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그동안 소외받아 왔던 전력 분야 기초연구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한전은 최근 학계 관련 인사들과 함께 기초연구 활성화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 향후 기초연구 활성화를 위한 연구과제 지원계획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한전은 올해 기초연구과제를 위한 지원을 지난해의 2~3배로 확대하는 한편 효율적인 연구과제 지원 운영을 위해 기초전력연구원과의 보다 적극적인 협력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리김동기 기자
한전이 대학을 통한 기초과제 육성을 통해 그동안 소외받아 왔던 전력산업 기초연구 활성화에 나선다. 한전과 기초전력연구원이 3월 22일 서울대학교 엔지니어하우스에서‘전력산업 기초연구 활성화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학계와 한전 간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력분야 기초연구는 그동안 산업계의 출연금을 통해 기초전력연구원 중심으로 진행돼 왔으나 2010년 이 기능이 에너지기술평가원으로 이관되며 응용과학 분야 지원 중심의 정부의 정책에 따라 그동안 소외받아 왔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이번 토론회는 이러한 전력분야 기초연구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한전과 기초전력연구원 및 대학계의 연구관련 종사자들이 참여했다.
이날 한전측 발표자로 나선 한전 기술기획처 전동훈 부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 정부의 연구개발예산 중 기초연구 비중은 2009년 29.3%에서 2012년 35.2%로 증가하는 등 기초연구에 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전력산업 분야 경우는 아직 활성화가 부족한 편이라고 밝히고 한전이 앞으로 이 분야에 관한 지원을 계속적으로 넓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한전의 연구개발 패러다임도 기존의 추격형(Fast Follower)에서 선도형(First Mover)으로 전환하고 장기적 관점의 기초연구를 통한 독창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전은 기초연구 활성화를 지난해부터 진행해 오고 있으며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52건의 공모을 받아 이 중 6건(HVDC 3건, MG 1건, 초전도 2건)의 과제를 선정 8.9억 원을 지원했으며 올해 이 규모를 더욱 확대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기초연구 지원 2∼3배 확대
올해 한전의 기초연구 투자규모는 지난해 보다 2~3배 정도 증가된 20~30억 원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며 기존 과제들의 성과에 따라 2014년도에도 투자규모를 대폭 확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전력공사와 기초전력연구원이 공동 협의체를 구성 전력산업분야 기초연구과제를 기획, 또는 발굴하여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연구 성과를 가속화, 극대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업의 구체적 실행방안에 관한 설명도 진행됐다. 한전은 전력산업 기초연구 과제를 오는 3월부터 6월말까지 공모를 통해 모집하며 분야는 전력산업 기초 및 전력경제 연구분야에 한정된다. 기초연구 과제 중심 과제를 모집하지만 개발과 상용화 단계 의 연구나 원자력 분야는 제외한다. 한전은 이를 위해 기초연에서 2배수까지의 과제 선정을 진행한 후 7월 한전의 제안서 심사를 통해 8월 과제 선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전력기술 R&D 클러스터 구축을 통한 지식과 정보를 공유, 시너지 효과도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클러스터 구축의 경우 강제적으로 실시하기 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인 기초연구 관리를 통한 자율적 조성을 기대하고 있다. 한전은 이를 통해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올해 말 기초연구 성과 공유회를 통한 실적 발표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전은 이번 기초연구 지원과 관련“국가적으로는 동반성장을 통한 창조경제의 실현과 함께 학계는 산학 R&D 협력체계를 강하하고 한전도 핵심 원천기술 확보를 통한 미래유망 신기술 확보라는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동훈 부장의‘전력산업분야 기초연구 활성화 추진계획’발표 이외에도 신진교수 연구분야 소개와 함께 신기술 소개의 자리도 마련됐다.
신진교수 연구분야 소개에서 ▲서울대 김재하 교수가‘Challenges and Opprtunities for Powersupply-on-chip’s’▲한교대 강형구 교수가‘친환경 전력기기 시스템의 절연설계’▲서울대 정윤찬 교수가‘고출력 레이저 기술과 그 응용’▲연세대 신용준 교수가‘Smart Grid:Future of Electric Power System’▲홍익대 차호영 교수가‘GaN 차세대 그린 전력반도체’▲충남대 천관호 교수가 ‘Boiler Stability 향상기법’등을 발표했다. 또한, 신기술 주제발표와 관련 ▲광운대 이흥재 교수가‘전력계통의 정전복구 지원시스템의 연구’ ▲고려대 장길수 교수가‘미래 전력계통을 위한 HVDC 기술’▲인천대 김학만 교수가‘동북아 Super Grid’를 주제로 한 발표를 진행해 관심을 끌었다.
활성화 토론회
주제발표 후에 이뤄진 토론회에서도 학계와 한전간의 허심탄회한 의견이 자유롭게 계진되며 서로 간의 입장을 조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학계에서는 이번 한전의 기초연구 지원 확대에 대해 반가움을 표시하면서도 자칫 지나친 성과 주의로 인한 말뿐인 기초연구 지원이 이뤄지는 것이 아닌가에 관한 우려도 표시했다.
이와 관련 한전측에서는 이번 기초연구 과제는 한전이 진행하는 것이지만 주도적인 운영은 기초전력연구원 중심으로 이뤄져 한전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학계의 지속적인 지원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원영진 한전기술기획 처장을 좌장으로 학계 인사의 질문에 관해 자유로운 문답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실질적 기초연구 지원 기대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전의 기초 연구지원에 관한 반가움을 표시하면서도 지나친 성과주의가 자칫 말뿐인 기초연구 지원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전대학교 차주민 교수는“한전이 기초연구의 진흥에 나선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그러나 과제 선정의 객관성의 문제와 연구의 용이성 부분에 관해서는 우려되는 점도 있다”고 밝히고 향후 이 부분에 관한 개선책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과제 선정의 객관성의 문제의 경우 기초연구지원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한전과의 방향성이 다를 경우 과제의 선정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점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토론회의 사회자로 나선 원영진 한전기술기획처장은“과제선정의 객관성의 경우 선정 과정 중 한전의 개입을 최소화해 객관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하고“대전제로 한전의 방향과 맞아야 하겠지만 구체적인 실행은 기초전력연구원이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이번 사업이 실질적인 기초연구 지원으로 확립될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이러한 절차를 위해 과제 선정의 2배수까지 기초연이 진행하고 이후의 과정에서만 한전이 참여해 이에 관한 피드백의 구성 정도만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연구과제의 객관성을 확보해 나가는 것에 좀 더 집중해 나갈 것이라는 구체적인 계획도 발표했다.
이외에도 한전의 이번 지원이 좀 더 실질적이면서도 지속적인 기초연구개발 진흥쪽으로 방향이 잡혀야 한다는 의견에 관해서도 올해 보다 근복적 노력을 진행해 나가겠다는 한전쪽의 입장도 언급했다.
원처장은“한전도 기초 연구에 관한 지원을 본격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며 현재 계획은 지난해 9억 원 정도의 예산이 진행된 기초연구와 관련 올해는 이를 2~3배 늘려나 갈 계획이며 성과에 따라 앞으로 점진적으로 규모를 확대시켜 나갈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산·학 자발적 노력 필요
한전의 기초연구 과제 지원에 관한 지원에 맞춰 학계도 적극적으로 자발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기초연구의 지원을 위한 제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한전의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기초 지원을 위해 사용하는 안과 함께 전력분야 중소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연구진행을 통해 산학 인력의 교류 확대를 확보하고 인력을 공유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계진됐다.
이와 관련, 원처장은“제도화를 통한 지속적 지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그러나 이러한 기본적 인프라 구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초연구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산업계 외에도 학계의 노력도 필요함을 당부했다.
또한 산학협력을 통한 기초연구 진행과 관련해서는 현재 한전에서도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에 맞춰 실용화와 완제품 생산 시 중소기업의 참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 학교와 기업체간 교류 확대를 위한 제도적 확충을 통해 대기업 중소기업 믹스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현재 전력산업의 중요 화두 중 하나로떠오르고 있는 스마트그리드와 관련해 광운대학교 이흥재 교수는“우리나라가 개발 선도국가라는 평을 듣고 있으면서도 실질적으로 해외 대규모 컨퍼런스 등에 국내 학계의 참여율이 매우 낮다”며“학계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의식과 함께 산업계의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재권 등 기본적문제도 검토 돼야
기초분야 연구의 지원의 구체적 실행 방향 이외에도 지재권의 성립 등에 관한 기본적인 해결과 함께 보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전이 기초연구 분야의 지원을 시작하는 현 시점에서 지원에 관한 세부 각론을 따지기 보다는 연구의 성과에 관한 지식재산권 문제 등 좀 더 기본적인 문제들에 관한 의견을 심도깊게 논의해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한 이외에도 지난해 연구과제 선정에서 전력계통의 연구과제들만 선정되는 등 한계점을 들어냈다며 융합과학이 과학계의 중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좀 더 다양한 분야에서의 과제 선정을 통해 보다 실질적인 기초연구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계진됐다.
한전 측은 이러한 문제에 관련해서도 향후 스마트그리드 등 좀 더 다양한 분야에서의 연구과제 선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과제의 신청의 용이성 및 상시과제 모집을 통한 자율성 강화등과 관련한 의견에서도 학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앞으로의 사업 전개에서 보다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사업을 진행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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