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주일한국대사관에서 한일 그린파트너십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해 양국의 산 · 학 · 관 대표 10인이 양국의 현황과 협력에 대해 심도 높은 토의를 가졌다.이 자리에서 일본 전기사업연합회의 다카미 요시히로 기술개발 부장은 일본 전기사업자들은 스마트 그리드라는 용어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해 한국 측의 관심을 모았다. 거부감을 가지는 이유는, 전기사업자의 주목적은 질좋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으로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 세계어느나라보다 앞선 인프라를 정비해 왔으나, 미국과 IT업계가 들고 나온 스마트 그리드는 그 개념이 아직 모호하고 전력업계의 지금까지의 노력을 부정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미국의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핵심 프로젝트로 스마트 그리드를 내세운 이래 스마트 그리드가 유행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미국은 크게 ▲ 절전 ▲ 재생가능 에너지 도입 ▲ 차세대 자동차 ▲ 전기 보안 및 정전 대책 등 4가지 항목을 위해 110억 달러를 투자, 스마트 그리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즉, 미국은 송전망 선진화를 위해 스마트 그리드를 도입하려는 것이다.일본은 상기 항목에서 이미 미국을 앞서고 있어 미국이 주창하는 스마트 그리드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특히 정전시간의 경우 1인당 연간 정전사고시간이 미국 97분인데 반해 일본은 19분에 불과하며, 이미 통신시스템으로 관리되는 ‘스마트’ 한 송전선망이 정비되어 있다.따라서 일본이 스마트 그리드를 도입하려는 목적은 송전망 선진화보다 공급 안정성이 떨어지는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기 위한 보완책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태양광발전 도입량을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20배 늘리고 2030년까지 40배로 늘릴 목표를 발표했다. 태양광발전은 기후에 따라 전기 공급량이 크게 좌우되는 것이 단점으로 수급이 항상 불안정하다는 점 때문에 일본식 스마트 그리드의 필요성은 크게 대두될 전망이다.일본은 2008년 7월 경제산업성 내에 ‘저탄소 전력공급시스템에 관한 연구회’를 발족하고 일본CO₂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전력분야의 저탄소화를 실현하기 위한 폭넓은 사안(태양광발전 등 재생 가능 에너지 도입 확대, 원자력발전 추진, 화력발전 고효율화, 초전도 송전 등)에 대해 검토, 스마트 그리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9년 8월 27일 경제산업성 자원 에너지청 내에서 스마트 그리드 관련 검토에 특화한 ‘차세대 송배전 네트워크 연구회’가 설치됐다.향후 1년 정도 이 연구회를 중심으로 일본 정부의 스마트 그리드 관련 로드맵, 관련지원정책이 확립될 전망이다.도시바와 히타치는 일본형 스마트 그리드의 선두업체이다. 이들 회사는 발전시설부터 송배전망과 수요자를 연결하는 ICT, 가전제품 등 폭넓은 사업범위를 보유하고 있다. 히타치는 스마트 그리드 및 신에너지 관련 시장에 대한 2015년 매출 목표를 2,000억 엔으로 발표했다. 전력네트워크 제어, 스마트미터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도시바는 스마트 그리드 관련사업의 2015년 매출액 목표를 1,000억 엔이라고 밝혔다.그러나 한국기업의 일본 진출이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NAS전지, 리튬이온전지 등 고성능 축전지의 수요가 장래 급증할 것이 확실하나, 비용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축전지를 대체하는 제품(Power Conditioner 등)을 개발할 수 있으면 일본 스마트 그리드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요처와 전력회사간 전력 수급 정보를 공유해 효율적으로 전력을 사용하기 위한 ICT 관련 기술, 스마트미터와 전기기기가 교신하기 위한 HAN(Home Area Network : 가정 내 네트워크)관련 기술 등 우리나라의 IT솔루션이나 무선통신관련 기업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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