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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 동력 태양광 산업의 현주소 ❸] 태양광 산업, 연습 게임은 끝났다
2011년 4월 8일 (금) 16:16:50 |   지면 발행 ( 2011년 2월호 - 전체 보기 )



승승장구하던 태양광 산업이 금융 위기 이후 잠시 주춤하는 듯했다. 그러나 위기를 겪은 태양광 산업은 본격적인 성장에 돌입하기 위해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주도권을 갖기에 아직은 실력이 부족하지만,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다.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다 잠시 숨을 고른 2009년을 기점으로 태양광 산업은 새로운 변화의 소용돌이를 경험하고 있다. 정부의 보호에 기대어 성장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위기의식은 태양광 산업 성장의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격 성장을 준비하는 태양광 산업의 구도 변화를 살펴본다.

성장세 주춤했던 2009년
2009년 태양광 산업의 성장은 잠시 머뭇거렸다. 2000년 이후 연평균 4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여오던 태양광 시장이 2009년에는 8% 수준의 성장에 그쳤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정책 지원의 축소,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지연, 유가 하락 등이 그 이유였다. 2008년 세계 수요의 40%를 차지하던 스페인은 신규 발전 시설의 상한선을 2009년 500㎿, 2010년 460㎿로 제한하고 발전 차액 지원금도 2008년 대비 최대 27%로 줄인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 인해 스페인의 수요는 2008년의 2.28GW에서 2009년 0.15GW로 대폭 감소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의한 신규 발전소 건설이 태양광 산업의 성장을 가속시킬 것으로 예상했지만, 금융 위기에 따른 자금 경색으로 높은 투자 비용 대비 긴 회수 기간이 부담돼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또한, 2008년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하던 국제 유가가 급락함에 따라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다. 석탄 ·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가격이 떨어지면서 태양광과 화석연료발전 단가 사이에 격차가 더 벌어졌기 때문이다.
수요의 정체는 극심한 공급 과잉으로 이어졌다. 2006년 이후 계속된 공급 부족으로 대부분의 태양광 기업들은 20% 이상의 영업 이익률을 영위해 왔었다. 장밋빛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기업들의 대규모 라인 증설 및 신규 기업의 진입을 부추겼다.
2006년부터 급격히 늘어난 설비 투자 덕에 2008년에는 2007년 대비 2배 정도 공급 가능량이 증가했고, 2009년에도 30%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결국 단기간 진행된 무리한 투자로 경쟁 과열과 판매가하락을 불러와 전체적인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위기를 겪은 태양광 산업은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라는 속담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위기가 새로운 변화와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급 과잉 지속과 기술 진입 장벽이 낮아진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이 태양광 산업 경쟁의 결정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폴리실리콘의 가격 하락 등이 원가 하락을 견인하고 있고, 기업들 역시 규모의 경제, 노동 비용 감축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 결과, 2008년 와트당 3달러를 웃돌던 태양광 모듈 가격이 2010년에는 절반 수준인 1.3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모듈 가격하락으로 세계 각국의 보조금 삭감에도 태양광 산업은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얼마든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코엑스에서 열린 '저탄소 녹색 성장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의 태양광시스템이 어떻게 집안에 전기를 공급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최근 독일 · 이탈리아 · 스페인 등 세계 최대 태양광 수요국이 정부 보조금을 줄이겠다고 나섰다. 독일은 2010년 6월 발전차액지원제도(FIT : Feed in Tarrif)를 축소하는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2010년 10월부터 지붕형 태양광 발전 설비 보조금의 16%, 지상용은 15% 삭감한다는 내용이다. 이탈리아도 2011년 1월부터 4개월마다 FIT 가격을 6%씩 내리고, 2012년과 2013년에는 매년 6%씩 삭감하겠다는 수정안을 발표했다. 스페인도 FIT 가격을 최대 45% 삭감하기로 했다. 세계 태양광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3개국의 보조금 삭감에도 태양광 업계는 오히려 느긋한 반응이다. 각국의 보조금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2009년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태양광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투자해 효율 향상, 생산성 증대 등 기술 발전으로 이를 메우고 있다는 것이다. 보조금 삭감 속도보다 태양광 모듈 가격의 하락 속도가 더 빨라 기업들의 보조금 의존도가 점차 낮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리드 패리티의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리드 패리티를 달성한다는 것은 태양광 산업이 보조금 등 정책 지원 없이도 스스로 성장하는 힘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화석연료 또는 다른 신재생에너지와도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 일본 등은 2012년에, 독일과 스페인은 2013년에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태양광 수요가 폭발적으로 확대될 기회가 마련될 수 있으리라는 예측이다.

본 게임을 시작하는 태양광 산업 내 변화
각국 정부의 보호 아래 성장해 온 태양광 산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들어설 가능성이 보이면서 산업 구도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를 수요, 경쟁, 기술 관점으로 나누어 살펴보자.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서남물재생센터의 태양광 발전 시설로,
발전 용량 1,300㎾로 수도권에서 가장 큰 규모다.

수요 측면, 저변 확대
일본 · 유럽 중심의 시장에서 미국 · 중국 등으로 수요의 저변이 확대될 조짐이다. 태양광 시장은 2004년까지는 일본 주도로, 2004년 이후에는 독일 등 유럽 시장 주도로 성장해 왔다. 독일은 2000년 발효된〈신재생에너지법〉을 통해 FIT제도와 R&D투자, 태양광 클러스터 조성 등을 통해 시장을 키워 세계 제1의 태양광 시장을 형성했다. 독일뿐 아니라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유럽이 태양광 시장의 중심이 되는 데 일조했다. 스페인은 2004년부터 보조금을 지급해 태양광 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제한적인 석탄과 천연가스 자원 때문에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에너지 자립국이 되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었고, 태양광 산업 육성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투자 유치로 경제 활성화 효과까지 기대했다.
2007년 FIT제도가 적용되는 설치물의 크기를 100㎾에서 10㎿로 상한선을 올렸고, 이에 따라 2008년 시장 수요는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2010년 스페인과 독일의 정책 지원 축소법안이 통과되면서 유럽이 주도하던 태양광 시장이 다변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중국이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세제 혜택 등으로 태양광 산업을 지원하며, 각 주州별로 의무할당제(RPS : Renewable Portfolio Standard)를 도입해 태양광 수요를 견인하겠다는 방침이다. 퍼스
트솔라(First Solar) 등 경쟁력 있는 태양광 기업들이 설치 사업자를 인수해 직접 발전 프로젝트를 개시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수요를 창출하고 있으며, 오바마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도 이러한 성장을 지원할 전망이다. 중국은 생산국에서 수요국으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중국은 지금까지 폴리실리콘에서 모듈까지 공급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반면, 수요 측면에서는 고정가격 매입제도 도입을 지연하는 등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중국은 과도하게 높은 화석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며, 2020년까지 중국 태양광 발전량을 10GW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신규 태양광 발전소 설치비의 50%를, 독립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의 경우 70%의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미국 및 중국 시장의 성장은 대규모 발전 프로젝트가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태양광 수요를 견인한 애플리케이션은 주택의 지붕에 올리는 루프 탑(Roof top)이 90%를 차지했다. 하지만, 전세계 전력 소비량의 1∼2위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 시장은 기존 유럽 시장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주택용 루프 탑보다 대규모 발전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태양광 산업 조사 기관인 포톤(Photon) 컨설팅은 미국 태양광 수요의 50% 이상을 발전 용량이 10㎿ 이상인 상업용 발전이나 대규모 발전 단지가 차지하리라 전망했다(<그림> 참조).

이와 더불어 미국의 퍼스트 솔라(First Solar) 등 경쟁력 있는 모듈 기업들은 전력 사업자와 함께 태양광 발전 단지를 개발하는 비즈니스를 진행 중이다. 중국도 대규모 발전소 위주로 나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은 주로 전력 보급 상황이 열악하고 송 · 배전망 건설에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오지를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을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멍구 · 신장 등 지역에 100㎿ 용량의 태양광 시범 발전소를 건설하는 등 태양광 발전 계획 중 80%이상을 대규모 발전 시설도 채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주로 주택용 루프 탑에 쓰이던 결정질 태양전지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대면적 설치에 유리한 박막 태양전지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경쟁 측면, 다양한 플레이어의 가세
시장의 변화와 함께 플레이어들의 구성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태양광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낸 기업은 일본의 샤프(Sharp) · 교세라(Kyocera) 등을 제외하고는 독일의 큐셀(Q-cell), 중국의 선텍(Suntech), 미국의 퍼스트솔라 등 태양광 전문기업이 대부분이었다. 이들 태양광 기업들은 각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양광 산업의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이미 주력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반도체 ·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진출 움직임이 활발하다. 반도체 ·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셀의 생산 공정이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인텔(Intel) · IBM · TSMC 등 반도체 기업, LG · 삼성 · AMD 등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태양광 사업에 대한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인텔은 독일의 설퍼셀(Sulfercell)과 중국의 트로니솔라(Trony Solar) 등 주로 박막 태양전지 기업에 지분을 매입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소극적인 투자에서 벗어나 분사한 스펙트라와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IBM은 2008년 일본 TOK(Tokyo Ohka Kogyo)와 제휴를 맺고 CIGS 박막 태양전지 기술의 라이센싱 형태로 태양광 산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대만의 반도체 기업인 TSMC도 미국 CIGS 태양전지 기업인 스티온(Stion)의 지분을 매입해 올해 연말경 공장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 삼성전자 · AUO 등 디스플레이 기업들도 태양광 산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LG는 결정질 태양전지 모듈 라인 양산을 시작했고, 박막 태양전지까지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겠다는 계획으로 2015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2020년까지 6조 원을 투자해 내년부터 결정질 실리콘 기반의 태양전지 사업을 본격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LCD 기업인 AUO는 LCD 이외의 새로운 성장 사업으로 그린에너지 분야를 선정, 2009년 일본의 실리콘 웨이퍼 기업인 M.Setek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그뿐만 아니라 2010년 6월 미국의 선파워(Sunpower)와 조인트 벤처를 설립, 현재 선파워가 말레이시아에 건설 중인 태양전지 공장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업의 태양광 산업 진출은 경쟁 구도의 변화를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선행 투자와 스펙 경쟁으로 집중도를 높였던 반도체 · 디스플레이 산업에서의 경험을 태양광 산업에 적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구글 · GE · 쉘(Shell) 등 태양광 산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던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2009년 구글은 청정에너지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을 담은 '클린 에너지 2030 프로그램'을 발표했고, 청정에너지 분야 투자를 전담하는 엔지니어와 에너지 전문가들로 신규 부서를 설립하고 태양광 전문업체인 이솔라(eSolar)와 마카니 파워(Makani power) 등과 긴밀한 투자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GE의 움직임도 빠르다. GE는 2004년 태양에너지 설비기업인 아스트로파워(Astro Power)를 인수하면서 태양광 사업을 시작했으나, 지금까지는 지지부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2009년 기존 결정형 태양전지 사업을 접고, 계열사인 프라임스타솔라와 함께 CdTe 박막 태양광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정유 기업인 쉘(Shell)도 최근 지멘스 솔라(Siemens Solar)를 매입해 현재 생산량은 약 15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다양한 기업들이 태양광 산업에 진출함으로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태양광 전문 기업들은 증설을 통해 규모를 늘리거나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까지 수직 계열화를 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큐셀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퍼스트솔라와 선텍은 다운스트림 수직 계열화로, 교세라와 산요는 고효율 태양전지 기술 개발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 전문 기업이 대규모 자본력으로 밀고 들어오는 다양한 기업들의 공세를 막아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 측면, 결정질에서 박막으로의 전환 가속화
수요의 증가, 다양한 기업들의 진출이 확대됨에 따라 차세대 기술로의 전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1세대 결정질 태양전지에서 2세대 박막 태양전지로의 이동이 가속될 전망이다. 박막 태양전지는 결정질 태양전지보다 효율이 떨어짐에도 재료비의 절감, 대면적화를 통한 투자 회수 기간 축소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했기에 점점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09년 미국의 CdTe 박막 태양전지 기업인 퍼스트솔라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독일의 큐셀과 중국의 선텍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로 등극했다. 전체 시장의 10%에 불과했던 박막 태양전지와 결정질 태양전지와의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LG전자의 스마트 그리드 기술이 집안에서 어떻게 구현되는 지를 살펴보는 관람객들.

2009년 박막 태양전지의 선전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각국 정부의 지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가격 경쟁력 확보가 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결정질 태양전지 쪽은 대량 생산과 수직 계열화로 원가 절감을 노리지만, 박막 태양전지에 비해 생산 공정이 복잡하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또한, 대규모 발전 시설의 확대는 박막 태양전지 성장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주택용 루프 탑은 주로 정부의 보조금 등 지원 정책에 의해 설치가 확대됐고, 제한된 공간에 올려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가격보다 효율이 높은 태양전지를 선호했다. 그러나 대규모 발전 시설은 효율이 좀 떨어지더라도 가격이 저렴한 태양전지를 설치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공급 과잉 지속과 기술 진입 장벽이 낮아진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변수로 등장하고 있기때문에 태생적으로 낮은 원가를 구가할 수 있는 박막 태양전지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기존 결정질 태양전지를 생산하던 기업들도 박막 태양전지 쪽의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2007년까지 세계 태양전지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다 밀려난 일본의 샤프는 박막 태양전지로 권토중래捲土重걐를 노리고 있다. 결정질 중심이었던 사업 구조를 a-Si 박막형에 집중하는 형태로 전환하는 등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샤프는 연간 1GW의 박막 태양전지 공장을 건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독일의 큐셀도 자회사인 솔리브로(Solibro)를 중심으로 CIGS 박막 태양전지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CdTe 박막 태양전지보다 지지부진했던 a-Si · CIGS 박막 태양전지의 성장으로 박막태양전지 내 선택의 폭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선택의 폭 확대는 박막 태양전지 수요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박막 태양전지시장을 이끌어 온 CdTe 박막 태양전지는 변환 효율향상의 한계, 수율 확보의 어려움, Cd(카드뮴)의 인체 유해 논쟁 등의 이유로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반면에 효율은 낮은 수준이지만 규모의 경제 달성으로 원가를 낮추는 데 승부를 건 a-Si 박막 태양전지는 LCD 기업의 진출로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증착 기술을 기반으로 이미 LCD 디스플레이에서 개발된 대면적 공정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CIGS 박막 태양전지도 기대주다. CIGS형은 박막 태양전지 중 가장 효율이 높아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구리 · 인듐 · 갈륨 · 셀레늄 네 가지 원료가 사용되기 때문에 제조 공정 관리가 어려워 수율(투입량 대비 완성품 비율)이 낮다는 게 단점이었다. 50%를 밑돌던 수율이 최근 80% 이상으로 높아졌다. 그뿐만 아니라 비연속식 공정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기존의 증착 공정 대신, 연속 공정이 가능한 Roll to roll 기술 등을 채택해 공정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박막 태양전지의 시장 점유율 확대는 산업 내 밸류 체인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결정질 태양전지 사업에서는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때문에 장기공급 계약을 맺거나 아예 수직 계열화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폴리실리콘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박막 태양전지가 성장하면 업스트림의 수직 계열화 움직임은 무뎌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장비 기업의 도약도 예상된다. 박막 태양전지의 경우, 주로 턴키(Turn-key) 방식으로 생산 설비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박막 태양전지의 수요가 증가하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Applied Materials), 얼박(Ulvac) 등 글로벌 장비 기업도 함께 성장할 것이다.

태양광 산업,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기대
발전 단가의 하락, 미국, 중국 등 거대 시장의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태양광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해, 2020년 100조 원이 넘는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0년 세계 조선 시장 규모와 버금가는 수치다. 매력적인 시장으로 발돋움하는 태양광 산업에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갖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변화의 분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변 확대를 통해 시장의 절대적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자본력이 있는 국내 대기업은 대규모 투자를 통한 캐치업(Catch-up)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아직까지는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은 박막 태양전지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면 시장 선점의 기회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정책 지원과 더불어 소재, 장비 기업의 육성 등 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쓴다면 태양광 산업이 전자 산업의 뒤를 잇는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양성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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