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 개발 열기 뜨겁다 고온 취약성 및 약한 내구성 등 고질문제 해결 나서 기존 에너지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인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뛰어난 광학 및 전기적 특성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에너지 업계의 추세에 발 맞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국내 유수의 연구기관과 대학교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연구팀들도 이런 지원 하에 페로브스카이트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기술개발에 집중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얻어냈다. 정리 김경한 기자│자료 한국연구재단, GIST, 포항공과대학교, 부산대학교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는 부도체, 반도체, 도체의 성질은 물론 초전도 현상까지 나타나는 전기전도성이 뛰어난 금속산화물이다. 용액 공정이 가능해 원재료를 잉크처럼 칠하는 방식을 활용해 얇은 필름 형태로도 만들 수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의 원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는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비싸고 딱딱하고 무겁고 심미성이 좋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공정이 간단해 제작비용이 저렴하며 가볍고 구부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열과 수분에 약하며 약한 내구성을 갖는 등 안정성이 떨어지는 단점도 존재한다. 야외에 설치해야 하는 태양전지의 특성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극복해야 할 취약점인 것이다. 포항공과대학교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고질적 문제인 열과 수분 안정성을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고효율을 달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도 전기화학적 패턴 방식을 이용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모듈 효율을 높이는 모듈 구조를 개발했다. 부산대학교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수명을 2배로 늘리고 고효율과 안정성 모두를 확보한 연구결과를 보고해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고질적 문제 해결 85%의 고습 및 85℃의 고온에도 고효율 유지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박태호 교수 연구팀이 열적으로 안정적인 고효율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수분 및 열에 대한 안정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중에서도 열에 대한 안정성 연구는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다. 그나마 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무기물 페로브스카이트를 사용하는 방법이 보고됐다. 하지만, 밴드갭이 넓어 효율이 13%에 그치게 돼, 열 안정성을 추구하다 효율이 낮아졌다.
[그림 1] 개발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소자구조 및 페로브스카이트 층의 열 안정성
(a) 이 연구에서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소자구조
(b) 150℃ 가열 전, 후의 페로브스카이트 전자주사현미경 사진. 기존 전자 전달층 위의 페로브스카이트는 개질된 전자 전달층 위에서보다 고온(150℃)에서 더 빨리 분해된다.
연구팀은 전자 및 정공 전달층을 제어함으로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높은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열에 대한 취약성을 개선했다. 이 연구에서는 전자 전달층을 한 분자 내에 전기적으로 양성과 음성 모두 존재하는 쯔비터 이온으로 개질했고 첨가제가 필요 없는 전도성 고분자(asy-PBTBDT)를 정공 전달층으로 사용했다. 기존 정공 전달층 물질이 수분과 열 안정성이 저하됨에도 불구하고 정공 이동도를 높이기 위해 스파이로 오엠이테드(spiro-OMeTAD)라는 첨가제를 사용했던 한계를 개선한 것이다. 이 첨가제는 태양전지의 수분 및 열 안정성을 저하시키는 주된 요인이다. 개발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광전환효율이 20.5%로 높은 효율을 유지한다. 또한 85%의 고습 및 85℃의 고온 조건에서 장기 안정성도 우수해, 140시간이 지난 후에도 초기 효율의 93%를 유지했다. 일반 소자는 초기 효율의 43%로 저하된 것과 대비된다. 박태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열 안정성과 고효율을 동시에 달성한 최초의 보고”라며 “향후 가혹한 구동환경에서도 활용 가능한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제작해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에너지 앤 인바이런멘탈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8월 21일 논문으로 게재됐다. 정밀 패턴 공정으로 태양전지 효율 향상 유효면적 94.1% 및 모듈효율 14% 달성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부 이광희 교수 연구팀은 전기화학적 패턴 방식을 이용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을 14.0% 향상시키는 모듈을 개발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를 위해서는 정밀한 패턴 공정으로 유효 면적을 극대화해 고효율의 대면적 모듈을 제작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림 2] 금속 필라멘트 나노전극의 형성 모식도
페로브스카이트 모듈의 직렬연결 부위에 전기장을 가하여 금속 이온을 상부전극부터 하부전극까지 확산시켜서 금속 필라멘트 나노전극을 형성한다.
연구팀은 유·무기 복합 페로브스카이트가 이온 전도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직렬 연결 부위에 금속 나노 전극을 형성함으로써 새로운 모듈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결 부위에 전기장을 가해 상부 전극의 금속 이온을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에서부터 하부 전극까지 확산시켜 금속 필라멘트 나노 전극을 형성함으로써 각 셀을 직렬 연결한 것이다. 이광희 교수팀은 금속 필라멘트 나노 전극을 이용하면 모듈 연결 시 발생하는 비활성 영역의 가로 길이를 600μm 수준까지 감소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을 통해 확인한 결과, 금속 필라멘트 나노 전극이 페로브스카이트 모듈의 직렬 연결 부위에서 고르게 분포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셀 길이 1cm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모듈 제작 시 유효면적을 94.1%까지 얻을 수 있었다. 단일 소자의 최적화 작업을 거친 후 제작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유효 면적은 94.1%, 모듈 효율은 14.0%를 달성했다. 이광희 교수는 “이 연구는 페로브스카이트의 낮은 모듈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모듈 구조를 개발한 것”이라며 “앞으로 화석연료 자원을 대체하는 차세대 태양전지 상용화와 산업화를 한 단계 앞당긴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의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스즈(Science Advances) 8월 17일자 논문으로 게재됐다. 액정폴리머 도입해 고효율·고안정성 확보 광전변환 효율 기존 18%에서 20.63%로 상승 부산대학교 화학교육과 진성호 교수와 재료연구소 송명관 박사는 첨가제를 통해 고효율 및 안정화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고효율을 유지하면서도 안정성이 우수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제작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액정폴리머를 도입했다. 액정폴리머는 페로브스카이트 필름에서의 입자 크기를 증가시켜 광전변화 효율을 향상시켰다. 특히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의 감소 원인 중 하나인 히스테리시스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히스테리시스는 태양전지 효율을 정방향(+1V에서 -1V로)과 역방향(-1V에서 +1V로)으로 측정 시에 효율의 차이가 나는 경우를 말한다.
[그림 3]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전기적 및 광학적 특성 비교
상단은 액정고분자를 사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전류-전압 특성(a) 및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안정성 비교(b)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하단은 페로브스카이트 필름 발광 수명 시간(c)을 보여주고 있으며, 정류상태 형광 분석법을 통한 발광 소광이 감소됨(d)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필름에 액정폴리머의 농도를 최적화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제작한 결과 광전변화 효율 20.63%를 달성했다. 이에 비해 액정폴리머를 넣지 않은 태양전지는 18.0%의 광전변화 효율을 갖는다. 또한 소자 수명 역시 2배 이상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정 폴리머는 외부전압 및 전류를 흐르게 되면 일정한 배향 및 방향성을 지니기 때문에, 더 많은 전자 및 정공을 수송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전류밀도 상승으로 고효율을 얻을 수 있다. 진성호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태양전지는 고품질의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제어 및 대면적으로 균일한 코팅 공정이 가능하기에 차세대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모듈 및 실용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재료분야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어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9월 10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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