 새로이 각광받는 LED 조명이란 과연 무엇인지 알아보자.
조명 없는 생활이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조명은 오늘날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주거, 학교, 사무실, 의료, 도로, 관광 등 인간 활동의 필수품이며, 모든 산업 활동의 근간을 이룬다. 최근 기후 변화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RoHS(전기 · 전자제품 유해물질 사용 제한 지침, EU), 기후변화협약와 같은 각종 환경 관련 국제 규제를 마련하는 등 환경 보호와 에너지 절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리고 이는 조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광원으로 등장한 것이 LED 조명이다. 실제로 각국은 기존 조명 대신 LED 조명으로 대체하는 것을 중요 정책 수단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2008년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까지 국내 조명의 30%를 LED 조명으로 교체할 경우 매년 약 160억㎾h의 전력 절감과 약 680만 톤의 CO₂저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백만㎾급 원자력발전소 2기의 전력 생산량에 해당한다.
조명 기술의 발전 인류 문명에서 조명의 시초는 보온과 조명과 취사를 함께한 모닥불이었다. 이후 조명을 주목적으로 하는 이동형 횃불에서 참기름, 콩기름, 면실유, 들기름, 피마유 등 식물성 기름과 어유, 돈지유, 우지유 등 동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등잔불로 발전해 나갔다. 1887년 경복궁에 백열전구가 켜지기 전까지 우리의 전통 조명은 등잔불이었다. 지역과 환경에 따라 횃불, 관솔, 초가 함께 사용되기도 했으나, 등잔불은 횃불과 관솔불보다 편리하고 촛불보다 비용이 저렴해 오랜 기간 많은 사람이 즐겨 쓴 조명이었다. 종지형 그릇에 자가 생산한 동식물성 기름을 부어 손수 만든 심지를 담아 불을 놓는 등잔불은 편리하면서도 경제적이어서 시대를 초월한 부담 없는 조명방식이었다. 1876년 인화성이 강한 석유가 들어오면서부터는 종지형 등잔 외에 심지꽂이가 따로 붙은 호형壺形등잔을 사용했다. 같은 등잔불이라도 종지형 등잔에 담긴 동식물성 기름은 인화성이 크지 않지만, 석유를 담는 호형 등잔은 불꽃이 크게 일어나기에 불꽃 조절을 위한 뚜껑과 심지구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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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열전구와 형광등
백열전구| 1879년 에디슨이 발명한 백열전구는 기름등이나 가스등과 달리 전기를 사용해 빛을 낸다. 전기로 열선을 가열해 환한 빛을 발생시킨다 하여 백열전구白熱電球라고 부른다. 열선은 전기가 흐르면 섭씨 2500도에 이를 정도로 뜨거워지는데, 아주 높은 열을 받아도 쉽게 연소하지 않는 텅스텐을 이용해 열선을 만든다. 열선을 둘러싸고 있는 호리병 모양의 유리관은 열선이 끊어지지 않도록 보호할 뿐만 아니라 열선이 공기에 닿는 것을 막아 아주 오랫동안 빛을 낼 수 있게 한다. 백열전구 안의 질소 또는 아르곤은 열선이 완전히 타서 끊어지는 것을 막아준다. 백열등의 수명은 약 1000시간 정도다. 같은 밝기의 형광등보다 에너지 소모가 2~3배 많지만, 켤 때 에너지 소모가 적어서 자주 켜고 꺼야 하는 현관이나 화장실 등에 주로 사용한다.
형광등| 1930년대 말 미국 GE 사의 인맨(George Inman)이 처음으로 발명했다. 형광등은 백열전구처럼 열선이 달구어져 빛을 내는 것이 아니라 관 속에 채워진 특수 가스에 전기를 방전시킴으로써 빛을 얻는다. 형광등에도 전극을 연결하는 열선이 있긴 하나 이는 빛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기를 방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유리관 안에 들어 있는 수은과 아르곤 가스에 전기를 흘리면 수은이 짧은파장의 자외선을 낸다. 이때의 자외선은 인체에 해롭고 시신경이 감지하지 못하므로 유리관 안쪽에 포스포Phosphor라는 형광물질을 발라 자외선을 흡수시킨 후 가시광선을 내게한다. 형광등은 백열전구나 할로겐램프보다 수명은 길고 에너지 소비는 적다. 하지만 형광등은 인이나 수은처럼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많이 사용하기에 다 쓰고 난 뒤 반드시 정해진 장소에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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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LED는 발광다이오드, 즉 Light Emitting Diode의 약자로 갈륨비소 등의 화합물에 전류를 흘려 빛을 발산하는 반도체 소자다. LED의 발광 현상을 최초로 관찰한 1907년부터 LED의 역사는 시작된다. 1960년대 적색 LED의 상용화와 녹색 LED의 개발을 거쳐 1993년 일본 니치아의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가 고효율 청색LED을 개발함에 따라 현재는 LED Full-color 구현이 가능해진 상태다. 높은 광 효율과 긴 수명 외에도 LED의 장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광원이 소형이라서 소형 또는 박형의 조명 기구 설계가 가능하다. 견고하고 내충격성이 우수한 기구를 설계할 수 있다. 또한 기밀성氣密性이 우수하고, 방수 설계도 비교적 쉽다. ② 반도체라서 형광램프와 같은 점멸 동작으로 인한 열화가 없다. 직류로 동작하기에 조광(빛 조절)이 용이하다. ③ 형광램프에 비해 발광 효율의 온도 의존성이 작다. 따라서 점등 직후부터 정격 밝기를 얻을 수 있으며, 겨울철, 옥외, 냉장창고, 냉동 쇼 케이스 등과 같은 저온 환경에서도 어두워지지 않는다. ④ LED 조명은 RGB(Red, Green, Blue) 색상을 이용하기에 이들을 조합해 다양한 색상 구현이 가능하다. ⑤ 발생하는 빛에는 자외선과 적외선이 거의 없다. 그림, 의복 등의 전시물을 조사照射해도 자외선으로 열화시키는 작용이 적고, 식품 등을 조사할 경우 흔히 문제가 되는 피조사물의 온도 상승이 없다. ⑥ 형광램프와 같이 수은 등의 유해 물질을 포함하지 않아 환경 친화적이다.
LED 조명의 과제 설계 제약 조건| LED가 방사하는 빛에는 자외선과 적외선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는 가시광선으로 변환되지 않은 손실 성분이 모두 열로 바뀌어 LED 소자의 온도 상승 원인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효율이 100lm/W인 LED에 전기에너지 100을 투입했다고 가정하면 가시광선으로 변환되는 것은 30%에 지나지 않으며, 나머지 70%는 손실된다. 현재 백열전구를 대체하는 전구형 LED 램프의 경우, 그 형상이 기존 전구 모양으로 정해져 있어 방열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표면적도 한정적이다. 또한, LED 소자 자체나 LED를 구동하는 전원 회로는 수명을 유지할 수 있는 상한 온도가 존재한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해 보면 내부 열전도를 아무리 개선해도 방열 가능한 열량의 한계 값이 존재하며, 광량을 높이고 싶더라도 어떤 일정 값 이상의 전력 투입은 불가능함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LED 설계를 제약하는 데는 배광 특성 등 여러 과제가 존재하지만, 방열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이'열'은 LED 조명 수명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LED 기술 발전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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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화된 디자인| LED는 점광원으로서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하나 아직까지 그러한 장점을 크게 살리지 못하고 있다. 백열전구를 대체하는 전구형 LED램프는 간편성 덕분에 비교적 빠른 보급이 이뤄지고 있다. 편리성은 소비자입장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기존 램프와 같은 형태의 LED 램프가 과연 LED 특성을 살린 형태의 제품인지는 냉정히 물어볼 필요가 있다. 앞서 말한 대로 기존 전구형 형상을 따르다보면 방열 가능한 열량이 제한된다. 대광량 광원에 어울리는 LED만의 형상과 구조가 따로 존재하지는 않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직관형 LED 램프도 마찬가지다. 형광램프는 아크방전의 길이가 길수록 효율이 향상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직관형 램프가 가늘고 긴 이유는 그 필연성 때문이다. LED 조명기구는 기구의 형상과 효율이 거의 무관한 것으로 여겨지기에 기존과 똑같은 장방형일 필요가 없다.
기술의 변화| 기존 광원은 유리를 주 재료로 해 그것을 진공에 봉해 램프로 만들었다. 또한 기존 조명기구는 판금이 주主를 이루고, 점등 회로는 전기 · 전자 회로 기술을 이용해 설계 제조됐다. 이처럼 기존 광원은 램프 기술과 조명기구 기술의 구분이 명확하며, 꼭지쇠와 소켓이 그 분계선 역할을 했다. 그러나 LED는 LED 칩을 만드는 공정을 제외한다면 반도체 소자인 LED를 실장하고 조립하는 공정에서 명확한 분계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중복되지만, 기존과 같이 램프와 기구를 나눌 필연성은 없고, 양자를 융합해 보다 좋은 조명 시스템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수명 평가 방법 확립| LED 조명의 평균 수명은 흔히 4만 시간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수명 시험을 통해 제품수명을 끝까지 확인한 후 상품을 시장에 투입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한, 형광램프의 경우 어느 제조사가 만든 램프든 구조가 유사하고, 광속 저하의 메커니즘이 비교적 단순하다. 때문에 광속 저하를 추정하는 방법이 표준화돼 있다. 이에 비해 LED는 소자 구조가 제조사마다 다르고 단순 모델로 나타내는 것이 어려워 현재 수명 평가방법이라고 확립된 것이 없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오차가 적은 수명 추정이 가능하다면 훨씬 적은 부담으로 빠른 제품 개발이 가능하므로 LED 조명 제조사에도 유익할 뿐더러, LED 조명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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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는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한 이후 큰 변화가 없던 전구 시장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며, 거스를 수 없는 시대 추세로 여겨지고 있다. 효율, 가격, 성능 등 LED 조명을 향한 경쟁은 점점 치열해질 것이다.
정리 전화영 기자
<Energy News>
http://www.energ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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