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전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실증연구센터 정치영 박사 연구진이 가상 공간 활용 기술과 인공지능 학습을 활용해 수소 연료전지의 핵심 소재인 카본 섬유지(CFP)의 미세구조를 분석하는데 성공했다. X선 컴퓨터 단층촬영과 3D U-Net 알고리즘을 결합하여 카본 섬유지의 미세구조와 물리적 특성을 분석하는 기술을 통해 압축 상태에서의 기공과 고체 구조를 98%의 예측 정확도로 분리하고, 구조적 특성을 디지털화하여 전기화학적 에너지 변환 및 저장 장치의 최적 설계에 기여할 수 있다.

카본 섬유지는 수소 연료전지의 스택에서 물 배출과 연료 공급을 돕는 핵심 소재이다. 탄소섬유, 바인더(접착제), 코팅제 등의 물질로 구성되는데, 사용하다 보면 물질의 배열 및 구조, 코팅 상태 등이 변화되어 연료전지의 성능을 저하시키게 된다. 때문에 연료전지의 상태 진단을 위해서는 카본 섬유지의 미세구조를 분석하는 것이 필수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카본 섬유지의 미세구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정확한 결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샘플을 파손한 후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정밀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존 분석방식의 단점을 해결하고자, 연구진은 X선 진단과 AI 기반의 이미지 학습모델을 활용하여 카본 섬유지의 미세구조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전자현미경 없이 X선 단층 촬영만으로도 정밀 분석할 수 있어 실시간에 가까운 상태 진단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카본 섬유지 샘플 200여 개에서 5000장의 이미지를 추출하여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학습시켰다. 이를 통해 학습된 모델은 탄소섬유, 바인더, 코팅제 등 카본 섬유지 구성 성분의 3차원 분포와 배치를 98% 이상의 높은 정확도로 예측했다. 이를 활용하면 초기 상태의 카본 섬유지와 현재 상태의 구성 변화를 확인할 수 있어 성능 저하의 원인을 즉시 파악할 수 있다.

카본 섬유지 샘플을 파쇄하고 전자현미경을 활용하는 기존 분석방식은 최소 2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연구진이 개발한 분석 모델을 활용하면 X선 단층 촬영장비 하나만으로도 수십 초 이내에 카본 섬유지의 열화 및 손상 부위와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이 기술은 X선 컴퓨터 단층촬영과 3D U-Net 알고리즘을 결합하여 카본 섬유지의 미세구조와 물리적 특성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압축 상태에서의 기공과 고체 구조를 98%의 예측 정확도로 분리하고, 구조적 특성을 디지털화하여 전기화학적 에너지 변환 및 저장 장치의 최적 설계에 기여한다.

카본 섬유지의 두께 및 테플론(PTFE) 함량, 압축 비율에 따라 기체 투과성, 전도도 등의 물리적 특성을 조사한 결과, 압축으로 인해 기공 및 고체 구조의 이방성(Anisotropy, 물체의 물리적 성질이 방향에 따라 다른 성질)이 증가하며, 이는 열 및 전기 전도도와 같은 중요한 수송 특성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바인더의 분포와 배향이 구조적 성질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카본 섬유지의 구조적 3D 성질이 전기화학적 장치의 성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도 분석했다. 구조적 형성 계수는 카본 섬유지의 두께와 압축 상태에 따라 변화를 보였는데, 이는 다양한 에너지 디바이스에서 기체, 열, 전기의 수송 특성을 최적화하는데 중요한 기초 데이터를 제공했다.

카본 섬유지는 전극, 다공성 전이층, 전류 집합체로 활용되며, 이를 위해 탄소섬유와 첨가제 바인더(탄소 충전재 및 PTFE)로 구성된 이질적인 재료로 제작된다. 이러한 혼합 재료는 장치 목적에 맞게 적절히 분포되어야 최적의 효율을 발휘할 수 있다.

기존의 2D 히스토그램 기반 Otsu 알고리즘 및 Boosted Tree 알고리즘은 탄소 충전재의 존재로 인해 임계값 설정에 오류를 일으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TensorFlow와 Geodict? Fiberfind 솔버를 활용한 3D U-Net 기반 형태학적 세분화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탄소섬유와 첨가제 바인더를 정확히 구분하는 머신러닝 기반 분할 기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밀리미터(㎜) 스케일의 샘플을 프로세싱(processing) 시간 수십 초 단위에서 수행 가능한 기술로 ‘TRL 4’ 단계에 있다. 현재 연구진은 초해상도(super-resolution) 모델을 통해 수 센티미터(㎝) 스케일의 샘플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향후 이 기술은 수소 연료전지, 수전해 및 흐름전지의 GDL(Gas Diffusion Layer, 기체확산층), GDE(Gas Diffusion Electrode, 가스확산전극), PTL(Prous Transport Layer, 다공성 수송층)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한편, 이 연구는 2024년 10월 에너지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Applied Energy』(IF 10.1, JCR Chemical Engineering 분야 상위 5% 이내)에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책임자인 정치영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가상 공간을 활용한 분석 기술을 AI 기술과 접목하여 향상시키고, 에너지 소재의 구조와 특성 간의 관계를 명확히 규명해 실질적인 할용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이차전지, 수전해 등 관련 분야에서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