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쉽게 이해하는 전력산업(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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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쉽게 이해하는 전력산업(8)

2007년 9월 5일 (수) 22:18:00 | 지면 발행 ( 2007년 8월호 - 전체 보기 )

시장구조개편의 개념규제완화(혹은 규제철폐, deregulation)란 용어는 전력시장에 관한 논의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지만, 사실 이 말은 잘못된 표현이다. 주요 부문이 독점기업에 의해 지배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 시장에서 규제철폐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경쟁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발전이나 소매 판매 부문에서도 전력의 고유 특성으로 인해 모든 시장 참여자가 규제의 영향을 받으며 경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력시장에서는 계통 운영자가 항상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어야 하고 한 시장 참여자의 행동이 송전망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한 지역의 장애가 급속도로 방대한 지역으로 퍼져 나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자. 또한 우리 사회가 전력 사업의 모든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고려해보자. 또한 우리 사회가 전력 사업에 두고 있는 가치를 생각한다면 안전하고 믿을만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규제가 전력 사업의 모든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규제철폐란 전력 산업에서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은 구조개편인 것이다. 시장 구조개편이란 특정 산업의 통제나 소유, 규제 메커니즘을 바꾸는 규제 규칙에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경쟁을 증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과거 전력 산업은 통합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들 중 한 부문의 경쟁에 대해 접근하려면 모든 부문의 구조개편을 고려해야만 한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피상적인 경쟁만 도입하는 것일 뿐 경쟁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진정한 환경을 만들지는 못하게 될 것이다. 경쟁이 도입된 부문은 발전과 도매와 소매 판매부문이다. 송전과 계통 운영, 배전부문은 현재 독점으로 남아 있으며 적어도 당분간 그럴 것이다. 그러나 다른 부문의 경쟁을 위해서 이 부문에서도 변화가 꼭 필요하다.이번 호에서는 새로운 시장 구조를 창출하는데 필요한 개념들과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실행 단계에 대해서 살펴본다. 실제로 미국 전역이 구조개편의 흐름 속에 있기 때문에 이런 개념들의 이해는 매우 중요하다. 사실 구조개편이 진행된 지 10년이 되었지만 미국은 여전히 뚜렷한 방향 없이 교착 상태에 놓여 있다. 일부 주와 지역은 경쟁 궤도에 진입했지만 다른 주에서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 또한 통일된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뚜렷한 연방 정책조차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따라서 이 산업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당분간은 구조개편의 불확실성 속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생각된다.왜 구조개편인가?구조개편이란 복잡한 사업이다. 큰 비용이 필요하며 시장 참여자들은 새로운 사업운영 방법을 배워야 하고, 규제자들은 시장 활동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하며 때로는 그 결과가 고객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지도 않는다. 그런데 왜 귀찮게 하고 있는가?시장구조의 목표는 신뢰할만한 서비스와 합리적인 가격을 조성하고 전기요금 청구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게 해서 고객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기 위한 것이며, 제공되는 서비스의 혁신을 진작시키기 위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원자력 발전 문제가 제기되기 전까지는 수직 통합된 구조의 처음 1세기가 이런 기준을 만족시킬 만큼 효과적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1970년대 초반, 많은 전력사업자들이 원자력발전소 건설의 초과비용(많은 초과비용을 발생한 이유는 건설 도중 안전규정이 변경되었기 때문이다)과 연료가격 상승을 감당하기 위해 전력요금을 인상했다. 미국 산업의 일반적인 추세가 규제완화로 진행됨에 따라(항공, 천연가스, 통신 분야를 포함한), 전력사업의 수직 독점체제에 대해서도 그 필요성과 이점에 대한 재논의가 시작되었다. 구조개편의 가치가 논의되면서 다음과 같은 중요한 문제가 제기되었다.·발전부문이 경쟁하게 되면 종전의 규제체제보다 가격이 더 낮아질 수 있는가?·발전부문과 도매부문이 모두 경쟁할 때, 공급 안정성은 유지되거나 혹은 더욱 향상될 수 있는가?·도매시장의 경쟁으로 창출된 효율성이 가격을 하락시킬 것인가?·소매부문의 경쟁을 혁신하는 것이 경쟁의 부정적인 측면을 능가할 만큼 고객에게 이익이 될 것인가?많은 시장 관찰자들이 각기 다른 답변을 제시할 것이며 아직 전력부문의 규제완화가 미숙한 상황에서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미국 천연가스 시장에서는 규제완화가 매우 효과적으로 나타나 가격이 하락하도 신뢰도도 상승하였으며, 새로운 서비스도 도입되고 있다. 유럽연합의 모든 회원국은 발전과 소매시장에 경쟁을 도입하였는데 구조개편의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전력 시장에 경쟁을 도입함으로써 효율성 증대·회원국간 엄청난 가격 격차를 야기하는 경쟁 조건의 왜곡을 제거·미국과 호주에 비해 상대적인 가격을 인하·모든 고객에게 필수 공공서비스의 질을 향상·고비용의 예비력 필요성을 줄이기 위한 시장통합·오염물질로 귀결되는 자원낭비 감소·고객에게 그들의 필요에 맞는 서비스 선택권을 부여·전력 회사가 제공하는 고객 서비스의 향상이러한 유용함이 과연 실현될 것인가는 계속 논의 대상이 되겠지만, 전력시장에 구조개편이 필요한 이런 이유들에 대해 정당성을 반박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결국 간단히 말하면 경쟁시장이 고객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인가, 아니면 규제시장이 더 많은 이익을 줄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시장의 성숙 사이클시장 구조개편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과정이 아니다. 실행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고 진척시키는데 많은 장애물들이 존재하며, 십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도 그 유용성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항공과 통신 산업에서 과거 삼십 년 동안 일어난 일들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이들 산업의 경우 구조개편이 진행되는데 수십 년이 걸렸지만 지금 고객에게 돌아가는 이익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이 있을까? AT&T 전화의 수직 독점시절을 기억할 만큼 나이가 든 사람이라면 과거의 까만색 다이얼 폰과 지금의 다양한 서비스를 비교해 보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시장의 진화과정을 조망하기 위해 시장 성숙 사이클을 살펴보자. 규제, 규제완화, 상품화, 부가가치 서비스의 네 단계로 구성된 시장의 성숙 사이클은 특정 지역 전력산업의 발전을 개관하는데 좋은 토대가 될 것이다. (미국은 지역마다 주마다 각기 다른 부문이 다른 발전단계에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을 상기하자)발전과 도매, 소매 판매 부문이 이러한 단계를 거쳐 발전하는 동안에도 이들은 동시에 일어나지 않고 지역과 시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다른 부문-송전과 계통, 배전부문은 규제 단계로 남아있을 것이지만 경쟁부문의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규제부문도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1. 규제이 단계는 상품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규제가 지배하고 경쟁이 존재하지 않은 상태로 특징지을 수 있다. 거래는 일반적으로 매우 구조화되어 있고 기간도 장기이다. 가격은 고정되어 있고 판매자와 구매자가 비교적 적으며 시장의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다. 수직적으로 통합된 전력사업자가 시장을 지배하며 고객의 선택권은 제한적이다. 가격은 총괄원가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 변화가 거의 없거나 아예 없으며, 인프라나 새로운 것에 대한 투자 결정은 규제자의 지원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1992년 전에는 미국의 모든 전력산업이 규제단계에 있었다. 전력 사업자 혹은 유기적으로 결합된 발전 사업자들이 모든 발전, 송전, 배전 시설을 소유하고 통일된 계통을 운영하였다. 고객은 지역 전력사업자로부터 전기를 사는 것 외에는 선택권이 거의 없었다.2. 규제완화규제완화 단계에서는 일부 부문에서 규제가 완화되고 시장에 경쟁이 도입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이 없어지게 된다. 경쟁자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거래는 더욱 유연해지고 고객은 경쟁과 늘어난 선택권을 통해 이익을 취하려 한다. 규제는 여전히 거래방식의 많은 부문을 통제하게 되지만 이는 개방된 부문에서 경쟁이 촉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경쟁이 도입된 부문(아마 발전이나 도매, 소매판매부문일 것이다)에서의 서비스는 더 다양해지며 고객에게 맞는 맞춤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송전과 배전의 가격은 총괄 원가주의 규제방식으로 남아있지만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인센티브 요금제가 채택되기도 한다.3. 상품화시장의 성숙 사이클 중 상품화 단계에 이르면 경쟁이 완전히 뿌리내리게 된다.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서로 경쟁하고 거래량은 많아진다. 가격은 시장에 따라 변화하며 유동적이다. 규제는 주로 시장 조작을 방지하고 독점 인프라에 대한 접근을 공정하게 하는데 있다. 거래는 단순화되고 매도자와 매수자 간 양도가 가능하며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금융시장이 생겨난다. 과거 아는 사람끼리 전화로 이뤄졌던 거래는 이제 전혀 모르는 매도자와 매수자들 사이에서 전자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발전시설 같은 인프라에 대한 투자 이익은 오직 시장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 경쟁회사의 주주들은 경영상의 잘못된 결정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 발전소가 건설되는데 시장조건이 그 비용을 감당하기에 충분치 않을 때, 발전회사의 주주나 채권자 이외에는 아무도 그 비용을 떠안지 않는다. 상품화 단계에서는 가격 투명성이 존재하게 되며, 사고자 하는 매수자와 팔고자 하는 매도자의 거래를 방해하는 장벽이 사라진다. 또한 어느 누구도 시장 지배력을 가질 수 없으며 규제를 통한 보호도 사라지게 된다.4. 부가가치 서비스시장의 성숙 사이클 중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참여자들은 고객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서비스를 상품 판매에 부가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실현하려 노력한다. 많은 경우, 시장이 성숙하면 상품의 수익이 박해지기 때문에 판매자는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고객중심의 서비스를 발전시켜야만 한다. 배전망을 통해 전송되는 1kW의 전력은 다른 것과 동일하기 때문에 부가가치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시장점유율을 증대시키는 최상의 방법인 것이다. 소매 전력시장에서 대부분의 판매자는 알맞은 시장점유율과 이익을 얻기 위해 부가가치서비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가격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시장에서의 위치를 유지하는데 충분치 않다.

경쟁시장을 위한 필요한 요소전력산업은 많은 물리적인 이유로 인해 다른 산업과는 다르다. 송전망 운영의 복잡성 때문에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경쟁시장을 만들기란 매우 어려우며, 과거 100년 동안 형성된 기존의 많은 이해관계가 변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변화가 생기면 이런 동일한 이해관계자들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새로운 시장을 왜곡시키곤 한다(캘리포니아 사태가 시장 참여자들이 자신에게 이득이 될 것을 알고 결점이 있는 시장모델을 의도적으로 지지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경쟁시장의 목표는 많은 매도자와 매수자들이 만나 자유로운 협상을 통해 타결을 이루어내는 유동성 있는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전력산업의 많은 특성을 고려해볼 때 시장이 잘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이런 시장을 만들기 위해 변화를 시행하는데 있어 어떤 단계가 필요한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공급부문의 경쟁잘 작동하는 경쟁시장을 만드는데 첫 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판매자가 다수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완전 경쟁시장에서는 어떤 판매자도 상품가격에 영향을 줄 만큼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지 못한다. 경쟁이 적정수준이 되면 어떤 판매자가 시장이 지지하는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더라도 고객은 쉽게 다른 공급자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전력산업에서 공급부문의 경쟁이 어느 정도인가 평가하는 것은 더 복잡한 문제이다. 일년 중 대부분의 기간 동안 다수의 판매자가 존재하는 시장이었다 하더라도 특정 시간 동안은 유동적이 않은 시장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동안은 특정 공급자가 시장 장악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더 나쁜 것은 공급자들이 의도적으로 발전소들을 배제시킴으로써 이런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에 신규 발전소의 건설을 유도하고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진 공급자들도 경쟁할 수 있도록 송전망을 구축하며, 전력 사업자들에게 수입을 보장해주는 발전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하며, 기존 발전소에 유리한 규제보호는 없는지 꼼꼼히 검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공급시장이 충분히 경쟁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면 규제자는 가격 상한제나 입찰 제한, 공급 능력 요건 부과, 이익통제와 같은 규제 해결책으로 복귀해야 한다. 초과 발전용량은 확보하는 것은 경쟁시장을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필요조건이다. 시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사업자의 수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초과 발전용량이 없다면, 발전사업자들에게는 경쟁이 없는 시장과 동일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1. 송전망 접속의 공평성다수의 공급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사실 송전망에 공평하게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연결된 문제이다. 만약 공급자가 송전망에 접속할 수 없다면 그들은 시장에 공급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어떤 시장에서는 신규 발전사업자들이 기대만큼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송전부문이 이들을 시장에서 충분히 기능할 수 없도록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립 계통 운영자(ISO)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송전망 접속을 공평하게 하기 위해서다. ISO는 다른 책임 외에도 송전망 접속을 할당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ISO는 특정 시장참여자에게 통제받지 않는다. 모든 시장 참여자가 송전망을 사용하는데 동일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공정한 기준에 의해 송전망 접속을 배분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이상적으로는 어떤 송전 접속권 계약이든 매매가 가능하도록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는 특정 사업자가 송전망 접속에서 특혜를 받게 된다. 발전소가 새로 건설되어 신규로 송전을 해야 할 경우에 송전망 비용을 어떻게 지불해야 하는가에 대한 규정도 마련해야 한다. 만약 비용이 발전소들에 의해 결정된다면 신규 공급은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2. 공정한 계통 운영송전을 배분하는 문제 외에도 계통운영자는 신뢰성 있고 실시간으로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계통 운영을 해야 한다. 이는 계통운영자가 계통 발전소에 대해 통제권을 가지고 있을 때만 가능하다. 부하가 증가할 때 발전소는 활발히 움직여야 하며, 부하가 감소할 때는 덜 움직여야 한다. 어떤 때는 지역적인 문제로 인해 예정에서 벗어나 재급전을 해야만 한다. 경쟁시장에서 발전사업자들이 공정한 운영에 대해 확신을 할 수 없다면 당연히 자신의 발전소에 대한 급전통제권을 타 기관에 이양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정말로 독립적인 ISO의 설립은 꼭 필요하다 할 수 있다. 3. 수요 부문의 경쟁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판매자도 필요하지만 다수의 구매자도 필요하다. 다른 사람 없이 혼자서는 경쟁시장을 만들지 못한다. 판매자는 단 하나의 구매 전력사업자에게만 판매를 의지할 수 없으며, 이럴 경우 이는 구매자 독점이 되어 규제되어야 한다. 경쟁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종 소비자가 그들의 전력사업자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전력공급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구매자의 수를 최대로 하는 방법이 종전 전력회사의 공급서비스 독점을 제거하는 길이다. 이런 방법은 그간 시행되어 온 것이며 잘 작동해왔다. 그러나 많은 주들이 시장을 모든 고객에게 동시에 개방하는 것을 꺼리고 있으며, 경험상 단계적으로 고객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 확실히 이점이 더 많았다. 대규모 상업용, 산업용 수용가에게만 선택권을 부여해도 충분히 많은 수의 구매자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많은 이들이 주장한다. 이들이 부하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것으로도 시장유동성을 확보하기에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구매자를 증가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소규모 수용가가 모여 그룹을 만들고 이 그룹이 직접 전력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일부 주는 도시가 고객 그룹을 대표해 전력을 구매하는 시집합구매자(municipal aggregation)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이런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수요부문에서 두 번째로 필요한 요건이 있다면 그것은 구매자가 단기 전력가격에 대해 반응을 나타내는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는 도매가격이 상승했을 때 구매자들이 가격이 하락할 때까지 전력사용을 줄이는 시장을 의미한다. 현재의 많은 시장 구조가 이러하지 못한데 이는 최종 소비자가 적어도 일년 동안은 고정된 평균 전력요금으로 전력요금을 납부하기 때문이다. 만약 도매가격이 1kW당 5달러로 상승한다 할지라도 과거 시장에서는 최종 소비자가 전력요금에 대해 신경 쓸 이유가 없다. 그들은 1kW당 0.1달러의 전력회사 평균단가로만 지불하면 되므로 에어컨을 최대로 틀어놔도 되는 것이다. 이것이 아마 구조개편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 중하나일 것이다. 고객이 가격신호를 받아들이지 않는 한 시장 지배력을 제한할 수 없으며, 규제자의 사후 조치 이외에는 경영진과 규제자의 잘못된 결정을 막을 길이 없다. 수요가 가격에 반응하도록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고객들에게 그렇게 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인프라를 구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고객이 실시간으로 시간별 계량 데이터를 취득할 수 있어야 하고, 시간별 가격에 대해 고객이 반응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야 하며 발전사업자들이 시장에 참여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부하를 입찰시킬 수 있는 ISO 시장구조를 만들어야 한다.4.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 배전 서비스경쟁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바로 고객의 선택을 방해하지 않고 증대시킬 수 있는 배전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런 서비스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가 많은데 이는 다음과 같다. ·고객이 선택하지 않거나 소매사업자들을 찾을 수 없는 기본 공급자를 제공하는 것.·전력회사의 공급 서비스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것. 만약 허가했다면 적정 가격을 설정하는 것.·수요관리나 환경 프로그램과 같은 사회적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 금액을 결정하는 것.·대기요금이나 연계요금과 같이 고객의 자가 발전에 관한 규칙을 제정하는 것.·구조개편의 이행비용을 어떻게 분배해야 할 지 결정하는 것.·배전과 공급서비스 간에 비용을 어떻게 분배해야 할 지 결정하는 것.신규 경쟁시장 중 상당수가 이중에서 단지 두 개의 문제로 어려움에 처했는데 하나가 공급 전력회사에 대해 기본요금을 얼마로 할 것인가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가 소매사업자에게 계량 데이터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5. 리스크 헤징 기회경쟁시장에서 가격은 변동한다. 전력시장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빠르게 변화한다. 저녁 6시의 수요는 아침 6시의 두 배에 이르기 때문에 더 높은 가격에서 두 배의 발전량이 필요하게 된다. 가스 가격이 변동함에 따라, 수력 발전의 가능 여부에 따라, 날씨에 따라 전력 수요가 바뀜에 따라, 대용량 발전소가 보수에 들어감에 따라 가격은 1MW당 20달러에서 250달러까지 변화하며 이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대다수의 시장 참여자들은 이런 변동성을 통제할 수 없다. 따라서 규제자는 위험을 헤징(Hedging) 할 수 있는 금융 시장을 발전시키기 위해 안정된 규칙과 시장 구조를 창출해야 한다는 점을 항상 인식해야 할 것이다.경쟁시장 구축전력시장의 경쟁을 위해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가를 살펴보았으므로 이제는 실제 경쟁시장에서 이행하는데 관련된 문제가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미국 시장에서 계속 보아온 것과 같이 규제독점시장에서 경쟁시장으로 이행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런 이행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려면 규제당국와 입법당국은 많은 중요 문제들을 보완해야 한다. 이런 문제들에는 어떻게 발전부문을 경쟁화할 것인가의 문제 외에도 적절한 송전용량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의 문제, 실현 가능한 거래 제도를 갖춘 성공적이니 ISO를 구축할 것인가의 문제, 고객 선택권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의 문제, 남아있는 송전과 배전 부문의 규제를 어떻게 하고 신뢰성 보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도 포함된다.1. 발전부문의 경쟁 이행발전이 수직적으로 통합된 전력회사의 한 부문으로 남아 있는 한, 또 발전의 보장요금이 지속되는 한, 발전부문에서의 진정한 경쟁을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들은 상업 발전사업자에게는 불가능한 상호보조를 통해 이득을 취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발전부문을 개방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가능한데 여기에는 전력회사를 각각의 발전자회사로 분리하는 방법(분리 후 새로 형성된 자회사간 활동은 시장 계열사 규정에 따라 규제), 전력회사의 자산 중 발전부문만 따로 매각하는 방법(분할매각), 발전사업자에게 발전용량에 대한 권리를 매각토록 하며 발전부문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하도록 하는 방법, 하나의 발전 사업자가 소유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시장 점유율에 제한을 두는 방법 등이 있다. 강제분할은(즉 전력사업자 동의 없이) 미국 헌법 하에서 ‘강탈(taking)’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경쟁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발전자산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발전부문의 경쟁이행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다. 여기에는 원자력발전소(부하 추종이 어렵고 고객에게 장기간 동안 자본비용을 부담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와 QF(Qualifying Facilities :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에 의해 인정된 설비), 특정 종류의 재생에너지 발전도 포함된다. 때로는 규제자가 원자력발전과 QF에 대해 선택필수(must take)라 불리는 규제범주를 따라 만들어야 하며 이는 계통 운영자가 가격에 상관 없이 이들의 발전을 꼭 선택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발전설비 중에는 지역적인 송전 문제로 인해 전력이 수요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도록 운영을 할 수 밖에 없는 발전기들이 있는데 이런 발전에 대한 보상장치도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이런 설비를 운영필수(must run)설비라고 부른다. 즉 규제자는 선택필수와 운영필수 발전의 비용을 배분할 수 있는 장치를 고안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규제자와 입법자들은 사회적 이익과 깨끗한 환경을 위해 재생 에너지 발전이 신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부과하는 것으로 각각의 시장 참여자들에게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설정하는 것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재생 에너지 발전소 건설에 세금혜택이나 기타 경제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있다. 2. 확고한 송전시장의 형성적절한 송전망 접속의 확보는 발전사업자들이 송전망 혼잡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고 시장의 모든 지역에서 편리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데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발전부문의 시장 환경조성 노력은 경쟁시장을 열어 가는데 있어 거의 의미가 없게 된다. 현재 송전망 건설에 대한 반대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중요한 문제이다. 최상의 해결책은 송전망만을 운영하는 회사를 설립하고 이를 기존의 투자보수율(rate-of-return methods)로 규제하는 것이다. 이런 회사는 요금기저를 확장함으로써 수익을 상당히 증가시킬 수 있는데, 이로써 송전회사는 새로운 송전시설 건설에 대한 합의를 얻어내기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 하려 노력할 것이다. 이는 미국에서 비교적 새로운 개념이지만 일부는 초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현재 남아있는 장기 송전망 계약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도 관련 문제 중 하나이다. 이런 계약에 의해 송전용량의 상당 부문이 제어된다면 이는 경쟁 시장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다. 만약 이런 계약의 주체가 전력회사라면 규제당국자는 시장을 통해 송전용량이 이용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지역에서 그러하듯, 계약 주체가 시나 연방기관이라면 협상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마지막으로 송전망 혼잡이 빈번한 지역에서는 시장 참여자들은 기준 비용보다 높은 혼잡료를 지불해야한다. 이는 심각한 비용의 불확실성을 초래하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이 이런 위험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제공되어야 한다. 이는 FTRs라 불리는 메커니즘을 만들거나 송전권에 대한 금융시장을 형성함으로써 가능하다. FTRs는 보통 일년에 한번 입찰되며 구매자가 특정 송전 선로에 대해 비용을 고정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3. ISO설립경쟁시장이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공정하고 독립적인 계통운영의 필요는 절대적이다. ISO는 FERC(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 관할 하에 있지만 계통운영을 포기해야 하는 전력회사는 주관할 하에 있기 때문에 ISO를 설립하는 데는 주와 FERC간의 협조가 필요하다. 만약 발전사업자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계통운영권을 ISO에게 넘기려하지 않는다면 규제당국자는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다른 부문에서 논의했듯, ISO의 거래제도 구조는 매우 중요하며, 따라서 규정에 문제가 있다면 그 결과는 매우 심각할 수 있다. 다행히 우리는 미국과 전 세계의 다양한 ISO를 통해 좋은 경험을 많이 축적하였고, 따라서 무엇이 잘 작동하고 무엇이 그렇지 못한가에 대한 지식을 빠르게 습득해나가고 있다. 4. 고객선택으로의 이행고객선택으로 이행하는 것은 우리가 논의한 다른 어떤 주제보다 중요할 것이다. 고객이 참여하려 하지 않는다면 경쟁을 도입하려는 노력은 미완일 뿐이다. 고객에 대한 교육은 매우 중요한데 이를 통해 고객이 고정가격을 제시하는 전력사업자 품에 계속 남지 않도록 하고 시장을 충분히 성숙시켜 고객이 혼란에 빠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먼저 대수용가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나중에 시장의 성숙 정도에 따라 소규모 고객으로 선택권을 확장시키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믿고 있다.5. 송전과 배전에 대한 규제 지속규제당국자는 배전과 송전부문의 독점기능에 대한 규제를 지속해야 한다. 이는 과거의 총괄원가(cost of service)방법에서 다양한 형태의 인센티브 요금제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일부 규제가 경쟁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6. 신뢰도 확보가장 뜨거운 쟁점 중에 하나가 경쟁시장에서 신뢰도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이다. 신뢰도는 네 개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데 첫째가 적절한 장·단기 공급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며, 둘째가 적정 예비용량을 확보하는 것이며, 셋째가 적절한 송전망을 보장하며, 넷째가 배전시설과 보수에 대한 충분한 투자를 확보하는 것이다. 마지막 문제는 과거 시장과 동일한 방법으로 배전 독점을 규제함으로써 처리가 가능하다. 단기적으로 적절한 공급능력과 예비용량을 확보하는 것은 거래제도 설계와 관련된 문제이다. 장기적으로 공급능력과 송전망을 확보하는 것은 훨씬 어려운 문제인데, 기본 개념은 공급이 하락하면 가격은 증가한다는 것이다. 즉 가격이 상승하면 신규 발전소와 송전망의 건설이 증가하고 이는 공급을 증대시켜 가격은 다시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경쟁시장을 믿는 사람이라면 이런 과정은 원활하게 일어날 것으로 본다. 그러나 건설을 반대하는 님비(NYMBY)문제나 가격변동에 따른 수익의 불확실성, 불확실한 건설에 대한 자금부족 등 새로운 발전소를 건설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또한 발전소를 짓는데 5년이 소요된다면 그 사이 고객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것이다.이에 대한 많은 대안들이 논의되었고 일부는 시행되기도 했다. 하나는 장기 설비용량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판매회사를 설립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못할 경우, ISO가 신뢰성 확보의 명목으로 발전소와 배전시설 건설을 계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세 번째 방법은 그냥 시장의 기능에 맡기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선 고객이 가격에 반응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가격이 매우 높게 상승했을 때 고객이 가격에 반응할 수 있는 시장구조라면 고객은 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전력을 소비하거나 발전사업자와 장기보장의 가격 계약을 체결할 것이다. 전력시장의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은 구조개편에서 제기된 문제 중 가장 불확실한 부분인 동시에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흥미진진한 분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