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플랫폼 상에서 운영되는 라이브러리, 데이터베이스, 그리고 엔지니어링 데이터는 플랫폼이 제공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을 통해 외부와 단절 없는 데이터 교환을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을 통해 부품 데이터베이스를 다운로드 받아 구축할 수 있는 데이터 포털 서비스, EPLAN Integration Suite를 통한 ERP/PLM 등과의 인터페이스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인터페이스 기능은 [그림 2]에서와 같이 설계 단계와 구현 단계를 나누어서 요약할 수 있다. EPLAN의 데이터 포털서비스는 eCl@ss와 완전하게 동일한 목적을 갖고 있으며, 최근에 eCl@ss 정의에 따른 데이터를 데이터 포탈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그림 1] 플랫폼 기반의 EPLAN 솔루션
［그림 2］EPLAN 플랫폼의 외부 인터페이스 기술
EPLAN의 데이터 포털서비스를 통해 eCl@ss 이전부터 이미 110여개 이상의 부품 전문 업체가 57만2000만개 이상의 자사 부품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설계자는 설계단계에서 별도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작업 없이 손쉽게 부품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아 설계에 필요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나갈 수 있다. 여기서 현존하는 데이터의 제공자가 부품 전문 업체 당사자라는 것이 중요한데, 설계자가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는 데이터가 그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직접 제공하는 데이터라는 데에서 그 신뢰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연재 첫 회에서 소개한 가치사슬의 네트워크 기반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형태의 서비스이며, 이를 통해 부품 전문 업체의 의뢰를 받아 부품 데이터베이스를 전문으로 구축하여 제공하는 업체 등의 새로운 사업모델이 생겨나고 있다. 구현 단계를 위해 제공하는 다양한 인터페이스 기술은 앞서 언급한 다양한 솔루션사의 ERP/PLM뿐 아니라 PLC 프로그램 개발 환경과의 인터페이스, 그리고 다양한 제조 장비와의 인터페이스를 포함한다.
즉, 전기 설계 도면에서의 PLC 구성 및 어드레스 설정정보는 PLC 프로그램 개발 환경과의 양방향 인터페이스를 통해 서로 다른 툴에서 동일한 정보를 재입력하는 업무를 최소화 해주고, 또한 설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조 장비용 데이터를 다시 만들어줘야 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설계 툴이 제조용 데이터를 직접적으로 생성해주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러한 제조 장치에는 CNC머신이나 와이어 가공머신이 포함된다.
［그림 3］데이터베이스와 라이브러리 기반의 EPLAN 설계 툴 구성
공용 플랫폼 상에서 이러한 툴 간의 연계 기능, 그리고 플랫폼을 통한 외부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면에는 완전하게 라이브러리와 데이터베이스 방식으로의 설계 수행을 지원하는 EPLAN 제품 특성이 자리하고 있다. [그림 3]에서와 같이 설계자에게 보여지는 정보자체는 기존의 CAD와 유사하게 그래픽적인 표현을 따르고 있지만, 이러한 설계 도면은 심볼 라이브러리, 모듈 라이브러리, 양식 라이브러리 등의 다양한 라이브러리와 부품 데이터베이스 등의 결합을 통해 완전한 형태의 내부 데이터베이스로 관리된다. 동일한 정보에 표현만 다른 경우, 예를 들어 설계도면상의 정보를 취합하여 부품 리스트 등의 리스트를 작성해야 하는 경우 설계자의 수작업 없이 자동화된 기능을 통해 관련 리스트를 생성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툴 자체가 갖고 있는 파라미터 기반의 설정정보 등 설계 지원 기능은 내부 데이터베이스의 일괄 변경, 자동 번역, 그리고 설계검증 등의 다양한 자동화 기능과 탐색기를 이용한 검색 등의 편리한 기능을 지원하게 된다. 플랫폼은 이러한 다양한 라이브러리와 데이터베이스의 외부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며, 이러한 역할을 통해 툴 간의 공용 데이터 활용과 연속성 확보, 더 나아가서 Excel, XML 뿐 아니라 앞서 언급한 데이터 포털, ERP/PML, 그리고 제조장비와의 인터페이스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EPLAN은 Industrie 4.0의 추진과 발맞추어 기존에 설계 프로세스 중심의 솔루션 구성에서 차츰 엔지니어링 프로세스 전반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물론, ERP/PLM와의 인터페이스 기능이 이러한 프로세스의 전반적인 지원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단순히 데이터의 교환을 뛰어넘어 제조현장에 제공할 수 있는 능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Smart Factory KM에서의 활동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Smart Factory KM은 기본적으로 라인을 구성하는 개별 모듈별로 제어시스템에 분산화되어있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EPLAN은 모든 개별제어시스템이 포함된 종합설계도면을 통해 이러한 제어 시스템과의 인터페이스 기능을 제공하며, 이러한 인터페이스는 OPC-UA를 기반으로 한다.
［그림 4］SmartFactoryKM프로젝트와 OPC-UA를 통한 시운전 및 문제 해결 지원 환경
통상적인 시운전이나 현장에서의 문제해결이 설계도면을 참조하여 제어상태 정보 확인, 혹은 강제변경을 통해 이루어짐을 감안하면, 하나의 종합적인 설계도면에서 이러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상당한 이점을 제공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EPLAN의 설계도면은 EPLAN 플랫폼기술을 통해 모바일 스마트 디바이스와의 통신기능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시운전 및 문제해결 업무를 원격지에서의 수행가능성을 제공한다. 통상적인 HMI(Human Machine Interface)가 지정된 제어 시스템과의 인터페이스만을 제공하는 데 반해 EPLAN의 이러한 기능은 설계도면에 반영된 어떤 제어시스템과도 별도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구성없이 연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현장지원 시스템의 개념을 제공하고 있다. EPLAN은 2015년 하노버전시회를 통해 이러한 기능을 선보여 많은 관심을 이끌어 낸 바 있다.
또 다른 사례로 Phoenix Contact에서 선보인 EPLAN 설계데이터 기반의 터미널 블록 제조공정을 들 수 있다. 이 공정에서는 EPLAN의 설계데이터를 입력받아 도면에 반영된 터미널 블록정보를 이용하여 구성이 필요한 터미널블록을 선택하고, 필요한 길이만큼 레일을 절단하며, 설계데이터를 기반으로 터미널블록에 부착될 레이블을 자동으로 프린트 한다. 이러한 자동화된 공정을 통해 생산현장의 인원은 단지 조립 및 부착만을 통해 터미널블록을 완성할 수 있는 일종의 현장 작업 지원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례 역시 2015년 하노버전시회를 통해 선보여 많은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또한, 가상의 환경과 실제 작업환경을 결합한 서비스 역시 2015년 하노버전시회를 통해 선보인 바 있다. 이 서비스는 EPLAN의 3D 설계 툴인 EPLAN Pro-panel을 기반으로 한다. EPLAN Pro-panel 설계 데이터가 설계자로부터 현장 작업자에게 전달된다는 전제하에, 현장 작업자는 자신이 만들어야 할 제품의 완성된 형태를 보면서 제작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3D 설계데이터 안에는 부품단위까지 데이터베이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생산 현장에 전달된 부품의 스캐닝을 통해 해당하는 부품이 어디에 부착해야 하는지 3D화면상에 표시해 줄 수 있고, 더 나아가 부품부착 이후에 해당부품이 또 다른 부품과 어떻게 배선되면 되는지 데이터베이스에서 추출된 정보로 표시할 수 있는 기능이다.
특히, 수주성 생산에 의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패널 산업군의 경우, 현장에 제작사양서 등의 문서 전달대신 이러한 설계데이터의 직접적인 전달과 설계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현장 작업의 지원은 현장에서의 생산성 향상에 설계데이터가 기여할 수 있는 또 다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 결 론 >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Industrie 4.0은 단순히 스마트한 시스템을 현장에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실현될 수 없다. 또한, 특정 솔루션의 도입이 Industrie 4.0 실현을 위한 전가의 보도가 되지도 않을 것이다. Industrie 4.0이 최종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제조업의 경쟁력 향상이다. 이미 생산현장의 자동화가 어느 정도 포화 상태인 시점에서 무엇이 경쟁력 향상을 위한 다음 카드인가를 Industrie 4.0은 제시하고 있다. 스마트한 시스템과 더불어 스마트한 프로세스의 구축, 그리고 스마트한 프로세스 구축의 핵심이 되는 엔지니어링 프로세스와 시스템의 역할이 향후 그 새로운 카드의 역할을 할 것이다.
더 이상 엔지니어링 업무를 훌륭한 엔지니어 몇몇이 알아서 수행하는 업무로 방치하지 말아야 하며, 엔지니어링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보전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시스템의 도입, 그리고 이를 활용하여 전체 공장을 스마트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이러한 과정 중에 설계자의 업무는 과거의 그리기 작업이나 단순 반복 작업에서 벗어나 좀더 고도화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역시 조성되게 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앞으로 10년, 또는 20년 후에 Industrie 4.0이든 디지털 공장이든, 스마트 공장이든 우리의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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