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전기

지난해 국내 전기기기 생산은 ’23년 대비 약 0.8% 증가했으며, 올해도 한전 및 발전사 노후 설비 교체, 신재생에너지 투자 및 송배전 확충 계획 등에 힘입어 약 0.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AI 데이터센터 증가, 신흥국 경제 성장 및 도시화 등에 따른 신규 발전원 설치가 증가하면서 전기기기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초고압 및 중저압 변압기의 미국발 호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25년 국내경제는 내수 경기 회복 지연 속에 높은 외수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약 1.7%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은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던 전년도의 기저효과로 약 2.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효자 품목인 반도체가 전체 수출 경기를 견인 중이지만, ’24년 11월 반도체(MTI 831) 수출증가율(전년 동월 대비 30.8%)은 지난 1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이 모두 감소세로 전환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4년 국내 전기기기 생산은 ’23년 대비 약 0.8% 증가한 45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그룹사 투자 집행계획 금액 중 송배전 관련 비용은 지난해 대비 15.8% 상승했다. 그러나 한국전력공사가 발표한 지난해 발주계획 금액은 ’23년 대비 7.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4년 하반기 약 3830억원 규모의 국가철도공단 전철 전력 개량사업 신규 발주 건 등으로 인해 ’23년에 대비하여 전기기기 생산량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년 국내 전기기기 수출은 ’23년 대비 3.0% 증가하여 약 155억 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 증가품목(백만불, yoy%)은 제어반 부분품(228, 182.0), 변성기(22, 153.1), 고압 개폐기 및 차단기(541, 77.0), 유입식 변압기(1,666, 63.7), 고압케이블(1,144, 36.1) 등이었다.

주요 수출 감소품목(백만불, yoy%)은 태양광 모듈(122, -87.4), 인버터(193, -58.5), 고압배전반(78, -49.6), 광케이블(81, -39.4), 배전 보드(270, -26.9), 프로그램 가능한 제어기(133, -21.7) 등이었다.

주요 수출국은 미국, 중국,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순으로, 미국은 5년 연속 1순위 수출국을 유지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순위가 세 계단 상승(7위→4위)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전체에서 ’23년 대비 10.7% 감소했고, 중동은 ’23년 대비 55.5% 증가, 아프리카 지역은 ’23년 대비 241.2% 증가했다.

’25년 전기기기 생산은 0.8% 증가한 45.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 침체, 건설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전 및 발전사 노후 설비 교체, 신재생에너지 투자 및 송배전 확충 계획 등에 힘입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 태양광 시장 둔화, 정부 SOC 예산안 감소, 고환율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은 전기기기 생산에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4.5% 증가하여 16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 증가, 신흥국 경제 성장 및 도시화, 히트펌프·전기차 확대 등으로 인한 전력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따른 신규 발전원 설치에 맞춰 송전용량 확대를 위한 투자비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초고압 및 중저압 변압기의 미국발 호황은 지속될 전망이지만, 부분품 수입 비중이 높은 전동기 품목 등은 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

수입은 4.9% 증가한 17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FTA에 따른 관세 철폐로 인해 중국산 발전기 품목의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베트남으로부터의 전선류 수입 증가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로 인하여 무역수지는 약 10억 달러 적자로 ’24년 대비 적자폭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4년 글로벌 전력수요는 약 4% 증가했으며, 전력시장 규모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미국: 반도체 공장 및 AI 데이터센터 증가, 전기차 보급 증가, 리쇼어링(Reshoring) 등의 요인으로 전체 전력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인프라법(IIJA, ’21년)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22년)이 연이어 시행되면서 고용량 전력망 설치 및 전력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인 전력 인프라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한편, 전력망 확대에 대한 높은 수요와 관련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 중국: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인하여 ’23년 중반에 전력 소비 증가율이 다소 감소했었다. 그러나 태양광 발전,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의 급격한 증가와 관련된 소재의 집약적인 처리, 5G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확정, 중국 시장에서의 강력한 전기차 수요 등의 요인으로 인하여 전력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EU: ’22년과 ’23년에 전력 소비가 감소했으나 ’24년 상반기에 에너지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이전에 운용을 축소했던 여러 산업이 재가동되어 성장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수요 회복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지난 ’23년 한국전력공사에서 발표한 「제10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에 따라 송·변전 설비 투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전력그룹사 투자비 집행계획에서 송·변전 부문 투자 증가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반면 국내 태양광 시장의 둔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4년 국내 태양광 시장은 전년 대비 15% 감소한 2.5~3.0GW에 그쳤으며, ’25년에도 비슷한 수준인 2.5GW 용량이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태양광 발전은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1)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다. 모듈 등 태양광 프로젝트 건설 단가는 매년 떨어지고 있으나, 인허가 및 민원 비용 등 건설 전 행정비용을 해결해야 태양광 발전단가를 낮출 수 있다. 국내 태양광 발전단가가 글로벌 수준으로 하락하지 않을 경우, 수요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모델에 기반하여 예측했을 때, 국내 태양광 발전은 ’38년에 이르러야 킬로와트(kWh)당 110원대에 진입하며 그리드 패리티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IRA 시행에 따른 미국 현지 생산이 증가하고 유럽지역으로의 수출은 감소하면서 태양전지 및 모듈 수출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또한 정부의 SOC 예산안이 ’24년 264,422억원에서 ’25년 254,825억원으로 감소하면서 전기기기 생산도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노르웨이 신재생에너지 전력망 확충 및 노후화된 설비 교체를 위해 2029년까지 3300억원 규모의 420kV 초고압 변압기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제공: 효성중공업)

’22년 3억8,407만 달러(35.1% yoy)였던 초고압 변압기 수출액이 미국 수출증가에 기인하여 ’23년에는 6억8,341만 달러(77.9% yoy)로 대폭 증가했다. ’24년에도 9억2,993만 달러(43.9% yoy)로 확대되었으며, 미국으로의 초고압 변압기 수출 비중 증가세는 향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저압 변압기의 미국 수출 비중 역시 ’22년 56.6%에서 ’23년 88.0%로 상승, ’24년에는 90%를 상회했다. 미국에서 수입하는 한국산 저압 변압기 수입 비중도 ’22년 6.8%에서 ’24년 4월 누계 기준 27.2%로 확대되었다.

▶ LS ELECTRIC: 현재 ’27~’28년 납품 예정인 초고압 변압기 수주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해 5월 초고압 변압기 생산설비 증설 및 KOC전기 인수를 진행하여

’25년 10월에는 생산 능력이 약 8,000억원(KOC전기 1,000억원 포함)으로 기존 대비 약 4배 증가할 전망이다.

▶ HD현대일렉트릭: 최근 북미법인 공장을 증축하고 울산공장 레이아웃 변경 및 변압기 철심공장을 신축하는 등 연간 2,200억원(미국 800억원 + 국내 1,400억원) 매출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설비 증설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총 생산 능력은 10~20% 증가가 예상되며, 리드 타임에 따른 본격적인 증설 효과는 ’26년부터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 효성중공업: ’24년 6월에 미국 공장을 증설했다. ’26년부터 초고압 변압기 생산량이 점진적으로 확대되어 ’27년에는 생산 능력이 4억 달러로 기존의 2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창원) 초고압 변압기 공장 증설 계획(기존의 10%)을 더하면 ’27년 말경에는 국내외(국내+미국+중국) 전체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이 지금보다 약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일진전기: 최근 홍성공장 생산설비 증설이 완료되었다. ’26년까지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이 4,330억원(기존 2,600억원 대비 67%↑), 초고압 케이블은 6,200억원(기존 3,800억원 대비 63%↑)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리드 타임을 고려하면 증설 효과는 ’25년 하반기부터 나타나며 ’26년에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진전기는 2019년 쿠웨이트 정부가 발주한‘알 무틀라(Al-Mutlaa)’신도시 400kV 프로젝트에 중전기기 및 전력 케이블을 턴키로 수주하여 납품 완료했다. (출처: 일진전기)

유럽연합은 전체 전력망의 약 30%가 설치된 지 40년 이상 될 정도로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다. EU 환경정책 패키지인 『Fit for 55』2)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에너지 효율 강화, 전기차 보급 확대 등을 위한 전력망 구축이 필요하다.

초고압 변압기 수출 상위 대상 국가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중 특히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 미래 신도시 건설을 추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출 대상국으로, 2020년부터 두 자릿수의 수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AI 서버를 적용한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는 연평균 26~28%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24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57GW를 기록했는데, ’28년에는 93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량은 4.5GW에서 14.0~18.7GW로 상승하고, 데이터센터에서 AI 업무로 인한 전력 소비 비중은 ’24년 8%에서 ’28년 15~20%로 상승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발표에 따르면, ’26년에는 AI 학습 및 서비스에 쓰이는 전력 소모량이 캐나다나 일본의 1년 국가전력 소비량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망을 구축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전력 인프라 확대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