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보면 거리의 절반을 차지하는 지상 패드 변압기 때문에 통행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다. 변압기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도 한 몫 거들어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되는가 하면 때론 차량 충돌로 인한 폭발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보다 안전하게, 그리고 생활에 편리하게 변압기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제룡산업㈜(대표 박종태)의 새로운 도전은 이러한 고민으로부터 한 가지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바로 변압기를 땅속에 매설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제룡산업㈜는 국내 최초로 지중매설형 고체절연변압기(Solid Insulation Distribution Transformer, 이하SIDT)를 선보였다. 땅 속이라고 하는 특수한 환경 조건과 그에 따른 문제점을 제룡산업㈜의 기술력으로 해결함으로써 일반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패드 변압기의 불편함을 없앤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첫선이기는 하지만 사실 SIDT는 이미 미국 LA 지역에 시범사용단계로 운용 중에 있으며,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nternational Builders' Show(IBS)에서도 이슈화된 제품 가운데 하나였다.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제룡산업㈜ 기술연구소 김태호 부장은 “국내가 아닌 북미 시장을 먼저 공략한데에는 실제유입변압기를 지중에 설치해 운전하고 있는 북미지역에서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아이템이 바로 SIDT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중유입변압기는 습한 땅 속에서 운전되다보니 부식으로 인한 짧은 수명이 문제였다. 외함을 스테인리스로 감싸고 선박용 도장을 해도 심한 곳은 2, 3년마다 변압기를 교체해야 하는 실정이다. SIDT는 외함재질로 금속이 아닌 서모(Thermo) 플라스틱을 이용했다. 서모플라스틱은 열 전달율이 굉장히 높은 제품으로 주로 반도체 케이스 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김태호 부장은 “2005년도부터 시작된 SIDT 개발에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외함을 만드는데도 상당한 고생을 했다”며, “기존반도체 케이스를 만들던 서모 플라스틱으로 큰 틀의 제품을 제조하기까지 시행착오 극복과 사출 업체를 찾는 일에 기술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오래 걸렸다”고 밝혔다.
[1] 실제 모델이 침수 상태에서 운전되는 모습이 부스 앞에 전시된 가운데 김태호 제룡산업㈜ 기술연구소 부장은 SIDT를 “일반패드 변압기가 지닌 단점을 완벽히 해결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2] 금속 재질과 절연유를 사용하지 않아 환경 친화적이고 안전한 SIDT [3] 제룡산업㈜의 고효율 아몰퍼스 몰드변압기
한편 절연유가 사용된 변압기는 토양 및 수질오염을 초래한다. 폭발, 화재로 인한 인명 사고도 문제지만, 불이 붙은 기름이 지중유입변압기에 연결된 케이블을 타고 흘렀을 때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 역시 막대하다. 그래서 SIDT는 고체절연물을 사용해 절연유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했다. 김태호 부장은 “일반 유입 변압기는 변압기 기능 외에도 화재 및 폭발을 예방하기 위한 보호장치가 내장되어 그만큼 많아진 접속 계수로 인해 고장에 대한 우려도 많은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SIDT는 애초에 우려되는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단순한 구조로 기본 기능에 충실성을 기해 품질과 성능을 극대화시킨 제품이기 때문에 유지 보수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SIDT는 어디든 설치가 가능한 장점을 살려 지중에도 설치가 가능하다는 것이지 반드시 지중 전용제품은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작년 5월 듀폰과 SIDT 해외 판매대행 계약을 체결한 제룡산업㈜는 이제 한국형 SIDT로 일반변압기와의 차별성을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에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 현재 SIDT는 국내 특허 등록 및 NET 예정기술 선정에 이어 국제 특허에도 출원 중이다. 한전에서도 시범 사용 결정이 나 12월이나 늦어도 내년1월에 설치될 예정이다. 늘새로운도전으로관련업계를깜짝놀라게하는제룡산업㈜이지만김태호부장은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변압기 제조후발업체가 지금과 같은 인지도와 기업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시도했기 때문이라는그의 말처럼 제룡산업㈜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글_전화영 기자, 사진_백종윤 기자 <제룡산업㈜ (02)2204-6300 / www.chery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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