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전기

구리는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 전선 및 전기 관련 장비에 널리 사용된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전기 시스템 부품과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이며,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 등 신재생에너지 부품에도 사용된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12번째로 큰 구리 생산국으로, 전 세계에 운영 중인 709개의 구리광산 중 39개가 캐나다에 있다. 캐나다 광산업체들은 내수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발히 채굴을 진행 중이며, 상당량의 구리를 회수하고 재활용하는 산업도 체계적으로 유지 중이다. 구리 산업은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캐나다와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간의 협력 가능성을 크게 열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전력망 확대와 전기차 같은 청정에너지 기술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구리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리는 재활용 과정에서 화학적, 물리적 특성이 변질되거나 손실되지 않는 몇 안 되는 원료로서, 지속 가능성 및 폐기물 최소화에도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국제구리연구기구(International Copper Study Group)>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구리 소비량의 약 33%가 재활용 구리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구리(Cu) 광석은 화산 활동과 같은 지질학적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데, 여러 광물의 다양한 화학적 조성으로 구리를 함유한 화합물이 생성된다. 대표적인 광석으로 황동석(CuFeS2), 휘동광(Cu2S), 반동광(Cu5FeS4) 등이 있다. 주요 광석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황동석(CuFeS2): 가장 흔하고 널리 분포되어 있는 구리 광석으로 구리, 철, 황의 화합물로 구성되어 있다. 구리 함량은 약 34.5%. 황동색 또는 황금색 결정이나 입자의 형태를 띠며,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 휘동광(Cu2S): 구리와 황으로 이루어진 화합물로 구리의 순도가 약 79.8%로 매우 높다. 오래된 광산에서 주로 발견되는 순수한 형태의 구리 광석으로, 고품질의 구리 추출에 유리하다.

▶ 동람(CuS): 구리와 황으로 이루어진 화합물로, 다른 구리 광석의 화학적 변화로 인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구리 순도는 약 66.5%.

▶ 반동광(Cu5FeS4): 구리, 철, 황이 결합된 화합물로, 화산 관련 지질구조에서 주로 발견된다. 구리 순도는 약 35%이며, 철을 함유하고 있어 추출 시 추가적인 처리가 필요하다.

▶ 공작석(Cu2CO3(OH)2): 구리, 탄소, 산소, 수소가 결합된 화합물로, 구리 광석의 표면에 산화가 일어나며 형성되는 2차 광물이다. 구리 순도는 약 40%이며, 특유의 녹색을 띠어 장식용으로도 가치가 높다.

구리의 채굴 및 추출에는 광산의 종류와 위치에 따라 노천채광, 지하채광, 현장 침출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된다. 광석에서 구리를 추출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 채광(채굴): 구리 광석이 매장된 곳에서 광석을 채광한 뒤, 품질에 따라 광산을 굴착하거나 지표에서 광석을 채취한다.

▶ 선광: 광석에 포함된 구리 이외의 다른 광물이나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이다. 광석을 분쇄하여 크기를 줄인 후 부유선광, 침출, 전기선광 등의 방법으로 불순물을 제거한다.

▶ 침출: 선광된 광석을 황산 용액에 담가 구리를 녹이는 공정이다. 광석의 품질과 경제성을 고려하여 힙 침출, 리액터 침출, 펌프 침출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 정제: 침출 공정으로 얻은 구리 용액을 전기분해하여 구리 금속을 얻는 공정이다. 구리 용액을 양극과 음극 사이에 넣고 전류를 흘려주어, 구리 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하여 구리 금속으로 석출되는 원리를 이용한다.

▶ 제련: 제련은 구리 금속을 녹이고 불순물을 제거한 뒤 다시 응고시키는 과정이다. 정제된 구리 금속은 순도가 99.9% 이상인 경우가 많지만, 일부 불순물이 남아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제련 공정을 통해 순도를 높인다.

대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순수한 구리 금속을 얻을 수 있는데, 구리 광석의 품질에 따라 각 단계의 공정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한편, 최근에는 환경을 고려하여 친환경적인 공정을 개발하려는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다.

구리 광석 매장량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주요 생산국은 칠레, 페루, 중국, 콩고민주공화국(DRC), 미국, 호주 등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구리광산이 존재하지 않는다. 1975년에 1만 톤(t)의 구리 광석을 생산한 적이 있으나, 1992년 이후 폐광되어 현재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구리 광석의 주요 글로벌 유통 지역은 다음과 같다.

▶ 칠레: 세계 최대의 구리 생산국으로 안데스 지역, 특히 아타카마 사막과 같은 북부 지역에 막대한 구리 매장지가 있다.

▶ 미국: 애리조나, 유타 등 서부의 주(州)에 상당한 구리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유타의 빙엄 캐니언 광산은 세계에서 가장 큰 노천 구리광산 중 하나다.

▶ 호주: 퀸즐랜드, 뉴사우스웨일스, 남호주 등 다양한 지역에 상당량의 구리 매장지가 있다. 남호주의 올림픽댐 광산은 세계 최대 구리광산 중 하나다.

캐나다는 금, 니켈, 우라늄, 석탄, 리튬, 동광(구리 광석) 등 광물 자원이 풍부한 나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광물 생산국 중 하나다. 약 9억 톤에 달하는 구리광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황화광(Sulphide Ore)과 화강암성 광맥에서 특히 풍부하게 채굴된다.

<글로벌 데이터(Global Data)>에 따르면 ’23년 기준 캐나다는 세계에서 12번째로 큰 구리 생산국으로, 전년 대비 생산량이 약 1% 증가했다. ’22년까지 5년간 구리 생산량은 연평균 0.83% 감소했지만, 향후 5년 동안은 연평균 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구리 생산량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생산 문제 및 지연 발생, 광산 수명으로 인한 추가 비용 발생, 구리 가격 변동, 환경 규제 강화 등이 꼽힌다.

’23년 캐나다의 구리 수출은 전년 대비 0.51% 증가했으며, 가장 많은 양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향후 캐나다의 구리 시장 규모는 약 46억1,690만 달러로 예상되며, 수출은 연평균 1.5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3년 기준, 전 세계에 운영 중인 709개의 구리광산 중 39개가 캐나다에 있다. 그중 브리티시 컬럼비아가 전체 생산량의 53%를 차지하며, ’22년에는 총 11만9천 톤의 구리를 생산했다. 그 외에 온타리오, 뉴펀들랜드, 퀘벡 등지에서도 많은 구리 채굴량을 자랑한다.

캐나다 광산업체들은 내수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발히 채굴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앙아메리카 파나마에 위치한 대형 구리광산인 ‘꼬브레 파나마(Cobre Panamá)’가 있다. 이 광산의 90%는 캐나다 회사인 ‘First Quantum Minerals’가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10%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소유하고 있다. 꼬브레 파나마는 지난 10년간 개발된 구리광산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연간 35만 톤의 구리와 3,500톤의 몰리브덴을 35년 이상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22년 캐나다의 구리 광석 및 농축물 수출 규모는 34억 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국은 중국(36.6%)과 일본(27.6%)이었으며, 한국(15.9%)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수입 규모는 9억8945만 달러로 집계되었다. 가장 큰 수입국은 미국(51.9%)이었고, 멕시코(22.1%)와 파나마(13.9%)가 그 뒤를 이었다.

캐나다의 대표적인 구리 광산업체인 테크리소스(Teck Resources), 퍼스트 퀀텀 미네랄즈(Frist Quantum Minerals), 허드베이 미네랄즈(Hudbay Minerals)는 구리 원석을 채굴하여 국내외로 공급하고 있다. 채굴된 구리 원석은 분쇄, 농축, 제련, 정련 등의 과정을 거쳐 금속 및 합금 형태로 생산된다. 특히 캐나다 최대 구리 생산업체 중 하나인 테크리소스는 하일랜드 밸리 구리광산을 비롯한 여러 광산에서 채굴한 뒤 구리 금속부터 합금까지 고순도 구리 제품을 생산한다.

일련의 가공 과정을 거친 구리 금속과 합금은 반제품으로 변환되며, 압연, 주조, 단조 등의 방법을 통해 전선, 파이프, 시트, 튜브 등으로 제조된다. 전선 제조업체와 배관업체 등에서 구리를 가공한 뒤 전선 및 케이블, 전기차 및 배터리, 건설 및 배관, 전자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종합 비철금속 제련업체인 고려아연이 「2024 인터배터리」에서 사용후 배터리로부터 원재료를 확보하는 재활용 기술로 생산한 동박을 선보였다.

구리는 재활용이 가능한 금속이다. 재활용된 구리는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데 재사용되며, 이는 자원 절약과 환경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캐나다는 체계적인 구리 재활용 산업을 유지 중이며, 퀘벡에 소재한 제련소와 정련소에서 상당량의 구리를 회수하고 재활용하고 있다.

캐나다 구리 재활용 시장은 ’23년에 약 4억277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연평균 성장률 6.2%를 보이며 ’30년까지 6억53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황동 제조업체가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렸는데 향후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리 재활용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전기차와 재생 가능 에너지 등에서의 수요 증가로 중요한 원자재 공급원이 되고 있다.

이처럼 에너지 관련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구리가 ‘넷제로(Net-zero)’ 목표 달성의 핵심 금속으로 각광을 받는 분위기는 캐나다 같은 자원 부국(富國)에게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우리나라는 캐나다와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토론토무역관 김재인 담당자는 “구리 산업이 캐나다와 한국 양국 간의 협력 가능성을 크게 열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구리 가공 및 전선, 배터리 제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캐나다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한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된 구리 수요는 한국의 강력한 전기차 배터리 산업과 맞물려 있으며, 이에 대한 협력은 두 나라의 경제적 상생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구리 재활용 기술에 대한 협력도 기대해볼 수 있다. 캐나다는 재활용된 구리의 회수와 재활용에 대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한국은 구리 재활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양국이 협력한다면 지속 가능한 구리 순환 경제 모델을 구축하여 양국의 경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