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공연조명에서 빛과 색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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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조명에서의 색
1. 색의 정의 색은 색채(色彩)라고도 불린다. 색채란 색이 무늬로 형상화 되거나 아름답고 곱게 색이 칠해진 것을 말하며, 색을 무늬화해서 배색해 놓은 것이다. 색에서 발견되지 않는 감성적인 느낌과 색이 인간에게 주는 느낌을 서술할 때 주로 색채가 사용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색이 물리적 현상임에 비해, 색채는 심리적 현상을 나타낸다. 필자는 색과 색채라는 단어의 의미를 기본적으로 같다고 생각하며, 문단의 내용에 맞게 바꿔가며 사용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색채의 개념에서 색이 없는 무채색은 제외됨을 미리 밝혀 둔다. 색채를 논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우선 빛에 대해 언급해야 되지 않느냐 하는 것은 정말 당연한 물음이다. 색채는 빛의 행동, 다시 말하면 빛의 행위이자 고통이다. 공연예술에서도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색은 모두 빛과 관련된다. 즉, 색이 존재하려면 빛도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색 반사표를 통해 흡수되는 색과 반사되는 색을 살펴보면 <표 1>과 같다. 섬세한 빛의 색은 배우의 얼굴이나 무대 전체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가장 효과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색은 무대조명에 있어서 공연의 극적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무대 위의 배우를 비출 때 한 쪽에서는 따뜻한 색을, 다른 한 쪽에서는 차가운 색을 조명해 배우를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 빨강, 녹색, 파랑과 같이 빛의 투과율이 낮은 짙은 색으로 조명하면 배우의 얼굴을 정상적으로 보이게 할 수 없다. 배우의 얼굴을 정상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빛의 투과율이 높은 호박색 계열이나 분홍색 계열을 사용하면 된다.
2. 무대조명에서의 색 효과 ⑴ 색과 감정 색은 인간의 감정과 관계가 있다. 색은 인간의 주위 환경을 이루고 있는 많은 요소 중에서 매우 감각적인 부분으로, 인간의 정서 상태를 가장 빠르고 즉각적으로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감정은 색보다 훨씬 다양하다. 그래서 같은 색이라도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때로는 서로 상충되는 영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색의 영향은 늘 변하는 것이다.
<표 2>에서 알 수 있듯이 색의 3요소인 색상과 명도, 채도에 의해 수반되는 인간의 감정은 그 속성과 분류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모든 색은 사람에게 제각각 특수한 느낌을 주며 그로써 자신의 본질을 눈과 정서를 통해서 드러내고, 이는 곧 색이 특정한 감각적, 정서적, 심리적 목적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추론 할 수 있다. 색에서 느끼는 감정의 변화는 지역, 문화, 개인의 기억과 감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색의 온도감(색이 주는 따뜻함과 차가움의 정도)이나 중량감, 강약감, 경연감(색이 주는 딱딱하거나 부드러운 느낌) 등이 영향을 미친다.
⑵ 색의 언어적 의미 괴테는 기본색에 대하여 노란색, 주황색, 주홍색은 능동적이고 활성적이며 투쟁적인 태도를 유발하는 양성적인 색으로, 파란색, 남보라색, 자주색은 불안정하고 부드러우며 동경하는 기분에 적절한 음성적인 색으로 이미지를 표현했다. 이것은 색이 일종의 언어적 기능을 담당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근래에는 행동주의 심리학자인 오스굿(C.E.Osgood)에 의해 대표되는 화행의미론(話行意味論)적 말의 정서적 의미에 대한 언어척도법인 SD법(Semantic Differential Method)을 사용해 색의 이미지를 연구한 자료들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그리고 색채에 내재된 색채의 효과, 치료, 상징, 유추 등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이용한 색채 조절, 색채처방 등으로까지 연구가 발전해 있다.
여러 가지 색에 나타나는 언어적 의미를 살펴보면 <표 3>, <표 4>와 같다. 이 두 표를 살펴보면 무채색보다 유채색이 아름답게 보이거나, 혹은 단순한 색보다 다양한 색이 한층 여러 가지 감정을 만들어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그 색채에서 연상되어지는 여러 인상이나 환상 때문에 그런 것이지 무채색이 유채색보다 아름답지 못한 색이어서가 아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는 구체적인 연상이 많으며 특히 유채색에는 그 경향이 강하고, 무채색은 추상적인 연상이 나타나기 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3>과 <표 4>에서 생긴 공통된 연상언어는 전통과 결합해 일반화되면 특정한 것을 뜻하는 상징성을 띠게 된다.
⑶ 색의 심리적 효과 심리란 사전적 정의로 마음의 상태와 의식의 현상을 뜻하는데, 색에 대한 심리적인 효과는 시각적 효과처럼 실제와 다르게 보이는 즉각적인 반응이 아니라 색의 자극으로 인해 감정에 변화를 일으키는 경우를 말한다. 괴테는 노란색을 빛에 가장 가까운 색이라고 했다. 또한 아주 순수한 상태에서는 언제나 밝음의 성질을 수반하여 명랑하고 활발하며, 부드럽게 매혹시키는 속성을 유지한다고 했다. 행복을 상징하며 즐거움, 역동성, 생동감 등의 이미지를 지닌다. 심리적으로는 에너지, 생명력, 정열, 도약, 강박, 배신 등을 느낄 수 있다. 노란색은 오래전부터 태양이나 금색과 연관되어 영광과 부를 상징하고 화려하고 고귀한 느낌을 주는 색이기도 하다. 주황색은 정지된 상태로는 관찰할 수 없는 색이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을 동요시킨다. 따뜻하고 활기찬 느낌을 주며 힘과 정열, 인내력 등을 심리적으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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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은 우선적으로 불이나 피를 연상시키므로 열정과 정열을 상징한다. 이는 또한 위험이나 경고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심리적으로 박애, 희생, 용기, 열망, 분노, 불쾌감, 힘, 뜨거움, 격렬, 흥분 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빨간색의 명도가 높아지고 색조가 약해지면 분홍 계열이 되는데 이때는 빨간색과는 아주 다르게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갖게 된다. 분홍색은 심리적으로 첫사랑, 수줍음, 순진함 등을 느끼게 된다. 사랑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선호하는 색이다. 짙은 빨간색 계열인 갈색은 두 가지의 보색이 혼합될 때 만들어지는 다양한 톤의 중성색이다. 나무와 평야, 모래, 낙엽, 가을 들판 등이 제일 먼저 떠올라 심리적으로 자연적이고 평온한 느낌을 준다. 초록색은 자연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색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색이며 새싹, 자연, 잔디밭, 초원, 비상구 등을 연상하게 된다. 연상되는 단어들에서 느껴지듯이 심리적으로도 평화, 젊음, 발전, 희망, 풍성, 자기만족 등을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남을 돕고 희생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색이다. 파란색은 명도와 채도에 따라 심리적인 느낌에 조금씩 차이가 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하늘과 바다의 차가운 색이다. 우선 밝은 파란색은 개방감과 활기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반대로 고독하고 가련한 심리도 느낄 수 있다. 파란색은 내성적이고 고요하며 차분함, 평온함, 신중함 등을 느끼게 된다. 파란색은 청바지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색이다. 짙은 파란색인 남색 계열은 무겁고 침체된 느낌을 준다. 우선적으로 남색은 고상하고 장엄하고 환상, 신비 등을 느낄 수 있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이 선호하는 색이다. 검정색은 흰색과는 반대로 아무런 색 파장도 반사하지 않는 색으로, 색의 부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완전한 어둠을 상징한다. 심리적으로 슬픔, 공포, 원한, 무거움, 증오, 적막 등 부정적인 심리를 느끼게 된다. 색은 공연예술에서 공간에만 국한되지 않고 배우들, 즉 희곡상 인물들의 성격을 나타낼 때도 쓰일 수도 있다. 어떤 한 인물이 무대 위에 등장할때마다 무대 위의 색을 같게 표현한다면 관객들이 인물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처럼 색의 연상 작용을 통한 인간의 심리적인 활동은 인간의 인격 형성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색과 인물의 성격 관계를 알 수 있도록 그 특징들을 <표 5>에 나타냈다. 조명 디자인을 할 때 <표 5>를 가지고 인물의 특성과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게 참고한다면 좀 더 독창적인 분위기의 인물과 극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⑷ 무대조명에서의 색 사용 무대조명에서는 따뜻함(Warm)과 차가움(Cool)이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된다. 이것은 인간의 감정과 심리가 따뜻함, 차가움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무대조명은 공연을 보는 관객들의 심리에 색을 이용하여 영향을 끼치려고 한다. 이를 위해 사용하는 조명기법 중 하나가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을 같이 배치하는 것이다. 즉, 무대 위 하나의 같은 공간에 따뜻한 색인 호박색의 칼라필터를 끼운 조명기와 차가운 색인 파란색의 칼라필터를 끼운 조명기를 함께 배치해 즐거운 장면에서는 따뜻한 색인 호박색을 사용하고, 슬픈 장면에서는 차가운 색인 파란색을 사용하는 것이다. 스탠리 맥켄들레스(Stanley McCandless, 1897~1967) 역시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을 같이 배치해 두 대의 조명기로 한 명의 배우를 비출 때 배우가 가장 입체적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따뜻한 색인 호박색과 차가운 색인 파란색을 이용한 조명기법은 배우를 가장 입체적으로 잘 보이게 하고 장면의 정서와 분위기 그리고 시간적 배경을 표현하는 데 효율적이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많이 사용되는 조명기법이다.
◈ 참고문헌 · 괴테, 장희창 옮김, 「색채론」, (서울 : 민음사, 2003) · 김광섭, 「무대조명」, (서울 : 중앙대학교 출판부, 2006) · 김진한, 「색채의 원리」, (서울 : 시공사, 2002) · 노무라 준이치, 김미자 옮김, 「색의 비밀」, (서울 : 도서출판 국제, 2005) · 메리 램버트, 유영석 옮김, 「색다른 색 이야기」, (서울 : 도서출판 나들목, 2003) · 문은배, 「색채의 이해와 활용」, (서울 : 안그라픽스, 2005) · 신호, 「조명을 통한 무대 예술의 무대 공간 시각화 방안 연구」, (상명대학교예술디자인대학원 석사논문, 2007) · 에바 헬러, 이영희 옮김, 「색의 유혹」, (서울 : 예담출판사, 2002) · 엘케 뮐러 메에스, 이영희 옮김, 「컬러 파워」, (서울 : 베델스만 코리아, 2003) · 최영훈 외, 「색채의 원리와 활용」, (서울 : 미진사, 2004) · McCandless Stanley, 「A Method of Lighting the Stage」, (New York : Theatre arts books, 1978) |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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