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흰 쥐는 지혜와 풍요를 상징, 올 한 해도 힘차게”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 이어 올해 신년사도 경제 상황을 걱정하는 말로 시작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 한국 경제가 회복력마저 떨어져 경제 침체가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도 꾸준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역시 불투명합니다.
무엇보다, 올해에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로 국제사회가 술렁이기도 했습니다. 세계가 촘촘한 공급체인으로 엮여 분업화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초 쏟아졌던 우려와는 달리, 일본의 수출규제에 한국의 대응은 신속했고, 산업계와 학계, 정부 등의 단결력을 확인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소재와 뿌리 산업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 가지 더, 지난해에 안타까웠던 것은 남북관계가 더 이상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다시 악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평화만큼 확실한 안보는 없고, 평화로부터 안정과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명제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올해에도 우리 전기 산업계의 여러 전문가와 기관, 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남북의 교류와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매년 육십갑자에서 그해의 이름을 따옵니다. 잘 알다시피 육십갑자는 10개의 천간과 12개의 지간으로 이루어져 있고, 2020년 올해는 천간의 경(庚)과 지간의 자(子)가 만나 경자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천간 10개는 앞에서부터 둘씩 짝을 지어 오방색을 부여합니다. 이렇게 해서 올해는 쥐띠해 중에서도 흰 쥐띠해로 불립니다. 쥐는 인내심과 생활력을 가진 민첩한 동물로 간주될 뿐만 아니라, 흰 쥐는 지혜와 풍요를 상징한다고 하니 더더욱 경자년이 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해의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게 무슨 소용인가 싶겠지만, 온통 우울한 소식만 들리는 가운데 그래도 경자년의 의미에서 올 한 해 동안 인내심을 갖고 정진해야 할 명분을 찾는다면 그리 나쁘다고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듣자 하니, 올해는 정부가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 미래차 등‘ 빅쓰리’(BIG3) 분야의 성장을 가속하는 등 유망신산업 활성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시스템 반도체와 미래차 분야는 전기산업과도 밀접합니다. 미래차는 2차전지를 비롯해 스마트그리드 등 신기술로 응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먹구름이 있다고 해가 뜨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비록 상황이 녹록지 않더라도 전기산업계가 구름 위의 태양을 상상하며 더욱 밝은 미래를 준비해 나갈 수 있길 기원합니다.
2020년 1월 1일 월간전기 발행인 노영선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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