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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그에 잇따라 정전사건 은폐, 납품 비리, 마약 복용, 다수의 고장 정지 발생, 품질검증서 위조사건 등으로 원전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거의 땅에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전력 부족 사태의 지속으로 안정적 전력 공급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시점에 국가 에너지 안보와 안정적인 에너지 믹스 차원에서 원전을 되짚어 보는 정책 토론회가 개최됐다. 국회 강창일 지경위원장과 에너지경제연구원 주최로 12월 5일 열린 '국가 에너지 정책의 미래와 원전의 역할'토론회의 주요 내용을 담는다.
이날 토론회에는 제무성 한양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이근대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가 주제 발표를 하고 이어서 목진휴 국민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최태현 지식경제부 원전산업정책관, 조성경 명지대학교 교수, 조병욱 한국수력원자력 안전기술본부장,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강창일(국회 신재생에너지정책연구 포럼 대표 의원) 위원장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선 인사에서 "원전외의 현실적인 대안이 보이지 않기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수 국가들은 원전에 대한 기존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며 "특히 국가 경제 성장에 따라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신흥국들에 있어 원전은 더욱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경제 논리에 따라 원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 원전에 대한 안전성과 환경성, 경제성에 대한 검증과 재정비가 강화돼야 한다"며 "국가의 설득력 있는 원전에 대한 정책 추진도 중요하지만 미래 에너지인 신재생에너지의 준비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창일 위원장과 '국가 에저지 정책의 미래와 원전의 역할'토론회 장면
정부, 원전-신재생 보완 발전
2010년 후쿠시마 사고 이전 일본 원자력 정책은 2030년까지 14개 원전 건설 추진, 전체 발전 용량의 50%를 원전으로 충당을 표방했다. 그러나 후쿠시마 직후 신규 원전 건설 잠정 중단 및 에너지 기본계획 재검토에 들어갔다. 2011년 9월 일본 노다 총리의 UN 원자력 안전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원자력 안전 수준을 세계 최정상급으로 향상', ' 일본의 원자력 계속 사용'등의 입장 표명과 함께 원자력발전 재개로 정책 방향을 수정 중이다. 막대한 피해를 입고도 원전을 고수하는 것은 원전 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인데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정부는 현실적 대안으로 원자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판단, 원전 확대 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대신글로벌 최고수준의 원전안전성 확보와 안정적인 운영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임을 밝혔다.
최태현 지식경제부 원전산업정책관은 "에너지 안보와 경제성, 환경성 등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최적의 에너지 믹스 정책을 검토 중에 있다"며 "신재생에너지는 현재로선 경제성과 기술성 한계가 있기에 원자력과 상호보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1차에너지 대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현 2%대에서 2030년 11%를 목표로 잡았다.
원전 정책 결정의 주요 요소는 크게 네 가지로 보는데 경제성(화석연료 및 여타 전원과의 경쟁력), 환경적 요인(온실가스저감 및 기후변화 협상), 에너지 안보(안정적 에너지 공급), 원전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국민 여론)이다. 우리 정부는 전자 세 가지는 만족스러운 수준이나 현재 사회 수용 면에서 숙제를 안고 있다.
 최 정책관은 또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일부 유럽국가에서 '탈원전'을 표방한 것에 대해, "각 나라 마다 에너지 수급 환경이 달라 전력 정책도 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해 현실적 대안으로써의 원전 필요성을 언급했다. 가령 탈원전 정책을 표방한 독일은 전력 설비 예비율이 96.4%로 우리나라(6.7%)의 무려 14배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96%)가 높고, 제조업 산업 기반으로 전력 수요가 큰 데다 지리적으로 전기 수입이 어려워 현실적 대안은 원자력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91.5%라는 원전의 높은 이용률을 적정수준으로 조정하고 20년 이상 가동된 원전 9기의 257개 항목에 대해 1조 1000억 원을 투입, 2016년까지 교체하는 등 원전 안전성 확보와 안정적 운영 ▲원전 운영 정보를 주기적으로 공개하는 등 대국민 소통 및 지역 상생 강화 ▲원전 산업의 수출 동력화를 통한 미래 먹거리 창출 ▲원전 사후처리 대책 등을 재정립했다. 사후처리 대책으로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을 적기에 건설해 2014년 6월 1단계 준공, 2016년 12월 2단계 완료한다. 공론화 결과를 바탕으로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사성 폐기물 관리 기본 계획을 수립하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에너지 자급 높이는 원전은 현실적 대안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의 성장, 자원 무기화와 에너지 가격 변동 심화, 화석연료 고갈과 지구환경문제로 에너지 위기 도래가 점쳐지는 가운데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게 현실이다. 정부는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공급 3%를 목표로 잡았으나 실제로는 0.3% 수준에 그친 것만 봐도 큰 기대를 걸 만한 시장이 아니며 장기적 안목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제무성 한양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자력이 전력의 안정적인 확보와 에너지 자급률에 기여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에너지 믹스 원전 비중이 31%(2011), 47%(2024), 59%(2030)였으나 후쿠시마 이후 원전 안전성의 문제로 탈원전 또는 원전 축소 움직임이 있고 우리나라도 사회적 수용성이 약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 교수는 국가 원자력 정책 방향과 원전의 미래에 대해 "원전은 경제성, 친환경성,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강점이 있으나 안전성이 국민 수용의 관건"이라며 "안전방호 설비 보강과 원자력 안전 문화의 조직 품질 제고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원자력은 가교가 아니고 우리나라 에너지의 한 축을 담당하는 지속가능 에너지로, 세계 10대 에너지 다소비국, 국가 에너지 정책, 수요에 대한 공급 측면에서 원전의 적정 비중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조성경 명지대학교 교수는 이 자리에서 "에너지에 대한 분석과 논의는 원전 뿐 아니라 화력발전과 신재생에너지에 대해서도 이뤄져야 한다"며 "그 어느 것도 절대 선이 아니며, 절대 악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기후변화 대응, 국민 복지 증진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최대한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최선의 조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의 문제점으로 ▲늘어나는 전기 소비 ▲늘어나는 기저 발전 ▲에너지 다소비 산업 중심으로 한 저효율 국가를 지적했다. 미래 에너지 정책에 대한 전망에 대해선 "에너지를 공급이 아닌 서비스의 개념으로 봐야 하며, 고용 창출 효과가 높은 재생에너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외 원전 정책 동향
해외원자력 발전 정책 동향에 대한 주제발표를 한 이근대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세계 각국은 원전안전성 강화 등 원전 정책 재점검을 위한 노력을 실시하고 있다"며 "신규 원전 건설 및 노후 시설 수명연장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원전 재검토 국가의 원전 정책에 대해 일본을 언급하면서, "54기의 원전을 운영하던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제1 원전인 1~4호기를 폐쇄 결정함에 따라 50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원전 사고 이전 건설 중이던 오마원전, 시마네 3호기, 히가시도리 1호기 공사가 중지된 상태로 공사 재재를 논의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전 사고의 위험을 경험하거나 높은 국가의 경우 포기와 축소, 재검토 유형을 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전 세계 원전 정책 현황은 세 가지 유형 즉, 원자력 포기·축소, 재검토, 유지로 분류 가능하고, 원자력 포기·축소 국가의 경우 기타 에너지원 발전 증가 및 신축 계획이 기반이 되며 원자력 재검토 국가(일본)의 경우 지역별 발전 및 수요량에 따라 재가동 여부를 검토, 원자력 유지국가의 경우 안전성을 최우선 제고하는 추세다. 원전 가동 국가의 경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 관리 사항을 법률 및 제도화해 안전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기존 법률 및 제도 내용을 수정해 국민들에게 원전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정책 동향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벨기에가 단계적 원전 폐쇄를 선언했으며 미국, 프랑스, 러시아. 영국, 중국, 폴란드, 말레이시아.
칠레, 카자흐스탄, 브라질, 남아공 등 다수 국가가 원전 정책을 유지하는 쪽에 서 있다.
독일의 탈원전 배경은 전력 수요 증가세의 정체(전력 수요 포화)를 들 수 있다. 독일의 전력 수요는 1인당 GDP가 3만 달러에 도달한 시점인 1991년까지는 비교적 빠른 증가세(2% 내외)를 보였으나, 이후 정체 현상을 보였다. 2010년 재생에너지 포함 설비 예비율은 96.4%, 재생에너지 제외 설비 예비율은 34.8%로 충분한 발전 설비 용량을 보유한 것 또한 주요 요인이다. 2010년 발전 설비 용량은 총 164GW로 수력 12.8GW(8%), 화력 81.2GW(50%), 원자력 18.4GW(11%), 재생에너지 51.2GW(31%)로 구성된다. 중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의 공급 불가 상황이 발생했으며 원전 폐기 결정에도 화력 등 충분한 설비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2003년 이전 순 수입국의 위치에서 이후 순 수출국으로 전환했으나 일본 원전사고 이후 원전 가동 중지 결정으로 재차 순 수입국으로 전환했다.
· 미국 : TMI 원전 사고 이후 30년 만에 신규 원전 건설 허가.
· 중국 : 원전 안전 점검을 전제로 원전 건설 계획 유지. 현재 16기 운전, 27기 건설 중, 2020년 66기 원전 가동 계획.
· 인도 : 신규 원전 건설 예정대로 추진. 2050년까지 발전 비중 25% 달성.
· 베트남 : 신규 원전 건설 예정대로 추진. 2030년까지 총 10기 원전 건설.
· UAE : 2020년까지 4기 원전 운영 개시 예정. 향후 14기까지 원전 확대 계획.
· 사우디아라비아 : 2030년까지 16개 원전 건설 추진.
· 영국 : 노후화된 원전 18기를 신규 원전으로 대체.
· 핀란드 : 신규 원전(5번째 원전) 건설 중. 추가 2기 건설 계획 추진.
· 러시아 : 원전 계획 예정대로 추진. 2030년까지 총 전력 공급의 19.8% 공급.
· 폴란드 : 신규 원전 건설 예정대로 추진.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 수요의 15% 충당.
· 체코 : 원전 지지 입장. Temelin 3,4호기 2025년까지 완공.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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