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가 발전 엘리베이터와 태양광 발전소로 11만 6000㎾h 절감
2012-02-27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청사에 가면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20년생 잣나무 7500그루가 자생하고 있다는 사실. 이말에 아닌 밤중에 홍두깨를 내밀어도 유분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도심 한가운데에 덤부렁듬쑥한 갈맷빛 숲이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전혀 틀린 말도 아닌 것이 이산화탄소 감축에 있어 서소문 청사는 20년생 잣나무7500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 스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엘리베이터와 태양광 발전소 덕분이다.

전화영 기자 사진 윤홍로 기자

서울시는 "2010년 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서소문 청사 1, 2동에 설치한 자가 발전 엘리베이터와 옥상 태양광 발전소를 통해 총 11만 6000여 ㎾h를 발전 · 절감했다"라고 밝혔다. 이는 서울시 청사 4개 층의 사무실 형광등을 1년간 밝힐 수 있는 양이다. 서울시는 재미있는 통계도 함께 발표했는데, 절감한 전력량을 유류로 환산하면 연간 약 3만ℓ로 2000cc급 경유 자동차로 서울과 부산을 546회 반복할 수 있는 양이고, 이산화탄소로 따지면 4만 9000㎏으로 20년생 잣나무 7500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1] 서울시는 행정기관 최초로 엘리베이터 운행 중에 발생하는 전기를
회수하는 자가 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2] 국중연 주무관은 "제동 저항기를 통해
전부 열로 방출되던 엘리베이터 자체 생산 전기를 회수함으로써 2010년 8월 말부터
이듬해 9월 말까지 약 3만 5000㎾h를 절감했다"라고 말했다.

행정기관 최초로 자가 발전 엘리베이터 설치
전체 절감량 중 약 3만 5000㎾h는 서소문 청사에 있는 자가 발전 엘리베이터 7대(청사 1동 5대, 2동 2대)에서 생산 · 절감했다.
지금까지 엘리베이터에서 자체 생산한 전기는 기술력 부족으로 제동 저항기를 통해 전부 열로 방출시켰다. 이렇게 발생한 열은 기계실 내 엘리베이터 제어 설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기온이 크게 올라가는 여름철(6~10월)이면 냉방기를 가동해 기계실 열기를 식혀야만 했다.
서울시는 2010년 8월 행정기관 최초로 엘리베이터 운행 중에 발생하는 전기를 회수하는 자가 발전설비를 설치했다. 국중연 주무관은 "엘리베이터가 상승하거나 하강할 때마다 권상기 모터의 회전력이 발전기로 작동해 전기를 실시간 생산하며, 이 전기는 계통에 연계돼 건물 조명과 동력으로 사용된다"라고 설명했다. 서소문 청사 1동 옥상에 위치한 엘리베이터 기계실에는 승강기 자가 발전 전력량계를 함께 설치해 생산한 전력량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
이로써 서소문 청사는 엘리베이터 소비 전력(7만 4445㎾h)의 31%에 해당하는 2만 3070㎾h를 자가발전을 통해 절감했다. 또한, 냉방기를 별도로 가동할 필요가 없으니 냉방기 전력 1만 2500㎾h도 덤으로 절감했다.

잣나무 수천그루의 효과를 주는 태양광발전설비
약 8만 1000㎾h는 청사 1, 2동 옥상 380㎡ 면적에 건설한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한 것이다. 매일 평균 3.25시간씩 130㎾h의 무공해 전기를 발전했다.
국중연 주무관은 "태양광 발전소는 연면적 3,000㎡ 이상의 신 · 증축 공공건물에 설치를 의무화했으나 서울시는 의무 대상이 아님에도 에너지 절약에 앞장서기 위해 추진했다"라며, "2009년 4월에 아이디어를 내고 그해 12월 40㎾ 태양광 발전소를 완공했다"라고 말했다.
옥상과 같이 버려진 공간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기존 건물에 이를 적용하기란 생각만큼 간단치 않다. 옥상까지 자재를 운반하고 시공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으며 기초 공사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문제였다. 서울시는 주말을 이용해 시공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또 다른 문제점은 서울시청 건물 옥상에 설치한 냉 · 난방 공조용 시설이었다. 이에 국 주무관은 기계 배관 상부 공간을 이용해 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리하여 청사 1동 옥상에는 곡면 형태의 패널을, 2동 옥상에는 배관 위에 지지물을 만들어 그 위에 패널을 설치했다. 특히 감싸는 모양의 곡면 태양광 패널에 대해 국중연 주무관은 "배관 시설을 가려주는 동시에 미관상 즐거움을 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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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에 완공 예정인 신청사는 1만 2709㎡ 부지에 연면적 7만 1811㎡, 지하 5층~지상 13층 규모 건물로 에너지 효율 1등급으로 설계했다. 서울광장을 바라보는 신청사의 전면 남측 유리벽 내부에 또 하나의 벽을 설치하는 이중 외피(Double Skin)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전통 한옥의 처마 형상을 디자인에 적용해 계절별 태양 고도에 따른 에너지절감을 꾀했다.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200㎾)을 비롯해 태양열, 지열, 중수열, 열병합 발전 설비를 도입했으며, 전기자동차 충전 설비(50㎾)까지 갖췄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전체 에너지 소요량의 약 24.5%를 신재생에너지로 활용하며 이는 국내 건축물 중 최대 규모다"라며, "서울시청 본관과 별관 모두 친환경 · 에너지 절약형 랜드마크 공공청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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