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의 새로운 전개 미국의 기술 개발을 중심으로 미국의 전력 시스템은 ‘기저 부하·집중형·일방통행’에서 ‘분산형·양방향형·재생 가능 에너지 발전 중심’으로 빠르게 옮겨 가고 있다. 또한 각종 전력 관련 기술의 진화, 재생 가능 에너지 발전 비용과 에너지 저장 비용의 저하, 디지털화로 전력 섹터 전체(발전, 송전, 배전, 축전, 소비)의 선택지와 자유도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 파리기후변화협약 준수를 위해 전력 섹터의 탈탄소화 요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인프라의 노후화, 대규모 자연재해의 빈발, 변동 발전 리소스와 인버터 베이스 전원의 증가 등이 원인으로 작용해 정전이 일어나기 쉽다. 이처럼 혁신 과정에 있는 미국의 전력 업계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해당 지역에서 생산’, ‘위험 저감’, ‘레질리언스(resilience, 회복탄력성) 강화’, ‘분산 전원 통합’, ‘사회 인프라 재구축’에 관한 솔루션 중 하나가 마이크로그리드며 구체적인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에서 추진되는 마이크로그리드의 진화와 그에 따른 기술 개발의 동향을 소개한다.1)
정리 편집부 자료 JIEE
마이크로그리드의 정의 미국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마이크로그리드는 “그리드라는 형태로 일원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사업체로서 기능하는 전기 계통 중에서 부하와 분산형 에너지 자원을 상호 접속한 그룹을 가리킨다. 마이크로그리드는 그리드에 접속된 상태에서도 분리된 상태(아일랜드(island) 상태)에서도 동작하도록 그리드와 접속, 분리가 가능하다”라고 정의한다. 이 정의에서는 계통과 아예 연계되지 않은 오프그리드형은 마이크로그리드에 들어가지 않지만, 최근에는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마이크로그리드의 이점 정전이 일어나거나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 대규모 전력망에서 원만하게 분리(아일랜드화)해 생활과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기능이 마이크로그리드와 다른 분산형 솔루션의 큰 차이점이다. 그 외에도 에너지 비용 저감,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같은 이점이 크다. 마이크로그리드는 비상시에 대규모 전력망에서 강제적으로 분리하거나 평상시에 수요 조정을 위해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어 전력회사나 계통운영자(Independent System Operators: ISO/Regional Transmission Organizations: RTO) 입장에서도 이점이 많다. 또한 원격지나 송전선 단말의 송전선 설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부분도 많아 미국에서는 연방 및 주정부와 전력회사가 추진하고 있다.
마이크로그리드의 보급과 다양화 미국에서 추진하는 마이크로그리드는 (a) 상공업 수요가용, (b) 원격지 커뮤니티용(오프그리드를 포함), (c) 소규모 집합주택용, (d) 대규모 도시 재개발용, (e) 공공시설용으로 종류가 다양하다.
이처럼 다종다양한 마이크로그리드는 [그림 1]에서 보듯이 ‘기능의 다양성’(세로축)과 ‘소유자나 이익을 얻는 사람’(가로축)에 따라 포지셔닝·목적·가치·에코 시스템이 다른데 그 유연함과 다양성이 특징이며, 앞으로도 더욱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그리드는 각종 기기의 성능 향상과 저가격화는 물론이고 표준규격(IEEE 2030.7)의 제정, 마이크로그리드 컨트롤러의 진화, 각종 규제의 개정 등을 추진해 수요가나 설치업자의 경험과 지식에 좌우되지 않고 마이크로그리드화가 되는 데 뒷받침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그리드의 대상 범위별 분류 앞에서 서술했듯이 마이크로그리드는 규모, 형태, 목적, 이용자(고객)의 범위가 넓은데 대상 범위에 따라 [그림 1]과 같이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단일 수요가용 마이크로그리드 역사적으로 보면 군, 대학, 데이터센터, 교도소, 병원이나 호텔 같은 상업 시설 등 단일 고객(미터기가 하나)의 수요가가 미터기(인입선) 장소에서 절단해 아일랜드화할 수 있는 ‘단일 수요가용 마이크로그리드’가 많았다. 2022년 현재도 건수 면에서 이 유형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재해가 증가함에 따라 자기 방위의 목적으로 시설 소유자가 도입하고 있다.
-복수(複數) 수요가용 광역 마이크로그리드 복수 수요가를 아우르는 ‘광역 마이크로그리드(커뮤니티 마이크로그리드라고도 함)’가 늘고 있는데 원격 지역의 회복탄력성을 도모할 목적이 많다. 미국은 넓고 원격 지역의 송전선이 하나뿐인 경우가 많아 산불 등으로 절단되면 장기간 고립에 빠진다. 광역 마이크로그리드는 재해 시 대규모 그리드에서 독립해 아일랜드를 만들 수 있으며, 커뮤니티 전체의 백업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다. 광역 마이크로그리드에서는 전력회사(배전사업자)가 소유·관리하는 배전선을 걸쳐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성하는데 배전선을 차단기(recloser)로 차단해 아일랜드화할 수 있기에 기술 면, 경제 면, 규제 면에서 단일 수용가용과는 많이 다르다.
마이크로그리드에 필요한 기술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 기술이 필요하다. 여기서는 미국에서 빠르게 진보하고 있는 마이크로그리드 컨트롤러에 대해 상세히 살펴보자.
마이크로그리드 컨트롤러
마이크로그리드 컨트롤러를 사용하면 복잡하고 유연성이 있는 마이크로그리드의 관리, 수급전의 관리, 경제적 운용, 전력 품질 유지가 가능하다. 복수 수요가가 존재하는 광역 마이크로그리드에서는 다기능이고 복잡한 마이크로그리드 컨트롤러가 필요하다. 마이크로그리드 컨트롤러는 기술적으로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IEEE 2030.7이 제정되고 실증 실험도 하고 있어 향후 기술 개발과 제품화가 추진되리라고 생각한다.
S&C Electric사는 마이크로그리드 컨트롤러 시스템의 복잡함을 [표 1]과 같이 분류했으며, 이 분류는 마이크로그리드 초기 국제규격인 IEEE2030.7에서도 참고했다. 이 분류에서는 6단계 레벨로 정의하는데, 레벨 1·2의 단순한 백업 전원은 ‘포텐셜 마이크로그리드’라고 하고 그 이상 레벨은 ‘코디네이티드(coordinated) 마이크로그리드’라고 해 구별한다.
마이크로그리드의 경제성 마이크로그리드를 설계·운영함에 있어 경제성은 매우 중요하다. 마이크로그리드를 건설하기 위한 초기 비용의 회수와 장기간에 걸친 운용 비용을 포함해 경제적인 스케줄링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는 마이크로그리드 컨트롤러를 어떻게 활용할지와 정확한 비용 모델화에 달려 있다. 아일랜드일 때뿐 아니라 평상시의 경제성도 충분히 고려해 초기 투자액을 단기간에 회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비용 모델과 수급 균형 모델을 토대로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계통 전력의 요금 체계 모델(복잡하고 빈번히 바뀌는 것도 고려해 유연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함) ·분산 전원의 비용 모델(초기 비용, 발전 비용, 연료 비용, 유지 보수 비용 등의 모델) ·배터리의 용량과 열화를 고려한 비용 모델 ·전력회사로부터 전력 구입 시 동적 요금 구조 모델 ·전력회사와 계통운영자의 전력, 전력 계통 운영 보조 서비스(ancillary service)의 판매 수입 모델 ·마이크로그리드 내 수요가의 과금 모델(평상시와 아일랜드일 때)
마이크로그리드에 필요한 기능 마이크로그리드는 기존 대규모 전력망의 소형·로컬판으로도 생각할 수 있는데 다음과 같은 과제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각종 장치의 동작이나 외부 환경과 관련해 다양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스템이 복잡해진다. ·예를 들면 (a) 재생 가능 에너지를 이용하는 전원의 대부분이 간헐적이고 제어 불능인 점, (b) 부하(전력 소비량)가 시간에 따라 변동하는 점, (c) 정전이 계획적 또는 비계획적으로 발생하는 점, (d) 분산형 에너지원의 특성이 저마다 다른 점, (e) 각종 장치는 열화하거나 예상치 못한 고장이 발생해 유지 보수가 필요한 점, (f) 광역 마이크로그리드의 경우 수요가나 장치가 관리자 모르게 추가될 수도 있는 점, (g) 전력의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한 선택지가 많은 점, (h) 외부 공격(물리적 공격, 사이버 공격) 등이 있다. ·재해 시에는 통신기기가 상정한 대로 기능하지 않기도 해 이중삼중의 백업이 필요하다.
부하와 발전의 균형 ·예측한 재생 가능 에너지 발전과 부하의 프로파일을 토대로 일/시/분 사이클로 분산형 에너지원의 전력 출력과 배터리의 충·방전을 모델에 따라 스케줄링해야 한다. ·이는 평상시와 아일랜드일 때 모두 최적화해야 한다. ·아일랜드일 때 부하의 급전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그래야 한정된 전력량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재해나 정전이 장기화됐을 때 대응이 가능하다.
아일랜드 모드로의 전환과 재접속(비상시 또는 보수를 위한 마이크로그리드 격리) ·광역 전력망에 문제가 생기면 수동 또는 자동으로 전력망과의 연계를 해제한다. 이때 정전 없이 매끄럽게 아일랜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메인그리드가 복구됐을 때에는 주파수 위상을 맞춘 후 마이크로그리드를 메인그리드에 매끄럽게 재접속해야 한다.
모듈러 구성(플러그 앤드 플레이성) ·모듈러 구성을 채택하면 각종 장치를 마이크로그리드에 추가·삭제하기가 용이하다. ·최근 플러그 앤드 플레이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적(중앙제어적) 컨트롤러가 아닌 자율 분산적 컨트롤러도 제안되고 있다.
모니터링 ·전압, 전류, 주파수를 안정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배전망에 장착된 스마트미터, 센서, 변압기, 부하기기, PMU를 상시 모니터하고 이상이 감지됐을 때에는 즉시 대응한다.
문제 발생 시 대응 ·마이크로그리드 컨트롤러 시스템은 수 초마다 동작해 마이크로그리드 동작 중에 발생하는 외란과 내란에 대처해야 한다. ·외란과 내란이 발생했을 때 또는 재생 가능 에너지 발전이나 부하에 큰 변화가 있을 때 마이크로그리드 컨트롤러는 설정값을 조정하거나 아일랜드 모드로 이행한다. 최악의 경우 한 번 정전한 뒤 블랙 스타트(black start)를 한다. ·자가 발전 장치가 기동에 실패하거나 배터리의 잔량이 없을 때 마이크로그리드 컨트롤러는 이를 식별하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복구 처치를 한다. 관리자는 이중삼중의 복구 수단을 준비해야 한다. ·외부 공격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마이크로그리드 내 전력 품질 유지 마이크로그리드는 소규모이기 때문에 아일랜드일 때에는 수급 균형의 변동이 전력 품질(전압, 주파수, 역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펌프, 보냉 장치, 공조 장치처럼 기동 시 돌입 전류가 큰 기기는 제어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기들이 단기간에 동시에 기동하면 마이크로그리드 내 전력 품질이 극변해 전력 품질을 더 떨어뜨리거나 블랙 스타트를 할 수 없으므로 기동 시퀀스를 정해야 한다. 높은 전력 품질이 필요한 마이크로그리드에서는 배전망 안정 장치(STATCOM, SVC)의 이용을 염두에 둬야 한다.
마이크로그리드 내에는 여러 발전 장치와 인버터가 있고 이들의 협조 운용이 필수일 때에는 동적 제어(드룹 제어)가 중요하다. 드룹 제어란 발전 장치 간 제어 장치의 신호를 주고받지 않고 여러 발전 장치가 부하를 분담하는 것으로, 아일랜드일 때 전력 품질을 유지하는 데 유용하다고 알려져 있다. 마이크로그리드 컨트롤러가 각 기기에 드룹 제어용 파라미터를 건네야 한다.
연계와 협조 동작 마이크로그리드는 단독 운전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데 통상 운전일 때도 포함해 [그림 2]와 같이 내측·외측에 대한 협조 동작이 중요하다.
연계해야 하는 시스템과 조직으로는 (a) 전력회사(배전사업자), (b) 광역 계통운용자(ISO/RTO), (c) 각 기기의 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스템, (d) 기기의 벤더, (e) 연계하는 마이크로그리드, (f) 지역 지자체(관공서, 소방서, 경찰서, 수도국) 등이 있다. 마이크로그리드에서는 이 같은 시스템, 조직과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에 따라 협조 운용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빠르게 추진되는 마이크로그리드의 진화와 그에 따른 기술 개발의 동향을 살펴봤다. 표준화의 추진, 각종 기술의 진보, 기기의 저가격화로 앞으로도 마이크로그리드화를 추진하는 움직임은 계속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과제도 많아 일본의 제조사도 포함해 향후 발전이 필요하다.
1) JIEE, 2022년 11월호 <해설> 번역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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