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연-UNIST 공동 연구팀, 전고체 전지 설계하는 범용적 방법론 제시 세계 최초로 전고체 전지 설계 방법론 & 툴킷 개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울산차세대전지연구개발센터 김진수 박사, 울산과학기술원(이하 UNIST) 정성균 교수 연구팀이 고에너지밀도 전고체 전지를 구현하기 위한 설계 방법론과 범용 설계 툴킷(Tool kit) ‘SolidXCell’을 공동 개발하고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순수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제시한 이 방법론은 그간 기준점 없이 연구되어온 전지 설계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했다.
정리 편집부 제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전고체 전지는 리튬이온전지의 단점으로 제기되는 인화성의 액체 전해질 대신 비인화성의 고체 전해질을 활용하여 화재의 위험에서 안전한 이차전지다. 또한 효율적인 셀과 시스템 구조 설계를 통해 에너지밀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널리 연구되고 있다. 최근까지 전고체 전지와 관련한 활발한 기초 연구에서 다수 성과가 창출되었다. 하지만 전지의 전극과 셀을 설계하기 위한 과학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주로 연구자의 경험에 의존하여 소재를 조합하고 설계 인자를 제어하는 연구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처럼 비효율적인 연구를 해결하기 위해 전극의 설계 조건을 균형 임계값, 투과 임계값, 부하 임계값으로 정의하고, 이를 통해 세계 최초로 전고체 전지를 설계하는 범용적 방법론을 제시했다. 이 방법론을 기반으로 제작된 310Wh/kg급 파우치형 셀은 상용 리튬전지를 뛰어넘는 에너지밀도를 나타내어 공인 시험기관의 인증을 획득하여 성과의 우수성을 증명했다.
에너지밀도 높은 파우치형 전고체 전지 적층셀 제작 성공 전고체 전지는 복합 양극, 음극, 고체 전해질로 구성되는데, 양극을 구성하는 입자가 촘촘할수록 에너지밀도가 올라간다. 이에 연구진은 입자가 최고밀도로 구성되는 입방 최조밀(Cubic Closest Pack, CCP)1) 구조를 기반으로 고체 전해질이 입자 간의 공간을 메꾸는 표준 비율을 ‘균형 임계값’으로 정의했다. 균형 임계값에서 양극 입자는 74%, 고체 전해질은 26%의 부피 비율을 가지며, 이 값을 기준으로 비율을 조정하면 에너지밀도와 출력밀도 사이의 설계 방향을 정할 수 있다.
복합 양극에서 리튬 이온을 흐리게 하는 최소 밀도 조건도 설정했다. 연구진은 양극 입자와 고체 전해질이 복합된 입자끼리 서로 맞닿는 밀도를 ‘투과 임계값’으로 정의했다. 이 조건에서 복합입자 사이의 공간은 26% 이하여야 하며, 이보다 많은 경우에는 입자끼리 맞닿지 못해 이온이 흐르지 않고 전지가 작동할 수 없다.
연구진은 또 양극 내에서 전압이 감소하는 특정 조건을 계산해 전극의 두께를 설계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전극의 두께는 저항에 의한 전압 강하와 전류의 밀도에 따라 설계되는데, 연구진은 전압 강하가 100mV(밀리볼트) 이내로 발생하는 조합 조건을 이상적인 모델로 보고 이를 ‘부하 임계값’으로 정의했다. 이 조건은 다양한 소재를 조합하고 전극을 설계할 때 극판 두께를 최적화하는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고안된 설계 방법론을 적용해 0.5Ah(암페어시)의 용량에서 310Wh/kg(킬로그램당 와트시)의 높은 에너지밀도를 갖는(상용 리튬이온전지의 에너지밀도는 최대 250Wh/kg 수준이다) 파우치형 전고체 전지 적층셀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제작된 셀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공식 시험 인증을 획득했다.
누구나 쉽게 전고체 전지 설계할 수 있는 디자인 플랫폼, SolidXCell 연구진은 개발한 설계 방법론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전고체 전지 설계 툴킷 ‘SolidXCell’도 함께 개발했다. ‘SolidXCell’은 다중 스케일과 다중 인자 기반의 복잡한 전고체 전지 설계를 직관적이고 체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디자인 플랫폼이다.
연구진은 일반 연구자들이 전고체 전지 설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이 툴킷을 논문의 보충자료로 무상배포 중이다. 이번 공동 연구를 주도한 에너지연 김진수 박사와 UNIST 정성균 교수는 “많은 연구자들이 전고체 전지의 효율적인 설계를 통해 유의미한 성능 향상을 촉진하며 현재의 기술 장벽을 뛰어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2024년 7월, 저명한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4.7)』에 게재됐다. 논문의 영어 제목은 「Advanced parametrization for the production of high-energy solid-state lithium pouch cells containing polymer electrolytes」다. 이원미·이주호·유태균(이하 에너지연 울산차세대전지연구개발센터)이 주저자이며 김형종(UNIST), 김민경·장성빈·김주희·한유진·최성훈·최신호·김태희·박상훈·진우영·송규진·서동화(이하 에너지연 울산차세대전지연구개발센터)가 공동저자이다. 정성균 교수와 김진수 박사는 교신저자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공동 연구팀은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울산광역시의 지원을 통해 국내 최초의 차세대 배터리 실증화를 지원하는 ‘차세대 이차전지 상용화 지원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관련 기업에 전고체 전지, 리튬금속 전지, 리튬황 전지의 프로토타입을 제조하고 평가·분석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할 예정이다.
1) 정육면체 구조 안에 입자를 가장 조밀하게 구성하는 형태. 정육면체를 구성하는 6개의 면에 원자가 1/2개씩 위치하며, 8개의 꼭짓점에 원자가 1/8개씩 위치한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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