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전기기 산업의 현황 및 수출 동향

국가 전력 공급망 구축에 필요한 장비를 생산·공급하는 자본재 산업으로 주요 수요처가 전력회사, 산업현장인 중전기 산업은 제품 수명이 20년 이상으로 길고 기술변화 속도가 느리며 다품종 소량 주문생산 위주의 생산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중전기기 산업은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성장하면서 그동안 관납 및 내수 위주의 안정적인 성장을 보여 왔으나, 경기 침체와 국내 전력설비가 포화 상태에 가까워져 국내 많은 중전기기 제조업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 중전기기 산업현황을 살펴보고 2005년 수출 전망에 대해 알아봤다.

중전기기 산업의 세계 동향

지난해 5월 산업자원부 반도체 전기과에서 발표한 ‘중전기기 산업현황’에 따르면 세계 중전기기 제품의 시장 규모는 2000년 말 5,988억 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1995년 이후 연평균 6.2%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유럽시장이 2,194억 달러, 아시아 시장이 1,991억 달러, 아메리카 시장이 1,698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특히 1995년대 이후 중남미 지역이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연평균 11.4%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아시아 지역은 2000년 이후 중국 시장의 전력난 심화로 인한 신규 발전설비의 증축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주요 국가별 수출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60%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중국, 멕시코 등 아시아, 중남미 지역이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전년도와 비교할 때 미국의 경기가 상승 국면에 들어서면서 중전기기 시장 점유율이 크게 상승하고, 독일, 중국, 멕시코 성장 폭도 큰 반면 일본은 장기간의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수출비중이 현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내 중전기기 산업의 수출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각 제품별로 전력용기기 시장에서 2.4%, 회전기기 시장에서 2.0%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1.6%에서 2.4%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세계 무역규모로는 전체 5,988억 달러의 124억 달러(2.1%) 규모로 세계적으로 9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중전기기 산업 현황

국내 중전기기 산업의 국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살펴보면 2002년 사업체 수 3,896개로 제조업 전체의 3.5%이며, 생산액은 17조 원으로 2.7% 및 부가가치는 5,894억 원으로 2.4%를 차지하고 있어 미약한 실정이다.

특히 사업체 수는 전체 제조업 연평균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으나 생산액 및 부가가치 연평균 증가율은 전체 제조업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저가 및 저부가가치 노동집약적 상품 위주의 생산에 주력하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또한 향후 동 산업의 제조업 내 위상 제고를 위해 전자응용 기술, 초전도 기술, 디지털 기술을 복합한 고부가가치 상품 위주로의 상품구조 고도화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전기기 산업이 국제 무역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살펴보면 2002년 한 해 2,284백만 달러를 수출하고 3,074백만 달러를 수입해 약 8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보이고 있으며 1998년 이후 수출은 연평균 4.4% 증가하고 수입은 연평균 2.9%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중전기기 산업은 현대중공업 등 상위 5개 사와 30여 개의 중견기업 및 3,861개의 영세 중·소 기업군을 형성하고 있어 타 산업에 비해 취약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최근 한전 구조개혁으로 그간 독점체제로 운영되어 온 전력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개편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1997년 말 불어 닥친 IMF 외환위기로 인한 극심한 내수 시장 침체 등 대내·외적인 환경변화에 따라 국내 중전기기 산업도 내수 위주에서 점차 해외 시장을 겨냥한 수출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유지 정책 추진으로 한국의 유수 중전기기 업체(ABB Korea - 몰드변압기, BOSH Korea - 전동공구 등)가 국내 시장에 직접 투자방식에 의한 본격적인 진출에 따라 외국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전력수요의 증가에 따라 초고압 대용량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는 등 과거와 다른 수요 변화는 관련 기업에게 기술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및 해외시장의 적극적인 공략 의지를 자극하고 있다.

중전기기의 가격경쟁력은 내수시장의 규모, 국산화, 추진시기 등 에 따라 품목별로 심한 편차를 나타내고 있다. 내수시장의 주 수요처인 한국전력공사에 납품으로 비교적 안정적이며 국산화 개발이 초기에 이루어진 초고압 변압기, 유도 전동기 등은 EU,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GIS(Gas Insulated Switchgear : 가스절연개폐장치), DS(Disconnecting Switch : 단로기) 등은 부품 국산화 및 소재개발이 미흡한 상태에서의 개발로 핵심기술에 대한 기술 이전 대가 지불 등에 따라 가격경쟁력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우리 전기업계에서는 수입대체 및 고부가가치 제품의 전환을 위해 기술개발 투자를 해 설계기술, 절연기술, 소재기술 및 시험기술 등 원천기술을 독자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자금, 인력, 장비, 경험 등에서 선진국에 비해 어려운 점이 많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 체제가 미흡하고 제품 생산 전문화와 분담체제도 갖춰지지 못하고 있어 업체간 중복, 과다경쟁이 빈발하며 한전이라는 안정적인 공공시장의 존재로 인해 국내 중전기기 산업계는 해외 수요 창출을 위한 시장개척 노력 미흡, 전사적 차원의 원가 혁신 노력 부족 등 내수중심의 경영이 지속되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술 수준을 분야별로 볼 때, 전력설비 운영 기술은 선진국의 90% 이상, 조립·제작 기술은 80~90%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되어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파악되나, 핵심 기술인 설계, 핵심부품·소재, 자동화 기술의 미확보 상태로 일본,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 기술을 도입하여 소화, 흡수하는 단계이며 기술은 40%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형 발전설비 기술이나 대용량 전력변환 기술, 계통제어 기술 등 신기술은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비교적 큰 편이며, 환경관련 기술은 기반확립을 위한 기초 및 응용연구 진행단계라 할 수 있다.

국내 중전기기 산업은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에 힘입어 그 기반을 확충해 왔으며 산업설비의 확충 특히 전력설비의 확충 등 관수시장에서 꾸준한 수요 증대와 전력분야의 전자기술 응용확대 및 전력의 질적 향상을 위한 중전기기 수요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과다한 내수 위주로 인해 경기침체에 따라 가동률이 급락하는 제조업체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내수시장에 안주하던 기업들도 수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중전기기 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전략산업화를 통한 수출산업화에 역량을 집중시켜야 할 것이다.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정부정책

정부도 기업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원전 기술의 확보 및 기술기반여건 조성을 위해 산업기반 기술 개발사업의 중기거점사업 및 산업기술 기반 조성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전력산업에 IT 기술을 접목해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략을 창출하기 위해 지난해 말 ‘전력IT 추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5년간 5천억원을 투입해 핵심기술 개발 과제를 추진해 가기로 했다.

전력IT 추진대책은 그동안 산발적 기술개발 및 시범 사업화로 상호간 연계성이 부족해 새로운 사업과 시장을 창출하는 추진력이 미흡했다. 전력·중전기기 H/W 분야에서는 중국 등의 과감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중국 등 후발국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한전의 국제경쟁력을 바탕으로 중전기기 업체와 협력해 전력IT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립하고 적극적으로 진출을 도모할 경우 미·일 등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력선통신(PLC)의 기술 진보에 따라 전력망이 유비쿼터스 시대의 저렴하고 효율적인 네트워크 기반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IT기술 진보로 실시간 전력거래가 가능해짐에 따라 전력거래 및 경쟁도입을 위한 산업구조가 개편 중이다.

국내도 발전분할 및 경쟁시장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관련기기와 솔루션의 개발·공급이 필요하고 전력시장 도입과정의 경험을 토대로 관련기기와 솔루션에 대한 수출산업화의 기회도 확보 가능하다. 때문에 정부가 주도해 ‘전력IT’ 개념을 통합해 새로운 시장과 고용기회를 창출하고, 정부 주도로 기본방향을 제시해 투자리스크 제고와 시너지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중기거점 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IT적용 신전력기기 개발사업’을 2003년부터 진행 중에 있다.

이와 함께, 중전기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부품소재의 개발과 초전도 신기술의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며 국내의 취약한 중전기기 산업기반을 개선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 사업과 해외 마케팅 강화 사업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첫째 기술개발 형태에 있어서 기술 파급 효과가 큰 대형 복합 기술개발 과제의 경우에는 산·학·연 공동개발로 추진하고, 전기부품 신뢰성 향상을 위해 한국전기연구원을 신뢰성 평가기관으로 지정·운영하며, 국내 기술개발이 어려운 특수기술에 대해서는 외국기업을 전략적 투자유치 대상으로 선정해 투자유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둘째 기술 개발 인프라 조성을 위해 1995년 WTO/TBTT 협정 체결로 국제교육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수출 주도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한국전기연구원의 시험인증기관의 국제화와 기술정보 지원을 위해 고·저압 중전기기 분야에 대한 공인시험·인증기관을 국제화하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중전기기 기반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신제품 개발 부담을 줄이고, 개발 상품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제표준의 동향 등 정보 지원 체제를 활성화를 위해 세계단락시험협의회(STL) 및 국제전기위원회(IEC)등 국제 표준활동을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

셋째 21세기 중전기기 산업의 활로가 될 초전도 기술의 산업화 기반 조성을 위해 한국전기연구원에 정부(28억 원)와 민간(11억 원) 공동으로 ‘초전도 응용기술 공동연구기반 구축’사업(1997-2002)을 완료했으며 올해까지 정부 예산 60억 원과 민간기업 부담금 25억 원 등 총 8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초전도 기술의 산업화를 전담하는 ‘초전도기술 산업화 지원센터’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초전도 기술의 표준화 작업의 일환으로 초전도 국제표준규격인 IEC/TC90의 초전도 관련규격을 KS 규격으로 제정하는 일도 병행해 추진하고 있다.

넷째 국제 마케팅 능력 강화와 수출 촉진을 위해 1999년 이후 최대의 수출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으로의 해외전시회 참가와 전쟁과 내전으로 전력설비가 황폐화된 이란, 이라크 등 중동지역으로의 수출 촉진단 파견 그리고 매년 개최하는 서울국제종합전기기기전을 통해 중전기기 유력 바이어를 대거 초청해 중소기업의 수출활성화를 도모하며 현지 유력 전기업체와 협력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한국전기연구원에서 아프리카, 중동지역의 기술자들을 교육시켜 미래 우리 제품의 현지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중전기기 시장 전망

우리나라 중전기기 산업은 그동안 전력수요 증가와 국내산업의 활성화에 따라 급속한 양적 성장을 계속해 왔으나,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규모면에서 영세하고 기술개발 및 설비투자 자금조달력이 미흡해 한전 등 정부 투자기관의 수요 및 내수에 의존하는 단품 위주의 생산체계로 세계시장의 경쟁 체제에 적합한 산업구조로의 전환이 미흡했다.

이에 반해 미국, 일본, 유럽 등 전력 선진국들은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간의 기술제휴를 강화하고 후발국에 대한 지속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를 노력하고 있다.

또 저가 범용 제품은 중국, 베트남, 태국 등지의 저렴한 공장 부지와 인건비가 싼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해 가격경쟁력 확보를 통한 세계시장 지배를 강화해 나가는 실정이다.

최근의 IT기술 발달에 따른 전력설비의 소형화, 지능화, 네트워크화 추세에 맞추어 계통과 연계하기 위한 각종 제어·감시장치의 IT화, 전력전자화와 동시에 친환경·고성능화 된 기기의 개발이 요구되면서 국내에서도 전력제어시스템 분야에서의 활발한 연구개발이 시작되어 그 중요성이 크게 인식되고 있는 시점에 와 있다.

시장전망도 밝은 편이어서, 현재 세계 전력기기와 설비시장은 중동지역의 이라크 전쟁종결과 아시아 지역의 전력수요 증가로 2010년까지 매년 약 5%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첨단기술이 혼합된 전력 IT의 수요증가로 전 세계적으로 전력기기의 정보화 및 디지털 기기는 매년 12.5%의 고성장을 보이고 있다.

2005년도 중전기기 수출 전망

지난해 12월, 전기산업진흥회가 발표한 ‘2005년도 전기산업 경기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경기는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 불안과 건설 경기 위축 등으로 내수부진을 보였으며 2005년도에는 동남아, 중동지역의 적극적인 전원개발 증가, 중국의 경제성장 지속 등으로 수출은 전년에 비해 둔화된 13.7% 수준의 증가가 전망되는 가운데 내수시장은 2.7%의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원유시장의 수급여건과 중동정세 등의 불안요소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내수시장이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또한 2005년도 수출 여건은 미국, 일본의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동남아시아와 중동 경기 회복으로 지속적인 증가세가 유지가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서부 대개발과 올림픽 관련 투자에 발맞춰 전기산업의 수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베트남, 중국을 생산거점으로 하는 다국적 기업이 성장하면서 국내 업체와 치열한 가격경쟁이 예상되며, 중동지역은 유가상승에 따른 사회간접설비 확충 및 전력 소비량 증가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성장세는 전년도 대비 70%까지 예상했는데, 이란의 경우 2010년까지 발전능력이 현행 대비 83% 증가한 5만4000MW로 발전능력을 확충할 계획이며 제4차 경제개발계획(2005~2010년)에 연간 1백83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수출전망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 및 수급 불안정과 환율하락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 등으로 수출 증가세는 전년도보다 13.7% 증가한 3,570(백만불)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는 유가상승 및 IT 경기, 중국경제의 연착률 여부, 달러화 가치 하락, 이라크 사태, 북핵문제 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주요 지역별 수출 비중은 중국, 미국, 일본으로 전체 수출 비중의 60%대로 예상되며 중국으로의 수출이 최근 40%의 높은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경우 2001년부터 시작되어 올해 완성되는 제10차 5개년 계획의 추진에 따른 신규수요가 발생할 것이다.

그 예로 양자강 삼협댐 송전 사업, 전력망의 전국적인 통합, 동-서 지역간 송전 프로젝트, 2만5천km의 교류(AC)송전라인, 3천km의 직류(DC)송전라인, 500kV & 220kV 배전프로젝트 등이 있다.

정리_이수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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