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중심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을 기조로 한 산업 패러다임이 자리 잡았다. 10월 16일(수)부터 18일(금)까지 사흘간 서울 코엑스 A홀에서 개최된 『그린 비즈니스 위크 2024(Green Business Week 2024)』에서는 ‘For Earth, for us, for future’(지구를 위해, 우리를 위해, 미래를 위해)를 주제로 <원자력 산업 전시회> <신재생에너지 산업 전시회> <친환경 운·수송 산업 전시회> 등 3개 영역별 산업 기술의 진화 양상을 선보였다.
취재 편집부
자료 GBW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파운드리 회사로서 현재 다양한 SMR 혁신 설계와 제작 기술을 개발 중이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로부터 지구를 구하기 위해 에너지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수소,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등 청정에너지가 구현하는 새로운 경제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쟁탈하려는 치열한 경제 전쟁의 현장이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 대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신에너지 그리고 원자력에너지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그린’이라는 단어를 빼면 제품을 생산하고 팔기 어려운 시대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산유국조차도 석유 이후를 대비해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석유·석탄 같은 화석연료 사용이 줄어드는 대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신에너지는 물론 원전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은 저탄소 친환경 발전으로의 전환을 촉진시켰고 배터리, 배터리 소재, 충전 인프라 등 연관 산업의 확장을 불러 왔다.
이런 변화의 흐름에 주목해 행사 주최측은 201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소 엑스포』를 개최한데 이어 2020년과 2021년에는 『그린 뉴딜 엑스포』로 발전시켰다. 지난해부터는 탄소중립 녹색성장 산업을 포괄하는 의미를 담아 『그린 비즈니스 위크』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유일의 대형원전 주기기 제작 기업의 면보를 보여준 두산에너빌리티 부스
차세대 터빈인 수소터빈 모형. 두산은 수소와 가스를 반반씩 섞어 연소시키는 수소터빈 개발을 내년에 완료할 계획이고, 100% 수소로만 전기를 만들어 내는 수소터빈은 2027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한수원 등 국내 원자력업계가 개발 중인 i-SMR 모형
3개 영역별 전시에 150여 개사 450부스 규모
국회수소경제포럼이 주최한 『그린 비즈니스 위크 2024』에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참여해 에너지 솔루션과 로드맵을 소개하는 부스가 마련됐다. <원자력 산업 전시회(K-Nuclear Expo)>, <신재생에너지 산업 전시회(New Renewable Energy Expo)>, <친환경 운·수송 산업 전시회(Eco Transport Expo)> 등 3개 영역별 전시에 150여 개사가 450부스 규모로 조성됐다.
최근 국내 최초로 완전 피동형 소형모듈원전‘SMART100’에 대한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한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스
K-Nuclear Expo
<원자력 산업 전시회>에서는 ▷원전 설계 및 엔지니어링, 상용 원전 및 연구용 연구로 건설 등 원전 설비 및 기술 ▷원전 연료 제조 및 관련 설비, 계측·제어 설비 및 기기, 감속재, 원자력 재료, NSSS 계통 설비 및 기기 등 원자력 기자재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각광 받고 있는 SMR 관련 기술 ▷폐기물 처리·정화 설비 기기, 방사능 측정·관리·방호 설비 기기 등 방사선 안전 관련 장비 및 시스템 ▷스마트그리드 및 관련 기자재, 송·변전 계통(전선류/변압기 등)의 전기전자통신 ▷기타 원자력 관련 품목 등이 전시되었다.
연구 장치나 전력 기기 설계의 안전도를 시험해볼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 및 해석 플랫폼을 제공하는 태성에스엔이
▶두산에너빌리티(이하 두산) 두산은 한국 유일의 대형원전 주기기(원자로·증기발생기·터빈발전기 등 핵심 기기) 제작 기업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전면에 배치한 ‘APR-1400’(모형)은 소재 생산, 기기 설계 및 제작, 그리고 유지보수를 위한 서비스 분야까지 원전산업 전과정에 걸쳐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두산의 능력을 상징하는 제품으로 신한울 3·4호기, UAE 바라카 원전 1~4호기 등에 적용되었다.
삼성SDI는 초격차 기술력를 바탕으로 배터리 시장을 이끌어 나갈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한수원은 원자력, 수력, 양수발전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로 국내 전력의 약 30%를 생산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발전회사이다. 한수원의 주도로 국내 원자력업계가 개발 중인 i-SMR은 모듈 간 출력조합으로 높은 수준의 유연성을 보유했다. 1모듈 170MWe에서 8모듈 1360MWe까지 유연한 출력 옵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전력공급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에 지역난방(온수공급), 해수 담수화, 수소 생산 등 다목적으로 활용도 가능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최근 국내 최초로 완전 피동형 소형모듈원전 ‘SMART100(스마트 100)’에 대한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했다. 스마트 1기만 있어도 인구 10만명 도시에 전기와 담수를 공급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며, 모든 원전 설비가 용기 하나에 모여 있어 기존 대형 원자로에 비해 초기 건설 비용도 적다.
지난달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신청 5년 만에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한 ‘스마트100’은 기존 스마트보다 늘어난 110M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또 능동계통과 피동계통이 혼합되어 있던 스마트와 달리, 완전 피동형이어서 사고 발생 시 운전원이 별도로 제어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안전장치가 가동된다. 2011년 후쿠시마 지진으로 발생한 원전 사고와 같은 방사능 유출을 예방하기 위해 지진 시 자동정지 설비도 보완됐다.
에너지 효율화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 HD 현대일렉트릭 부스
▶태성에스엔이(TSNE) 컴퓨터 시뮬레이션 전문 기업 태성에스엔이는 실제 연구 장치나 전력 기기를 구축하는 데 앞서 설계의 안전도를 시험해볼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 및 해석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에너지 분야의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플랫폼을 선보였다. 태성에스엔이는 이미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연구원 등과 협력해 원자로 구동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다.
LG그룹에서는 LG전자와 LG화학이 참여해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New Renewable Energy Expo
<신재생에너지 산업 전시회>에서는 ▷태양광 에너지 소재 및 부품, 셀·모듈, 장비, 주변기기 및 시스템, 설계시공 ▷에너지 저장 기술, 에너지 저장 시스템 부품 및 설비, 배터리 생산 기술 및 플랜트, 에너지 저장 시스템, 스마트그리드 등 ESS의 모든 것 ▷수소 생산(수전해, 탄소포집 등), 수소 저장 및 운송(수소 충전소, 수소 탱크 등), 수소 활용(모빌리티, 연료 전지 등) 등 수소 관련 사업 ▷풍력발전기 설비 및 장비, 풍력에너지 연구 개발, 관련 부품 및 소재 등 풍력에너지 ▷배터리 및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등 핵심 소재 기술 ▷기타 신재생에너지 관련 품목 등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전기차 배터리, 수소,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CCS(탄소포집저장), 액침냉각 기술부터 에너지 솔루션 등 SK그룹의 에너지 솔루션 포트폴리오가 공개된 SK 부스
▶삼성SDI 삼성SDI는 업계 최고 에너지 밀도 전고체 배터리 양산 준비 로드맵과 초급속 충전, 초장수명 등 배터리 ‘초격차 기술력’를 바탕으로 배터리 시장을 이끌어 나갈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존’에서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를 앞세웠고, 2025년 초 양산할 계획인 차세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는 ‘소형 배터리 존’에 전시되었다. ‘ESS용 배터리 존’에서는 차세대 ESS용 배터리 솔루션 ‘SBB 1.5’ 등을 소개했다. 이외에도 데이터센터 증가로 인해 최근 각광 받고 있는 UPS용 고출력 배터리도 공개했다.
GS 풍력발전 부스에서는‘풍력 발전량 예측 기술’을 소개했다.
▶POSCO 포스코는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하이렉스(HyREX)’와, 하이렉스 상용화 전까지 저탄소 철강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탄소저감 브릿지(Bridge) 기술’을 선보였다. 2030년까지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상용화한 뒤 이를 바탕으로 2050년까지 포항·광양 제철소의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인투코어테크놀로지㈜는 독자적인 플라즈마 발생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HD 현대일렉트릭 이번 전시회의 부스 한편에서는 UL인증 MC, MCCB, ACB 등 배전기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고, 또 한편에서는 에너지 효율 관리 솔루션인 CEMS(Complex Energy Management System) 등을 전시했다.
HD 현대일렉트릭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SF6(육불화황) 가스 대신 노벡(NOVEC) 가스를 적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99%가량 줄인 145kV 친환경 고압차단기(GIS) 개발로 『2024 그린비즈니스위크』에서 탄소중립 부문 대상을 수여했다.
‘아이오닉 5’는 항속형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하여 1회 충전 시 485km까지 주행 가능하다.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으로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으며, 급속 충전기(350kW) 사용 시 18분 이내에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 가능하다.
▶LG그룹 LG그룹에서는 LG전자와 LG화학이 참여해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LG화학은 LETZero, RE:UP, RE:SOBAN 등을 전시했으며, LG전자는 멀티V i 실외기, 멀티V S 주거용 실외기 및 프리미엄 1 Way, 주거용 프리미엄 환기 및 스마트 디퓨저, 에어로 퍼니처, 틔운 미니 등을 선보였다. 주력상품인 휘센 시스템 에어컨 ‘멀티V I’는 고성능 AI 엔진을 통해 사람이 없을 땐 알아서 절전하고, 상황에 따라 냉방 세기를 스스로 조절해 전기를 아껴준다.
1회 충전 시 315km까지 주행 가능하며, 급속 충전기(120kW급) 사용 시 30분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정차 상황에서 출발 시 전/후방 장애물이 가까이 있을 때 운전자가 악셀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오인하여 급조작하는 경우 가속 제한 및 긴급제동을 통해 충돌 피해를 경감시키는 기능이 있다.
▶SK SK는 여러 계열사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리더십을 강화하는 중이다. 4대 핵심 사업인 첨단 소재, 그린, 디지털,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수소,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CCS(탄소포집저장), 액침냉각 기술부터 에너지 솔루션까지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 SK이노베이션, SK E&S이 보유한 에너지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GS 풍력발전 바람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면 공급 과잉과 공급 부족이 번갈아 나타나는데, 이 같은 문제의 대안으로 GS E&R은 풍력 발전소가 구축된 지역을 대상으로 특화 데이터와 기계·전기 특성을 고려한 AI 예측 솔루션 ‘풍력 발전량 예측 기술’을 개발했다. 또 기상 정보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예측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좁은 지역의 대기 변화를 복잡한 물리 방정식을 통해 수치화하고 풍속, 온도, 기압 등 다양한 기상 변수를 산출해 예측 정보로 활용한다. 오차율은 10% 이내로 대기모형 예보 기반 풍력 발전량 예측 장치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인투코어테크놀로지㈜ 플라즈마 전문 기업인 인투코어테크놀로지는 유도 결합 플라즈마(ICP) 활용을 통한 고효율 열화학 반응을 통해 기존 플라즈마 기술 대비 에너지 전환 효율성과 안정성을 확보했다. 바이오가스 및 신재생 전력 활용을 통한 고부가가치 합성가스 생산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 이러한 대용량 고효율의 플라즈마 기술은 반도체, 환경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부스
Eco Transport Expo
<친환경 운·수송 산업 전시회>에서는 ▷순수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수소선박, 친환경 항공, 우주발사체 등 현실로 다가온 미래 모빌리티 등의 친환경 교통수단 ▷실시간 교통정보 시스템, 차량 공유 시스템, 대중교통수단 혁신기술 등 저탄소형 스마트 교통시스템 ▷트램, PM(Personal Mobility) 전기 킥보드, 전기 자전거, 전기 스쿠터 등 신교통수단 ▷전기화물차, 로봇 물류, 스마트 물류센터 등 탄소배출 저감형 물류체계 등을 선보였다.
제주에서‘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실증 지원사업’을 수행 중인 모비와 제주 농가에서 사용되는 전기운반차 ‘모앙보이’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은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차를 출시하고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론칭해 시장을 확대하고,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전시회에서 자사의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5’와 ‘캐스퍼 일렉트릭’을 선보였으며, 부스 한켠에 참관객을 위한 <EV Lab>을 조성해 전기차 구매에 대한 팁부터 충전 관리, 차량 점검 서비스 등을 소개했다.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벌은 국내 수출기업을 위해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SK E&S와 일진그룹과의 협력으로 풍력발전단지에서 국내 최초로 민간 직접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했으며, 향후 양산 에덴밸리 풍력, 포항 풍력 등 다양한 사업에서 민간 PPA를 체결할 계획이며, 2030년까지 500MW 규모의 풍력 자산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비 제주에 자리 잡은 그린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 모비(mobi)는 폐배터리를 사용해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모비는 2021년부터 제주테크노파크의 지원을 받아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실증 지원사업’을 수행 중이며, 최근에는 제주 농가 지역에서 자주 사용되는 경운기를 대체할 전기운반차 ‘모앙보이’를 실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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