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월간전기〉가 창간 33주년을 맞았습니다. 올 8월에는 통권 400호가 발간될 예정입니다. 그 긴 세월을 〈월간전기〉가 전기산업계와 함께했다는 생각을 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새해가 지나고 얼마 되지 않아, 유래 없는 한파가 미국을 덮쳤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이 바람에 텍사스주의 전력공급이 정지됐고, 저렴한 전기료 때문에 그 지역에 입지했던 생산설비들도 대거 가동을 멈췄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유수의 반도체 생산 라인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여파는 지금,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현상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외교 마찰도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군사적인 긴장감뿐만 아니라, 무역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무역장벽에 맞서 자원을 무기화하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미래 첨단 기술에 꼭 필요한 희토류의 세계 최대 매장지가 바로 중국의 네이멍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미국은 부랴부랴 희토류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면서 불거졌던 교역마찰을 떠올리게 합니다. 한국 역시 소재와 부품, 장비의 자립을 꾀하며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처럼 외교적 갈등은 촘촘하게 분업화돼 있던 벨류체인에도 균열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그 균열은 주요국들이 자원과 소재, 부품을 자립화하는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고, 외부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입장에서 이는 결코 반갑지 않은 소식입니다.
이처럼 국제사회는 팬데믹에서부터 기후와 외교에 이르는 매우 다양한 변수에 의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산업전문지와 같은 미디어는 이러한 변화를 빠르게 읽고, 산업계가 미래를 예비해 발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앞으로도 〈월간전기〉가 전기산업계에서 이러한 역할로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다짐을 새깁니다.
사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뉴미디어가 출현한 이래 출판·잡지 등과 같은 언론산업이 크게 위축돼 왔습니다. 이런 어려운 여건에서도 〈월간전기〉가 33주년을 맞을 수 있었던 것은 전기산업계와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도 여러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전우문화사 대표 월간전기 발행인 노영선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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