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생수소 활용한 연료전지 시범사업 추진 부하대응…울산 미포산단에 연료전지 건설
전기는 저장이 불가능한 성질 때문에 항상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켜야 한다. 이 균형이 깨지면 전기 품질의 주요 요소인 주파수 변동으로 정전 같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수요에 맞춰 공급하고, 또 그때그때 수급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기업과 가정의 수요에 맞춰 화력·수력 같은 대형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송배전망을 거쳐 수요가로 보내는 것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는 일반적인 방법이었다. 그러나 탄소중립 목표 실현과 관현해 재생에너지 등 간헐성 에너지원에 대한 대응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대응에 연료전지 발전소를 활용하는 사업이 시도될 예정이다. (메인 사진: 부생수소 활용 부하대응 연료전지 시범사업 공동개발 MOU 체결. 자료: 한국수력원자력)
정리 강창대 기자
석유화학 공정이나 철강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부생소를 활용해 부하대응용 연료전지 시범사업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한국수력원자력과 LS일렉트릭, SK가스, 두산퓨얼셀, 태광산업, 현대자동차는 9월 3일 비대면으로 ‘울산미포산단 부하대응 연료전지 시범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향후 울산미포산단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활용하는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발전소 일부는 VPP(Virtual Power Plant) 플랫폼과 연계함으로써 전력시장에서 결정되는 전력 가격인 계통한계가격(System Marginal Price, SMP), 연료비 등에 따라 발전량을 조절하는 부하대응 방식을 시범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협약에 따라 이들 기업은 향후 이와 유사한 사업모델이 적용되는 신규 사업의 추진에도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가상발전소로도 일컫는 VPP는 분산자원을 하나로 모아 통합 관리하여 발전소처럼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이다. 소규모전력중개사업자의 역할을 통해 분산된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계통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VPP 플랫폼은 분산자원과 전력시장을 통합하는 시스템으로 연료전지 시스템과 연계가 가능해 ESG 이행에 효과적인 방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 한수원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입과 부하대응을 위한 VPP 실증 등을 담당할 예정이며, LS일렉트릭, SK가스, 두산퓨얼셀, 태광산업, 현대자동차는 EPC(설계, 조달, 시공) 및 LTSA(장기유지보수계약) 수행, 부생수소 공급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두산퓨얼셀은 대산 연료전지 단지에 연료전지 주기기 114대를 공급한 바 있다. 대산 연료전지 단지는 부생수소를 활용한 세계 최초·최대 연료전지발전소로 꼽힌다. (자료: 두산퓨얼셀) 두산퓨얼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제품. 연료전지는 수소,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 설비다. (자료: 두산퓨얼셀)
한수원 VPP플랫폼 적용 예정 울산미포산단 내에 위치한 ㈜미창의 약 833평 부지에서 추진하는 이번 사업에서 두산퓨얼셀은 인산형 연료전지(Phosphoric Acid Fuel Cell, PAFC) 3.08 ㎿를 통해 기저전력을 생산하고, 장기유지보수(LTSA, Long-Term Service Agreement)서비스를 제공한다. 연료전지는 필요할 때 즉시 출력을 조절할 수 있어 부하추종운전(負荷追從運轉, Load Follow Operation)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태양광,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의 전력수급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산전원이다. 또한, 송전 및 변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이 없고, 따로 송변전 설비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부하추종운전은 부하의 변동에 대응하여 발전량을 조정하는 운전을 말한다. 이때 부하란 발전소로부터 인출되는 전력을 의미한다. 흔히 재생에너지는 자연변동성 에너지로 분류돼 간헐성 백업이 필요하다. 즉, 계절과 주야간의 전력 수요의 변동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의 공급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부하추종운전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출력이 안정적인 에너지원이 기저부하(base-load)를 맡고, LNG 가스화력 등과 같은 전력원이 발전량의 조절을 담당한다.
두산퓨얼셀 유수경 대표는 “부생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부하대응 연료전지 시범사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며, “향후 참여사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부생수소 연료전지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LS일렉트릭은 태양광, ESS, 마이크로그리드 등 스마트에너지 분야에서의 다양한 사업수행 실적과 경험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하고 있으며, 이번 사업에서는 사업개발 주관, EPC 수행, PEMFC 발전시스템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박용상 LS일렉트릭 사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부생수소 활용 부하대응 연료전지 시범사업 성공사례를 만들고, 참여사 간 협력과 시너지를 극대화해 산단 및 수요처 중심의 분산형에너지로서 연료전지사업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부생수소를 활용한 부하대응 연료전지 시범사업에서 한수원은 다양한 신재생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고, 현재 구축 중인 VPP플랫폼을 적용할 예정”이라며, “이번 사업이 국내 부생수소를 활용한 부하대응 연료전지 사업의 참조 모델이 되도록 각 참여사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하추종운전 적격인 연료전지 발전 연료전지는 수소와 같은 활성을 갖는 물질을 연료로 전기화학적 반응에 따라 산화시키며, 그 산화과정에서 방출되는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직접 변환하는 발전장치다. 연료전지는 반응온도, 전해질, 활물질에 따라 분류할 수 있는데, 사용하는 전해질에 따라 알칼리형 연료전(AFC), 고분자 전해질형 연료전지(PEFC), 인산형 연료전지(PAFC),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가 있다. 이 가운데 인산형 연료전지는 1세대 연료전지로 일컬으며, 알칼리형 연료전지와 더불어 일찍부터 실용화에 접근한 기술이다. 천연가스나 메탄올, 석탄 등의 화학연료로부터 개질하여 얻은 수소와, 공기로부터 얻은 산소를 각각 다공성의 산화·환원 전극에 공급하고, 전극간에 부하가 걸리게 하여 접속하면, 산화전극(anode)에 수소(H2)가 2H++2e-와 같이 산화되어 수소이온이 생성되고, 전자를 부하회로에 방출한다. 양극에서는 산소가 부하회로를 통하여온 전자와 인산 전해액중을 이동해 온 수소이온과 반응하여 ‘1/2 O2+2H++2e-’이 ‘H2O’로 바뀌면서 물이 생성된다.
인산형 연료전지는 낮은 온도에서 이온 전도성이 낮거나 높은 온도에서는 카본이나 백금 등의 안정성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지만, 전해질이 매우 안정하고, 높은 온도에서 고농축(~100%)된 인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물의 증기압이 매우 낮아지게 되며 반응가스로 안정적인 상태의 물을 제거함으로써 생성되는 물의 비율과 균형을 이룰 수 있으며, 150~220 ℃에서 산화전극의 성능은 5 % 일산화탄소(CO) 가스가 함유된 연료를 사용해도 매우 우수한 값을 내는 장점이 있다. 인산형 연료전지는 환원전극(cathode)의 활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환원전극 성능의 개선이 연료전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두산퓨얼셀은 액체 인산을 전해질로 이용하는 인산형 연료전지(PAFC) 기술을 사용해 왔다. 두산퓨얼셀의 인산형 연료전지는 내구성이 높고, 다양한 연료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실시간 부하변동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는 빠른 응답성을 갖추고 있다.
한편, 두산퓨얼셀은 최근 ‘한국형 고효율 발전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이하 SOFC)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핵심부품인 셀과 스택을 국산화하고, 2024년부터 한국형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시스템을 국내에서 양산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PEMFC)와 인산형 연료전지(PAFC)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두산퓨얼셀은 3세대 연료전지로 손꼽히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셀·스택 제조라인과 체산화물 연료전지 시스템 조립라인 구축에 2023년 말까지 724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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