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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에너지 변화가 우리 삶과 미래를 바꾼다
2009년 12월 30일 (수) 11:57:00 |   지면 발행 ( 2009년 11월호 - 전체 보기 )

에너지전환 윤순진 대표

에너지 변화가 우리 삶과 미래를 바꾼다

인류의 생존 문제와 직결된 기후변화, 에너지 위기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지금의 에너지 시스템을 태양광, 풍력 등 재생 가능한 친환경적인 것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하게 됐다. 재생에너지를 도입·확대하기 위해선 기술개발도 중요하다. 그러나 시민들이 이에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결합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 풀뿌리 시민단체 ‘에너지전환’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 개발과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민간 차원에서 에너지 위기 극복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 에너지전환’대표를 맡고 있는 윤순진 서울대 교수는 “인류문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에너지 변화를 통해 생태적 전환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에너지 변화로 생태적 전환 모색

‘에너지전환(Centre for Energy Alternative)’은 화석연료가 가져온 위기를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해결하는, 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한다. 2000년 10월 ‘에너지대안센터’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단체는 정부나 기업, 다른 이익단체들의 영향을 받지 않고 대부분 회비로 운영하기에 ‘풀뿌리 시민단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2009년 10월 현재 회원은 약 950명. 교사, 학생, 목수, 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으로 형성됐지만 그들의 관심사는 에너지 효율과 재생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 즉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윤순진 대표는 “화석연료와 원자력을 사용하는 인류문명은 미래가 없다”고 단언한다. 또한 “단지 에너지원 변화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우리의 삶과 사회구조가 바뀌어야 인류는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것이 바로 ‘에너지전환’의 핵심 철학이다.


2009년 9월 26일 에너지전환 사무실에서 개최한 에너지전환 회원 대회 모습. 전국 각지에서 모인 회원들은 이 자리에서 에너지 시스템뿐 아니라 이를 통해 우리가 사는 공간과 삶의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공유한다.
- 사과 쥬스를 만들기 위해 자전거 페달을 직접 밟아가며 전기 생산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아이들이 태양열 조리기를 이용해 직접 계란 프라이를 만들고 있다.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가 ‘ 온생명과 자유에너지’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에너지전환’의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발전소를 건설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이를 확대하는 일을 펼쳐가고 있다. 현재 회원발전소 2기, 시민발전소 2기 등 총 4기가 전력을 판매하고 있다.
발전용량 3.06㎾ 시민발전소 1호기는 에너지전환 회원 35명이 2,900만 원을 공동 출자해 건설됐다. 비록 4대의 트랙을 이용한 설치방법이나 그늘이 빨리 지는 지형조건으로 인해 전기 생산량이 적었지만, 한국전력공사와 전력수급계약을 맺어 전력을 판매하는 국내 최초의 사업용 태양광 발전소로 그 의미가 크다. 이 발전소는 4년 6개월 만에 상업발전을 중단하고 2009년 10월 말 원래 있었던 부암동 전 사무실 앞마당에서 철거해 홍성 사무실로 옮겨졌다. 윤순진 대표는 “이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발전시설이 입지한 토지가 에너지 전환의 소유가 아니어서 발전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라며, “이 문제는 소규모 발전시설을 늘려가는 데 있어 제도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 뒤를 이어 2005년 9월 9일 전력판매를 시작한 시민발전소 2호기는 발전용량 3.18㎾로, 45개월 동안 총 12,656㎾h를 생산해 9,066,654원(1㎾h당 716.4원)을 벌어들였다. 시민발전소 1호기와 2호기의 1인 평균 출자액은 120만 원, 1인당 연평균 8만 9천 원의 수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충북 괴산군 불정면 앵천리 ‘흙살림’연수원 지붕을 빌려 설치된 발전용량 8.91㎾의 회원발전소 1호기는 에너지전환 회원 41명이 6,500만 원을 공동 출자해 탄생했다. 매년 지붕 임대료로 연간 수익금의 1%를 연수원에 지급하고 있으며, 2006년 9월 28일부터 33개월 동안 총 25,037㎾h를 생산해 17,936,408원(1㎾h당 716.4원)의 수익을 올렸다.


[1]2006년 9월 16일 ‘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기 전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 요안 원불교 서울외국인센터 옥상에 설치된 3㎾급 시민발전소. 당시 법규에 의하면 도시관리 계획으로 결정돼야 하고, 이를 위해선 시의회 심의와 평가 등 시간 소요와 약 2,500만 원 가량의 추가비용이 요구돼 전력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2]㈜창작과비평 사옥 옥상에 설치한 3.84㎾급 시민발전소. 이 발전소는 계통연계 비용 부담 주체가 법적으로 명확하지 않아 현재 자가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발전용량 9.00㎾ 회원발전소 2호기는 에너지전환 회원 37명이 6,060만 원을 출자해 충남 청양군 청남면 인양리 새마을 농기계창고 지붕에 만들어 졌다. 이 발전소는 2008년 9월 19일부터 2009년 5월까지 9개월 동안 7,342㎾h를 생산해 5,221,990원(1㎾h당 711.25원)을 벌어들였다. 회원발전소 2호기의 1인 평균 출자액은 163만 원, 1인당 연평균 수익액은 21만 원, 연간 수익률은 9.2%로 웬만한 국내 금리를 웃돈다.
‘에너지전환’에서는 이처럼 시민들이 직접 발전소를 설치하는 일을 돕거나, 시민들의 출자를 받아 발전소를 운영해 나오는 수익을 배분한다. 비록 거대 자본을 투입해 대규모 사업에서 막대한 이윤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 재생 가능 에너지원을 확대하고 지구온난화를 막는 일을 실천하고 있다.

재생 가능 에너지 확대의 걸림돌

시민들이 직접 발전소를 건설할 때 자본, 기술 등 여러 난관에 부딪힌다. 그러나 막상 발전소를 건설하다보면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바로 법적규제다. 자본이야모으면되고기술은배우면되지만법적규제는이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윤순진 대표는 “법적 규제 때문에 발전소 건설이 무산되거나 설치만 해놓고 전력판매를 못하게 된 경우가 여러번 있었다”고 밝혔다.
‘에너지전환’은 발전소 건설 외에도 재생 가능한 에너지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가고 있다. 그 결과 15만 4천V 미만의 송전선로와 재생 가능 에너지 설비 중 발전용량 200㎾ 이하의 태양광설비는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나지 않아도 설치 가능한 임의시설 범위에 포함되는 등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시민들이 직접 해와 바람을 이용해 전력을 만드는데 걸림돌이 되는 많은 제도적 문제가 존재한다.

나무를 베어 CO₂를 줄인다?

재생 가능 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대상 에너지원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윤순진 대표는 “재생 가능 에너지는, 특히 태양광은 분산적 성격을 가진다”고설명한다. “ 분산적특성을무시하면CO₂를 배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친환경적인 것은 아니”라며, “ 재생가능 에너지가 환경친화적일 가능성은 높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고 경고한다.


[1] 농가의 컨테이너 지붕을 활용한 시민발전소 2호기
[2] ‘ 흙살림’지붕에서 발전소 설치 과정을 설명하는 이필렬 전 에너지전환 대표와 회원들. 연간 1만 1천㎾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 이 발전소는 석유 11드럼을 대체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3] 회원발전소 2호기 태양광 모듈 설치 모습


대규모 태양광 사업을 하기 위해선 사막이 아닌 이상 들판이나 산과 같은 대지가 필요하다. 결국 CO₂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을 얻기 위해 나무를 베어내야 하는 모순이 생긴다.
정부는 11월 17일 국무회의에서 202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감축’으로 최종 확정했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재생 가능한 에너지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친환경 녹색성장’은 경제적, 산업적 측면만 강조할 뿐, 환경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다. 나무를 베어내더라도 산업에서 발생하는 CO₂만 줄이면 된다는 식이다.
독일의 경우 발전량과 함께 설치 장소에 따라 발전차액을 지원한다. 가장 많은 지원을 받는 곳이 건물 벽면, 그 다음이 지붕이다. 비록 효율이 낮아 발전량은 적지만 어차피 벽면이나 지붕은 건축된 곳이기에 공간활용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다. 또한 전력 소비가 이루어지는 곳에서 생산되니 장거리 이동에 따른 전력손실이 줄어든다. 아울러 시민들이 전력 생산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등 교육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다양한 재생 가능한 에너지 설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자그마한 공간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소규모 발전사업자를 육성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소규모 발전사업자가 사업허가를 얻으려면 부담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먼저 30㎾급 이하든 ㎿급의 대규모 단위든 사업허가를 얻기 위해선 동일한 서류와 절차,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계통연계를 제외하면 아주 간단한 설치과정에 대해서도 규모에 상관없이 같은 수준의 공사감리를요구하고 있다. 약 2천만 원이 소요되는 3㎾ 용량의 태양광발전설비에 드는 감리비용은 1백만 원이 훌쩍 넘는다.
파주 출판단지에 설치한 시민발전소의 경우 발전사업자 허가는 받았지만 아직 전력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소형 사업용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해 전력을 판매하려면 고압으로 승압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 위치한 에너지전환 사무실(오른쪽). 그 옆에 2008년 2월 회원들의 힘으로 만든 기존 주택에 비해 에너지를 90% 절약할 수 있는 패시브 하우스 모델(왼쪽)이 보인다.


패시브 하우스 옆에 2009년 10월 말 이전 설치한 시민발전소 1호기 태양광 모듈이 보인다. 이 시스템은 이제 자가발전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전기안전관리자 선임 문제는 10㎾ 이상의 중형 태양광 발전소 설치를 아예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기사업법 제73조와 전기사업법 시행규칙 40조에 따르면 사업용 발전설비 용량이 10㎾ 이상일 경우 그곳에만 상주하는 전기안전관리자를 선임해야 한다.
이 경우 전기 판매로 얻을 수 있는 매출보다 안전관리자 급여 등으로 지출이 더 많이 발생한다. 태양광발전소의 경우 발전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대규모 발전소가 아니면 안전관리자를 선임할 필요가 없다. 실제 유럽의 태양광 발전소는 ㎿급 설비에도 상주 안전관리자가 없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안전관리업체에서 대행하도록 하는 것이 여러 측면에서 합리적이다.
대규모 발전소가 이전하는 일은 흔치 않지만 소규모 발전소는 이전이 불가피할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법적 규정은 전혀 없어 태양광 모듈과 인버터 등 주요 설비가 30년 정도 사용 가능하고 고장률이 극히 낮은 데도 이전을 하게 되면 기기 등록 등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세계 흐름에 역행하는 정책

윤순진 대표는 “태양광을 설치하기 위해 지붕을 빌리는 것조차 힘들다”고 토로한다. 현재 10㎾ 설비의 경우 연간 7만 원 정도(판매대금의 1%)에 불과한 소액의 지붕 임대료를 받는 건물 소유주는 임대사업자 신고를 해야 하는 불편을 떠안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손해 보는 장사를 하고픈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정부는 예산 때문이라고 하지만 재생에너지 확대를 원한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도시 속에서 건물 지붕은 헤아릴 수 없다. 주민센터, 학교 등 공공기관만 해도 몇 천 개가 될 것이다. 현재 3천㎡ 이상의 공공건물일 경우 에너지 사용량의 5%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받아야 하지만 교육시설과 국방시설은 제외돼 있다. 특히 학교처럼 넓은 옥상을 비워 놓는 것은 크나큰 경제적 손실이다. 예산이 없으면 임대도 가능할 것이다. 발전소를 설치하든 임대사업을 하든 어떤 형태로 수익을 낼 수 있다.
윤순진 대표는 “제도적 장치뿐 아니라 세계 태양광시장의 시류에 역행하는 정책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에너지전환 회원이 20㎡(6평) 남짓한 패시브 하우스에서 단열을 강화하고 환기를 쾌적하게 해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우리나라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소비는 20%가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건축물 단열을 강화하면 에너지 절감뿐 아니라 CO₂발생도 억제된다.

에너지 전환은 한 달에 한 번 가량 회원사랑방 모임을 가진다. 여기서는 회원들이 직접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하고 외부 강사의 특강, 영화 관람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토론한다.(사진은 ‘ 4대강 사업과 신진대사의 균열’이란 주제로 서울 대학로에서 개최한 2009년 11월 회원사랑방(왼쪽)과 2009년 2월 ‘ 녹색은 항상 녹1⃞ 색이아니다’란주제로개최한회원사랑방(오른쪽))


일본은 태양광 의무할당제(RPS)를 시행한 후 2007년 태양광발전 누적 도입량이 192㎾로, 보조금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시한 독일의 386만 ㎾에 비해 절반에 불과했다. 이에 일본은 2009년 태양광발전 차액제도를 더욱 강화해 전력 회사가 전기를 높은 가격으로 구입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고정가격 매수제도’를 도입하게 된다.
또한 중국은 2009년 4월 26일 태양광 설비 보급을 위해 W당 약 4천 원씩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2012년 이후 발전차액제도를 없애고 에너지 공기업을 중심으로 RPS를 도입할 예정이다. 가장 큰 이유가 ‘국산화’로, 기술 자립을 이룰 동안 외국 자본 유입을 막겠다는 것이다. 또한 재생 가능 에너지 확산보다 ‘잿밥’에 마음을 두고 사업을 벌이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세계 각국은 폐단이 생기더라도 제도를 전면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개선하면서 더욱 강력한 보급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기후변화와 화석연료 고갈에 대응하고자 30여 년 전부터 에너지 효율 향상과 재생가능한 에너지 도입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기술, 산업 등 모든 면에서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산업 대부분은 외국 기술이 먼저 도입되고 기술 이전 과정을 통해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성장을 이뤘으며, 이제는 그 기술로 만든 제품이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겨뤄 수출까지 가능해졌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 기술 역시 개발 전까지는 과도기가 필요한데, 이 분야만은 첫발부터 쇄국(鎖國) 정책이다.
이제 걸음마를 뗀 우리나라가 과연 내수시장 없이 정부 투자만으로 기술 개발이 활성화가 될지, 그 기술이 ‘수출 지향적 산업’으로 해외시장에서 선진국과 경쟁해 주도권을 잡을지 의문만 남는다.

글, 사진_백종윤 기자 <에너지전환 (041)634-2354 / www.energyvision.org>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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