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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1』 고체산화물 수전해 전지 스택 제조 기술 ‘국산화’ 성공
2024년 5월 22일 (수) 00:00:00 |   지면 발행 ( 2024년 5월호 - 전체 보기 )

고체산화물 수전해 전지 스택 제조 기술 ‘국산화’ 성공
대용량 수소 생산에 적합한 고온수전해 전용 스택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이 차세대 수전해 기술인 고체산화물 수전해 전지(Solid Oxide Electrolysis Cell, SOEC) 스택 제조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SOEC 스택 기술은 하중 및 밀봉 설계, 유동 설계, 각 부품 소재의 고온 열팽창 매칭 등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아 블룸에너지, 퓨얼셀에너지, 선파이어, 도시바 등 미국, 일본, 독일 업체들 위주로 상용화 기업군이 형성된 상황이었다. 스택 체결 및 모듈화 기술의 국산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에너지연이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 연구를 수행한 끝에 마침내 국산 고온수전해 스택을 개발했다.

정리 편집부 
자료 에너지연
초기부터 수증기 전기분해에 최적화되도록 설계
SOEC 고온수전해 기술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SOFC)의 화학적인 반대 방향의 전기화학 반응으로서 고온의 물, 즉 스팀을 투입하였을 때 산화극과 환원극에서 산소와 수소가 각각 발생하는 기술이다.

차세대 수전해(물 전기분해) 기술로 꼽히는 고온수전해 기술은 수증기를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 850℃에 이르는 고온의 수증기를 활용하기 때문에 저온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전기를 필요로 한다. 즉, 높은 효율을 통해 대용량의 수소를 생산하는데 적합한 기술이다. 또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의 세라믹 계열 고체산화물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부식에 대한 내구성이 뛰어나고 유지보수가 쉽다. 즉 고온 운전에 대비한 내구성만 확보한다면 현재로서 가장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고효율 수소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SOEC가 미래 시대의 수전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고온수전해 스택 기술은 유사 기술인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의 설계를 그대로 도입해 제작하고 있으나, 이번에 에너지연이 개발한 고온수전해 스택은 초기 설계 단계부터 수증기 전기분해에 최적화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는 세라믹과 같은 고체산화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연료전지로, 연료의 화학 에너지를 전기적 반응을 통해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장치다. 대기 오염을 일으키지 않고, 전기 발생 효율이 높으며, 전해질이 고체이므로 이온을 통과시키기 위해 고온에서 작동한다.
에너지연 연구진은 고온수전해의 연료인 수증기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연료인 수소와 매우 큰 유동 특성 차이를 가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수증기는 수소보다 부피가 크고 점성이 낮아, 스택 내부에서 수증기가 잘 흐르지 못하면 셀의 촉매 층에 고르게 분포되지 못해 효율이 저하된다. 이에 연구진은 수증기 유동 특성에 최적화된 분리판을 설계해 유동 균일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뛰어난 성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저탄소 및 고효율 수소 생산의 미래
고온수전해 스택 기술은 알카라인, PEM 방식과 함께 3대 수전해 상용화 기술로 알려져 있다. 고온 운전 특성 때문에 타 수전해 방식에 비해 20% 정도 높은 효율을 보이며,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연계 그린수소 뿐만 아니라 소형원전모듈(SMR)과 같은 에너지원과 연계하여 전기와 폐열을 동시에 공급받아 핑크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수소생산단가를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고온수전해 방식을 통해 이산화탄소와 물을 동시 수전해하여 산업적으로 활용도가 높은 고부가가치의 합성가스(수소·일산화탄소) 생산도 가능해 다용도로 활용 가능성이 기대되는 기술이다.
SOEC를 선점하기 위해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선도국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스택의 용량을 메가와트(MW)급으로 확장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하는 기술도 활발히 개발 중이다. SOEC 기술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회사로 미국 블룸에너지와 독일의 선파이어를 들 수 있다. 블룸에너지는 SK에코플랜트와 손을 잡고 국내에서 고온수전해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130kW급 실증을 마치고 제주도에서 1.5MW급 실증을 준비 중이다.
선파이어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 인근에 2.6MW 규모로 시간당 60kg의 수소를 생산하는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또 독일 RWE의 가스화력발전소 현장에도 250kW 전해조 9개를 설치해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블룸에너지와 선파이어의 SOEC는 모두 850℃에 이르는 고온에서 작동한다.
그러나 이번 에너지연이 개발한 고온수전해 전용 스택은 대용량 수소 생산에 적합한 형태의 전극 지지형 셀을 적용해 전해질 지지형 셀 해외기술 대비 100~200℃ 낮은 650~750℃ 온도에서 작동해 소모 전력은 줄이면서도 수소 생산 효율은 우위에 있다. 스택이 750℃의 온도에서 작동할 경우 하나의 셀로부터 저위발열양1) 기준 100%에 달하는 전기 효율로 시간당 약 32L의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스택은 30개의 셀로 구성되는데 이 경우 시간당 약 1,000L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국산 소재와 부품기술 활용한 고효율의 스택
한편, 에너지연은 기술 자립을 통해 국산 SOEC 스택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스택을 구성하는 금속 분리판을 일정한 패턴으로 찍어내고, 각각의 셀을 견고하게 밀봉하는 기술을 적용해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SOEC 스택은 세라믹 셀, 분리판, 밀봉재 등을 층층이 쌓아 올린 구조를 갖고 있다. 스택의 용량을 늘리면 수소 생산량도 늘어나지만, 부품도 함께 늘어나 전체 제조 단가가 올라간다. 또 각 셀이 동일한 성능을 유지해야 수소 생산효율을 보장할 수 있어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에 따라 경제성도 달리 평가된다.

에너지연 연구진은 먼저 분리판 제조 기술을 개선해 제조 단가를 낮추고 제조 시간도 단축했다. 분리판 상·하면에는 수소와 산소가 섞이지 않고 흐를 수 있도록 유로(流路)를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는 기계적, 화학적으로 깎아내서 만드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은 요철 구조의 돌기를 배열함으로써 유로를 도장처럼 찍어내는 프레스 성형 공법을 적용했다. 기존 공정은 하루에 분리판 100개를 만드는 것이 최대인 반면, 프레스 성형 공법을 이용하면 하루에 1,000개 이상 만들 수 있어 제조 단가와 시간을 모두 개선할 수 있다.
또 스택에 공급된 전력이 손실 없이 사용되도록 셀, 분리판과의 접촉면적을 최대화하여 각 셀이 균일하고 극대화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적층된 부품들을 견고하게 밀봉하는 브레이징 접합기술까지 적용해 유리 밀봉재 사용을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이를 통해 구성된 스택은 열 충격이나 급격한 온도 변화에도 수소의 누설을 최소화할 수 있어 안정적인 성능을 나타냈다.

연구진의 기술을 적용해 제작한 8kW 단일 스택은 2,500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며, 하루에 5.7kg을 생산해 국내 최대 규모의 수소 생산 능력을 증명했다. 이는 순수 국산 스택 설계와 제작 기술을 적용한 결과로, 국내 수소 기술의 자립과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개발된 제조 기술은 양산성과 신뢰성을 모두 갖추고 있어 SOEC 분야의 진출을 노리는 삼성전기와 연료전지 전문 기업인 범한퓨얼셀에 이전하였으며, 향후 이전 기업과 연구진은 협력 연구를 통해 국산화를 가속화 해나간다는 전망이다.

연구책임자인 유지행 박사는 “국내 대부분의 SOEC 관련 기업들이 해외 선진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소재와 부품기술을 활용한 고효율의 스택 개발은 국내 기술의 자립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수전해 핵심기술 확보로 수소경제 사회로의 전환과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1) 저위발열량(Lower Heating Value, LHV)이란 연료가 완전연소했을 때 방출하는 열량 중 연소에 의해 생긴 수증기의 잠열을 제외한 값으로 ‘순 발열량’이라고도 한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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