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은 4월 28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코엑스 장보고홀에서 ‘녹색성장을 위한 탄소시장 활성화 국제 포럼’을 개최했다.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은 4월 28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코엑스 장보고홀에서 ‘녹색성장을 위한 탄소시장 활성화 국제 포럼’을 개최했다. 2012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된 기후변화협상이 UN 차원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고 있지는 않지만, 세계 9위의 온실가스 배출 규모를 갖고 있어 2012년 이후에는 온실가스 의무 감축에 동참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2012년 이후 포스트교토체제에서의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합의내용은 2009년 12월 코펜하겐에서 열릴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면밀한 준비 없이 국제협상 결과에 의해 온실가스를 의무적으로 줄여야 하는 상황을 맞을 경우, 대부분의 기업들은 불가피하게 생산 활동을 축소할 수 밖에 없어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지금부터 착실하게 산업 · 가정 · 수송 등 전 부문에서 체계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렇듯 탄소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에 개최된 국제 포럼은 우리 기업들이 거대한 탄소시장을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전략을 국내 최초로 글로벌 시각에서 논의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탄소시장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유럽, 일본, 미국, 호주의 탄소시장 전문가를 초청해 우리나라의 탄소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듣고 토론을 진행했다. 포럼은 탄소시장, 배출량 산정 및 검증, 배출권 거래 제도 설계 등 총 3개의 세션으로 구성되어 진행됐다. 첫날인 28일에는 지식경제부 김영학 차관의 인사말과 녹색성장위원회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방향소개를 시작으로, ‘국제탄소시장동향’을 주제로 해외 전문가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주요 내용으로는 E3 인터내셔널의 크렉 윈드램 이사가 ‘자발적 탄소시장의 특성과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일본 자발적 배출권 거래제의 야스오 다카하시 국장이 ‘국가 · 기업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 전략’에 대한 설명을 통해, 우리와 비슷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고 있는 일본의 노력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한국탄소금융 노종환 사장이 우리 기업들이 탄소시장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전략과 세부 수단을 제시했다. 둘째날은두개의세션으로구성됐다. ‘ 인벤토리보고와 검증 체계’세션에서는 세계자원연구소의 닐람 싱 연구원이 기업이 탄소시장에 참여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에너지관리공단 김찬규 팀장이 이를 토대로 한 우리나라의 배출량 보고 및 검증 체계를 발표했다. ‘배출권거래제 설계’를 주제로 이어지는 세션에서는 영국 에너지기후변화부(DECC) 질 더건 국제배출권거래 담당 국장이 전세계에서 가장 큰 탄소시장인 유럽 배출권거래제의성과와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또한 일본의 야스오 다카하시 국장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자발적 배출권거래제도의 현황과 운영체계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호주 배출권거래제 관계자들이 자국 온실가스 거래제도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각국 전문가들의 발표가 끝난 후에는 종합 패널토의와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되어, 국내 현실에 가장 적합한 탄소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류했다.
전 세계 탄소시장 동향
탄소시장의 개념
탄소시장이란 온실가스 배출권을 거래하는 시장으로, 일반적으로 할당량 거래시장(Allowances Market)과 프로젝트 거래시장(Project-based Market)으로 구분한다. 할당량 거래시장은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이 할당된 국가나 기업들이 할당량 대비 잉여분과 부족분을 거래하는 시장으로 EU-ETS(EU Emissions Trading Scheme : EU가 역내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2005년부터 가동한 세계 최대의 탄소시장)와 미국의 CCX(Chicago Climate Exchange : 2003년 개장했으며 참여 주체들은 자발적이지만 법적 의무가 따른 배출 허용량을 설정받아 배출권을 거래)가 대표적이다. 프로젝트 거래시장은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를 실시해 거둔 성과에 따라 획득한 크레딧을 배출권 형태로 거래하는 시장으로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투자해 감축한 온실가스의일정량을자국의실적으로인정하는제도로, 개도국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시행하여 선진국에 배출권을 판매)과 JI(Joint Implementation : 선진국이 다른 선진국에 투자해 감축한 온실가스의 일정량을 자국의 실적으로 인정하는 제도)가 대표적이다. 현재 할당량 시장 내에 프로젝트 시장이 연결되어 거래되는 형태가 많다.
세계 탄소시장 현황
1. 전체 현황 2007년 세계 탄소시장 거래 규모는 640억 달러로, 2006년 312억 달러에 비해 2배 증가했다. 2008년 거래 규모는 약 1,176억 달러로 추정된다(<표 1> 참조).
2. 할당량 거래시장(Allowances Market) EU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05년 1월 개설한 ‘EU Emission Trading Scheme(EU-ETS)’은 전력 · 석유 · 철강 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12,000여 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2007년 20.6억tCO₂, 501억 달러 규모로 세계 탄소시장에서 압도적 비중을 차지(거래량 기준 69%, 금액 기준 78%)한다. ‘New South Wales(NSW)’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가 2003년 1월부터 주 차원에서 전력 공급자 등에 온실가스 배출 한도를 부과함에 따라 형성된 거래시장이다. 2007년 0.25억tCO₂, 2.2억 달러 규모로 2006년 대비 거래 규모는 26% 증가했으나, 2007년 9월 이후 배출권 가격의 급락으로 거래 금액은 오히려 소폭(-1%) 감소했다. ‘Chicago Climate Exchange(CCX)’는 2003년 미국 시카고에서 개장했으며 참여 주체들은 자발적이지만 법적 의무가 따르는 배출 허용량을 설정받아 배출권을 거래하고 있다. 2007년 23백만tCO₂, 72백만 달러로 2006년 대비 거래 규모 및 금액이 각 2배 이상 증가했다.
3. 프로젝트 시장 ⑴청정개발체제(CDM) 시장규모는 2007년 7.9억tCO₂, 129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어, 전체 프로젝트 시장 거래량의 87%, 금액의 91%를 차지한다. 2009년 3월 말 기준 전 세계적으로 4700여 개 사업이 추진 중이다. 그 중 약 1/3인 1593개 사업이 등록(Registration)을 완료했으며, 나머지 사업은 사업 타당성 확인(Validation) 단계다.
재생에너지, 연료 전환, 에너지 효율 개선 등 청정에너지 분야가 2007년에 35.8억tCO₂로 전체의 64%를 차지해 2006년 33%에 비해 크게 증가한 반면, HFC(수소불화탄소)와 N₂O(아산화질소) 등 산업용 가스 배출 저감 사업은 사업 기회의 소진으로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주요 구매국과 투자 대상국을 살펴보면 2007년에도 2006년에 이어 EU가 구매국 중 압도적인 비율(약 90%)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이 11%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이 세계 최대의 CDM 투자 대상국(CER 거래량 기준)으로 3년 연속(2005~2007년) 자리매김했으며, CER 거래량의 73%까지 시장점유율을 확대했으며, 인도(6%)와 브라질(6%)이 그 뒤를 잇고 있다.
⑵Joint Implementation(JI) 2007년 4,100만tCO₂, 5억 달러 규모로 2006년 1600만tCO₂, 1.4억 달러 규모에서 크게 증가했지만 2009년 4월 현재 전 세계에서 추진되는 JI 프로젝트는 총 194개로 CDM에 비해서는 저조한 편이다. 현재 메탄 관련 프로젝트, 청정에너지 관련 프로젝트, N₂O 감축 프로젝트가 주로 추진되고 있다. 배출권 가격은 2007년 평균 8.9유로로 2006년에 비해 38% 상승했으나, CER(CDM 배출권) 평균가격(8~13유로)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다. 주요 구매국과 투자 대상국을 살펴보면 그간 네덜란드, 덴마크, 오스트리아가 주요 구매국이었으나, JI 관련 규정의 불확실성 해소 및 경제성이 있는 규모의 사업이 다수 발굴됨에 따라 일본의 민간부문이 동유럽에서 산출되는 배출권의 주요 구매자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동유럽 위주로 추진되던 JI 프로젝트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 시장 포커스가 이동(2007년 각 36%, 33% 점유) 중 이다.
향후 세계 탄소시장 전망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Post-2012 기후변화 체제에서도 탄소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탄소거래 연구단체인 NCF(New Carbon Finance)는 미국이 총량거래제(Capand-Trade) 방식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도입할 경우, 2020년경 미국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규모가 EU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ABN Amro는 2020년이면 주요 상품거래시장 가운데 탄소시장이 수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향후 탄소시장의 성장세 지속 여부는 Post-2012 논의 방향, 미국의 온실가스 규제 정책, CDM 관련 규정의 개정 방향 등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코펜하겐 총회에서 결정 예정인 포스트교토체제의 합의 내용이 향후 탄소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강제적 감축 의무 부과 여부 및 감축 의무 수준 결정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 전망을 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은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하는 등 그간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 동참에 소극적인 입장을 나타냈지만 최근 오바마 정부의 적극적 참여 의지, 점차 거세지는 국제적 압력, 연방의회를 중심으로 활발한 온실가스 규제 입법 활동(Bingaman/Specter, Lieberman/Warner, Doggett's 등 다수법안), 일부 주정부의 선도적인 온실가스 감축 선언(캘리포니아주, 코네티컷주, 뉴저지주 등) 등으로 커다란 전환점을 맞고 있다. 최근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 소홀, 지역적(중국) 편중, 신기술 개발보다 고수익이 보장되는 HFC에 기술 · 자본이 집중되는 문제 등으로 인해 많은 비판이 제기되어 온 CDM 사업이 앞으로 Post-2012 체제에서도 현재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 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이러한 문제로 2008년 EU 집행위는 EU-ETS 3기(2013~20년)에 CDM 배출권의 사용 인정 한도를 축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미국이 감축 의무를 부담하여 CDM 배출권을 적극 구매하지 않는 한 CDM 사업은 수요 부족으로 성장의 모멘텀을 상실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 현황
2006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599.5백만tCO₂로 2005년 594.4백만tCO₂대비 5.1백만tCO₂(0.9%) 증가했다. 이는 선진국 의무감축 기준연도인 1990년 배출량(298.1백만tCO₂) 대비 101.1%(301.4백만tCO₂) 증가한 규모로서 연평균 4.5%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배출량 증가세는 1999년 9.7%를 기록한 이후 꾸준한 감소세를 이어왔으나 2006년에는 소폭 증가세로 반전됐다. 이는 총 배출량의 10.6%를 차지하는 산업공정 부문이 1.8% 감소했으나 감소폭이 둔화(2005년 △5.3%→2006 △1.8%)됐고,폐기물 부문이 증가세로 전환(2005년 △9.5%→2006 2.9%)한 데 기인한다. 부문별 배출량은 에너지 부문이 1.4%, 폐기물 부문이 2.9% 증가한 반면, 산업공정 부문은 1.8%, 농업 부문은 6.4% 감소했다.
국내 탄소시장 현황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상 의무감축국이 아니므로 아직 할당량 기반의 배출권 거래시장은 형성되지 않았으며, 녹색성장기본법안에 배출권거래제 도입근거조항을 삽입한 정도이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은 국내외 CDM 사업에서 발생한 배출권을 선진국에 판매하는 형태로 프로젝트 탄소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2005년 3월 울산화학 HFC 분해사업을 시발로 2009년 4월부터 현재까지 국내외 기업에 의해 국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CDM 사업은 약 60여 개(이 중 UN 등록 26)이고, 국내 기업의 해외 추진사업은 약 20여 개다. 2007년 정부는 기업의 자발적 감축 실적에 대해 국내 배출권 KCER(Korea Certified Emission Reduction)을 발급하고, 이를 정부가 구매하는 제도를 도입했으며, 한국투신운용에서 총 1억 달러 규모의 탄소펀드 2종을 출시했다. 또한 탄소 배출권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한국탄소금융이 설립되어 활동 중이다. 향후 국제적인 온실가스 규제는 기업 비용 증가의 요인인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의 기회가 될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 개선, 탄소 배출 저감 시설 등과 관련한 사업 기회 뿐 아니라, 배출권거래를 통한 전매 차익 등 금융상의 사업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도 온실가스 감축 노력 외에 CDM 사업이나 탄소펀드 등에 보다 관심을 가지고 탄소시장의 노하우를 습득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탄소시장의 향방에 영향을 미치는 Post-2012 협상, 미국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 EU의 CDM 배출권의 사용 인정 한도 축소 움직임 등에 대한 동향 파악이 필요하다.
글_백종윤 기자 <자료제공 : 에너지관리공단 (031)260-4881 / www.kemc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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