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위기 상황에서 세계 각국은 시험 · 검사 · 인증 등 기술 규제를 확대 ·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에너지 효율에 대한 규제가 확산되고 있어 수출 기업의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WTO에 따르면 2008년 미국, 중국, EU 등 24개 회원국에서 68건의 에너지 효율 관련 기술 규제를 신규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해에 집계된 모든 기술 규제 1,248건 중 5.4%에 해당하는 것으로, 2007년 1,016건 중 25건(2.4%)에 비해 두배 이상 크게 늘어난 것이다. 각국은 에너지 절약, 탄소 배출량 감소 및 환경 보호 등을 명분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사용하도록 규제하거나 관련 제품에 에너지 효율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 관련 기술 규제는 주로 전기 · 전자 제품을 대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이들 제품의 해외 시장 진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전기 · 전자 제품의 에너지 효율 측정 분야에서 관련 국제표준의 시장 적합성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전략 품목인 평판 TV는 전력 소모에 대한 국제표준이 정비되어 있지 않으며, 세탁기 · 냉장고 등의 국제표준은 에너지 효율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 라 유럽방식 제품에 대해서만 측정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양대 국제표준화기관인 ISO 및 IEC가 국제에너지기구(IEA)와 2009년 3월 워크숍을 개최해 문제점을 진단한 바 있으나, 가까운 시일 내에 국제표준들이 정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와는 달리 최신 가전제품들을 생산하지 않는 EU, 미국 등 선진국가들이 국제표준화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들이 첨단 가전제품에 대한 국제표준화의 시급성을 애써 외면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술표준원(원장 남인석)은 이러한 문제점을 최대한 빨리 해결해 우리나라 제품의 해외 진출에 애로가 없도록 다각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09년 6월 개최된 WTO의 무역기술장벽(TBT) 위원회 회의시 기술표준원 대표단은 최근 도입되는 에너지 효율 관련 기술 규제들에서 관련 국제표준들의 시장 적합성이 취약해 이들의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각국 대표들에게 설명했으며, IEC의 SMB(표준관리이사회), ISO의 TMB(기술관리이사회)에서도 관련 기술위원회에 표준정비를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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