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전지의 개발과 헬스 모니터링 디바이스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 IoT를 기반으로 스마트 라이프를 위한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시스템이 각광 받고 있다. 그런데 기존 기술을 활용한 이차전지는 비용 면에서나 기술 도입 장벽이 낮다는 이점이 있지만 소형화에 따른 낮은 용량, 사용 후 폐기·리사이클 같은 문제가 있다. 또한 생체·웨어러블 용도로 쓰기에는 실수로 삼키거나 발화, 누액 등의 안정성 문제도 우려된다. 전자기기의 소형화·다양화를 가능하게 한 리튬이온전지의 성능 향상은 급속도로 발전되고 있다. 이러한 디바이스는 여건상 수시로 충전하지 못할 때도 많다. 이 때문에 시스템의 충전이 큰 과제며, 관련 연구가 활발하다. 각종 유비쿼터스 센서의 전원으로 진동, 열, 빛, 바이오 같은 환경 발전 디바이스 즉 에너지 하베스팅를 검토하는 것도 그러한 연구 중 하나다. 특히 바이오전지는 최근 출력과 안정성이 향상돼 다방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효소를 전극 촉매로 사용한 바이오전지 및 자기구동형 바이오 센싱 시스템을 소개한다.
정리 편집부 자료 IEEJ
 [그림 1] 바이오전지의 발전
바이오전지는 효소나 미생물 같은 생체 촉매를 전극 촉매로 사용해 화합물의 화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연료전지의 일종으로, 생체 촉매를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성,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다른 환경 발전보다 우위에 있다. 또한 상온상압, 중성 pH 등 생태 환경에 가까운 매우 온화한 조건에서 발전한다. 게다가 체액을 사용해 발전할 수도 있고 얻은 전력은 체액 속 성분 농도와 상관이 있어 발전과 동시에 건강 상태도 모니터링하는 자기구동형 웨어러블 바이오센서로도 응용할 수 있다.
바이오전지는 생체 촉매를 전극 촉매로 사용하는 전지다. 촉매를 사용하기 때문에 활성화 에너지가 높은 생체 관련 물질의 전기화학반응을 매우 온화한 조건에서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바이오전지의 생체 촉매로 효소를 사용하는 것을 효소형 바이오전지라고 한다. 효소형 바이오전지의 모식도는 [그림 1]과 같다. 이후 언급되는 바이오전지는 효소형 바이오전지를 가리킨다.
애노드(anode)에서는 효소를 촉매로 사용해 당류나 알코올 등의 산화 반응이 생긴다. 캐소드(cathode)에서는 효소를 촉매로 사용해 산소의 환원 반응이 일어난다. 애노드에서 글루코스의 2전자 산화 반응, 캐소드에서 산소의 4전자 환원 반응을 조합한 글루코스-공기 바이오전지에서는 이론상 기전력이 약 1.2 V다.
애노드 촉매로는 당, 유기산, 알코올, 아민, 수소 같은 물질의 산화 반응에 촉매 작용을 하는 효소가 쓰인다. 예를 들면 글루코스 산화 효소인 글루코스 옥시데이스(Glucose Oxidase: GOD)나 글루코스 탈수소 효소인 글루코스 데하이드로제네이스(Glucose Dehydrogenase: GDH), 프럭토스 탈수소 효소인 프럭토스 데하이드로제네이스(Fructose Dehydrogenase: FDH) 등이 바이오전지의 애노드에 쓰인다. 캐소드 촉매로는 빌리루빈 옥시데이스(Bilirubin Oxidase: BOD)나 라케이스(Laccase: Lac)가 주로 쓰인다. 이 효소들은 산소라디칼(oxygen radical), 과산화수소, 수산화물이온 같은 산소 환원 반응 중간체를 밖으로 방출하지 않고 4전자 환원을 일으키며, 활성 중심과 전극의 전자 이동 효율도 높아 캐소드 촉매로 매우 우수하다.
바이오전지의 기전력은 전극과 반응하는 산화 환원종(효소 또는 매개체)의 산화 환원 전위차로 결정된다. 실제 바이오전지(단셀)의 기전력은 0.5~1.1 V다. 자세한 내용은 뒤에서 서술하겠지만 기전력은 바이오전지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높일 수 있으며 센서 특성이나 필요에 맞게 3 V나 10 V 같은 전압을 출력할 수도 있다. 최대 전류 밀도는 애노드 또는 캐소드의 연료 농도와 수송 속도 혹은 효소 반응 속도로 결정된다. 효소는 반응하는 물질에 대해 선택성이 높기 때문에 애노드와 캐소드의 연료가 전해질 안에 혼재해도 발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세퍼레이터(separator)가 없는 바이오전지도 구축할 수 있다. 세퍼레이터 없이 전극과 효소로 이뤄진 구성이라 소형화가 쉽고 박막형, 적층형 등 다양한 구조의 바이오전지를 구축할 수 있다. 그리고 효소는 공업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자원의 관점에서도 친환경적이다. 그렇기에 다른 환경 발전 기술에 비해 저비용으로 고용량화가 가능하다.
바이오전지는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통신, 의료, 복지 등 여러 분야에서 응용이 기대된다. 최근에는 포도의 당도나 토끼의 혈당으로 발전하는 바이오전지도 개발됐다. 또한 바이오전지를 체내에 삽입해 페이스메이커의 전원으로 쓰는 연구나 웨어러블 디바이스용 전원으로 쓰는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그림 2] 종이를 사용한 플렉시블 바이오전지
인쇄형 바이오전지의 개발과 자기구동형 웨어러블 센서 응용 바이오전지는 활발한 연구 덕분에 다양한 연료로 발전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바이오전지가 센서용 전원으로 유용한 디바이스가 되려면 제조 프로세스를 간편화해 비용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실용 단계까지 제조 비용을 낮출 생각이라면 열과 건조에 비교적 약한 효소의 활성을 떨어뜨리지 않고 전극에 고정해 전지를 제조하는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인쇄법을 중심으로 한 전기화학 디바이스의 개발 및 평가를 ‘프린터블 일렉트로케미스트리(Printable Electrochemistry)’라 명명하고 저렴하고 간편하게 제조할 수 있는 바이오전지를 개발해 왔다. 여기서는 종이를 기판으로 한 바이오전지를 소개한다. 주로 스크린 인쇄를 이용해 제작한다. 스크린 인쇄는 공판 인쇄의 일종이다. 공판 인쇄는 판에 잉크를 묻혀 인쇄하는 것이 아니라 판 자체에 구멍을 뚫고 거기서 잉크를 찍어 인쇄하는 방법이다. 인쇄 패턴 부분이 메시 모양으로 구멍이 뚫린 스크린판에 잉크를 올리고 스크레이퍼를 이용해 스크린판의 구멍에 잉크를 채운다. 이어 스퀴지라고 부르는 고무 롤러에 일정한 각도를 줘 스크린판이 피인쇄물에 접촉하도록 누른다. 그 후 스퀴지를 스크린판 위에 주행시키면 스크린판의 구멍에서 밀려 나온 잉크가 피인쇄물에 전사된다.
[그림 2]는 필자들이 제작한 바이오전지(단셀)다. 기판으로 종이를 쓰고 있다. 종이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가볍고 들고 다니기 쉬우며 보존성이 뛰어난 데다 사용 후에는 소각·파기할 수 있다. 종이는 화학물질을 고정해 모세관 현상으로 용액을 이동시킬 수도 있다. 캐소드에서는 리드부를 그림에서처럼 구멍이 뚫린 인쇄 패턴으로 해 둠으로써 대기 중의 산소를 원활하게 전극에 공급할 수 있다.
종이 기판 위에 우선 리드부의 카본을 인쇄한다. 캐소드의 종이 기판 위에는 구멍이 뚫린 도전성 리드 부분이 인쇄된다. 이 리드부 위에 다공질 카본층을 인쇄한다. 그리고 종이를 적당한 크기로 자른 후 효소나 매개체를 수식해 지제(紙製) BFC를 만든다. 이 지제 BFC에 연료를 포함한 전해액을 떨어뜨리면 전해액 용액은 다공질 애노드와 캐소드에 침투해 수송된다. 종이 기판에는 발수 가공 처리가 돼 있고 캐소드에서는 삼상 계면을 형성해 종이가 용액에 침지되더라도 종이를 통해 기체상으로부터 효소를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현재 이 지제 바이오전지는 연료로 글루코스를 쓸 경우 수백 ㎼㎝-2가 넘는 출력을 얻을 수 있다. 필자들은 최근에 이 지제 바이오전지를 이용해 요당(尿糖)으로 발전하는 동시에 요당 수치를 측정하는 웨어러블 바이오 센싱 시스템을 개발했다. 바이오전지는 그대로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전원으로 쓰이며 그 외에도 무선 통신 디바이스나 액정 같은 표시 디바이스와 조합해 자기구동형 센서로 할 수 있다. 자기구동형 센서는 체액 속 글루코스가 바이오전지 내 효소와 반응해 화학 에너지에서 전력으로 변환되고 나아가 그 전력으로 송신기에서 신호를 보내는 구조다. 또한 바이오전지의 출력 전력이 글루코스 농도에 좌우되도록 설계하면 바이오전지의 출력 전력값을 통해 글루코스 농도를 알 수 있다. 이 경우 바이오전지는 전원과 센서 양쪽의 기능을 갖춘 자기구동형 센서가 된다.
요당이란 소변에서 당이 검출되는 증상을 말한다. 가령 식후 고혈당은 식사를 한 직후에 혈당 수치가 급격히 상승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정상 수치로 돌아온다. 이 때문에 평소 공복 상태에서 하는 혈액 검사에서는 이상값을 검출하지 못해 당뇨병이 수면 아래서 진행되다가 증상을 자각할 수 있는 무렵에는 이미 중증으로 발전한 사례도 있다. 요당을 검출해 농도를 간단히 수시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센싱 디바이스가 있다면 당뇨병의 조기 발견 및 예방으로 이어진다. 또한 소변에 당이 들어 있지 않을 때에는 글루코스를 바이오전지에 넣어 소변을 눈 타이밍이나 소변량을 평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요당을 검출하기 위해 기저귀에 넣을 수 있는 종이 베이스의 자기구동형 글루코스 바이오센서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사용하면 요당을 통한 발전, 소변의 배출 타이밍 검출, 요당의 모니터링이 가능하다([그림 3]).
 [그림 3] 기저귀 전지를 이용한 자기구동형 요당 센싱 시스템
다양한 글루코스 농도의 용액(1, 3, 5, 7, 10 mM)을 반응시켜 전지의 출력 밀도와 글루코스 농도의 상관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글루코스 농도가 증가할수록 출력 밀도도 증가하는 선형 상관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디바이스는 바이오전지와 무선 발신기로 구성되며, 글루코스를 검출하면 바이오전지가 발전하고 무선 발신기 내 커패시터에 축전됐다가 전파를 발신한다. 발신된 전파를 스마트폰 등 외부 기기로 수신하면 그 응답 간격을 확인할 수 있다. 응답 간격과 주파수는 역수 관계에 있으며 무선 발신기가 보낸 전파의 주파수를 글루코스 농도로 환산할 수 있다. 실제로 각 글루코스 농도의 용액을 반응시켜 발신된 전파의 주파수에서 글루코스 농도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실증했다.
또한 땀 속 젖산으로 발전하고 젖산 수치를 재는 자기구동형 젖산 센싱 시스템도 검증해 왔다. 바이오전지의 출력 밀도는 땀 속 젖산 농도 범위를 망라하는 2.5~25 mM의 범위며 젖산 농도에 비례해 증가한다. 그렇기에 땀이 나는 운동 중에 젖산을 용이하게 연속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바이오전지는 스포츠 선수의 생리 상태 모니터링이나 열사병 예방을 위한 자기구동형 웨어러블 모니터링 툴로서 이용이 기대된다([그림 4]).
 [그림 4] 땀을 이용한 자기구동형 젖산 센싱 시스템
스크린 인쇄형 바이오전지의 이점 중 하나는 전압이 필요할 때는 여러 셀을 직렬로, 전류가 필요할 때는 병렬로 접속함으로써 용도에 맞게 출력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셀 하나에서 얻는 출력은 작아도 셀을 직렬·병렬로 접속하면 필요한 전력을 낼 수 있다. BFC 단셀에서는 기전력이 0.6~0.9 V라도 직렬로 여러 셀을 배열한 바이오전지 시스템을 인쇄하면 시판되는 활동량계나 체온계 같은 디바이스를 동작하는 데 충분한 동작 전압을 승압 회로 없이 얻을 수 있다. 또한 출력 전류의 향상은 전극의 표면적을 늘려 달성할 수 있다.
효율적인 연료 공급 시스템을 갖춘 바이오전지 어레이는 100mM의 젖산 용액을 사용했을 때 개방 전압이 약 3.4V, 최대 출력이 4.3㎽로, 부스터 회로 없이 저전력 블루투스의 무선 통신기기를 구동해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다. 또한 코인형 리튬전지로 구동하는 활동량계(소비 칼로리를 모니터링하는 건강 상태 관리 디바이스)도 구동할 수 있다. 활동량계는 착용감을 없애려고 웨어러블화, 플렉시블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시판 전지의 두께와 딱딱함이 문제였다. 바이오전지 어레이를 넣으면 전지는 얇고 가벼워진다. 이로써 초경량 활동량계 제작이 가능해진다.
바이오전지는 여러 현장에 적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파라미터를 즉시 모니터링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령 의료 현장에서는 체액 속 글루코스나 젖산 모니터링, 복지에서는 기저귀 센서, 스포츠에서는 땀 속 젖산 센서를 통한 트레이닝 평가, 건설업에서는 열사병 예방 센서, 환경에서는 환경 배수 모니터링, 식품산업에서는 가공 공장의 생산 모니터링, 농업·축산업에서는 채소의 성숙, 가축의 삽입 헬스 센서 등으로 적용할 수 있다.
바이오전지는 높은 안전성과 경량 구조, 여기에 효소와 탄소, 플라스틱 혹은 종이로 이뤄진 기판을 재료로 하기 때문에 디스포저블(일회용)/웨어러블 전원으로서 헬스 모니터링 디바이스에 응용하려는 검토가 활발하다. 자원의 유용한 활용(버려지는 에너지로 발전), 전자 디바이스의 저소비전력화와의 상승효과로 보조기기를 쓰지 않고 전자기기를 구동하는 것이 기대된다. 가까운 장래에 출력 밀도가 1~10 ㎽ 수준의 바이오전지는 에너지원이 탄소 중립이기 때문에 발전으로 생기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에 기여하지 않는다. 그리고 전지 자체의 저탄소화 기술보다도 이 전지로 주변의 다양한 센서를 작동해 얻은 정보로 통합적 관리, 최적 제어를 함으로써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한다. 스마트 라이프에 도움이 된다는 가능성은 저탄소의 지속 가능한 사회 구축에 다각적으로 이바지할 것이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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