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가면 국내 최초 에너지 자립형 공공건축물을 볼 수 있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건물 형상부터 독특해 시선을 끈다. 바람개비를 연상시키는데, 4면의 외벽이 사선으로 깎여 동서남북 어느 쪽에서 봐도 건물 모양이 똑같다. 제로에너지Zero Energy 빌딩을 목표로 2008년 착공해 12월 12일 개관한 센터는 연면적 3762㎥,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센터 관계자는 "국내 시도하고 있는 제로에너지 건축물은 주로 주택 콘셉트에 맞춰져 있다"며 "센터는 대형 빌딩으로 제로에너지를 구현하고자 국내 최초로 설계됐다"고 밝혔다.
글 · 사진 유미희 기자 취재 협조 서울시 녹색에너지과 02-2115-7487 에너지관리공단 에너지기술팀 02-862-5202 www.seouledc.or.kr
서울에너지드림센터에 설치된 태양광 모듈은 총 864개로 연간 전력 생산량은 27만 5153.76㎾h이다. 이는 보통 가정 약 90가구의 연간 전력 소비량 정도다.
기자가 방문한 12월 13일 에너지드림센터 벽면에 부착된 디지털 패널에는 센터의 실시간 누적 에너지 생산량이 표시돼 있었다. 더불어 옆에는 에너지 소비량이 표시됐다. 생산량 6763㎾, 소비량 4200㎾. 에너지 자립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세워진 건물답게 소비 에너지를 스스로 충당함은 물론 한전에 되팔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남기고 있다.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려 유례없는 전 국민 절전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올겨울인 만큼 에너지를 자급하는 이 건물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에너지드림센터는 최대한 에너지를 절약하도록하는 패시브Passive 요소를 적용한 건축 설계로 표준 건물 대비 에너지 70% 절감토록 하고, 최소한으로 필요한 30%의 전력은 액티브Active 요소를 적용해 에너지 자립, 화석연료 사용 제로(0)를 목표로 계획됐다. 건축 계획에는 유럽 최대의 태양광 에너지연구 기관인 프라운호퍼연구소가 참여했으며 사업운영은 에너지관리공단이 맡고 있다.
에너지 절약 위한 패시브 요소 적용 센터에 적용한 패시브 요소는 고기밀 · 고효율 · 친환경 건축자재를 사용해 에너지 절감에 효과를 더하는데 ▲단열 두께 강화 ▲삼중유리 창호 시스템 ▲전동 외부 블라인드 ▲인조대리석 등으로 조치했다. 건축물 외벽을 통해 유입되거나 새나가는 에너지이동을 차단함으로써 단열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외벽 단열을 강화했다. 냉난방 에너지 손실이 가장 큰 창호는 3중 유리 창호를 도입했다. 유리의 두 면에 은입자를 이용한 저방사(Low Emission)를 코팅 처리해 여름에는 태양 복사열의 실내 유입을 막고 겨울에는 난방열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최소화한다. 창호 외부 전동 블라인드를 설치해 여름 태양열의 차단으로 냉방 에너지 부하를 낮추도록 한다. 또한 일사량에 따라 자동으로 여닫힘으로써 실내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해 조명 에너지 사용량을 낮춘다. 외벽 마감재로 사용한 인조대리석은 태양빛의 60% 이상을 반사하도록 설계해 한여름 뜨거운 태양열의 영향을 실내에서 덜 받도록 한다.
[1] 태양 고도를 활용하도록 설계한 건물 형태. [2] 센터 건물에 적용한 패시브 및 액티브 요소를 보여주는 단면도. [3] 3층에 설치된 폐열회수 환기 시스템. 배기열을 이용해 실내온도 유지를 도움으로써 냉난방 에너지를 절약한다. [4] 센터는 지열과 연계한 히트펌프로 냉난방을 한다. 건물 앞마당 지하 50m 깊이에 파이프 37개를 매설하고 연중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지하 열원을 이용한다. [5] 2층은 녹색테마전시관으로 기업과 연구 기관 등의 녹색 기술 정보 전달 및 기업 홍보를 위한 전시 부스와 제품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친환경 기술 교류의 장을 제공한다. [6] 건물 에너지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모니터링 시스템. [7]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공간인 에너지 드림시티 존. 안내원의 설명에 따라 시민이 직접 '원전 하나 줄이기'체험을 하고 있다. [8][9] 윗부분에 태양전지판이 설치된 야외 벤치에서 누구나 무료로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다. [10] 센터의 상징적 조형물. 동그란 프레임 바깥쪽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한 1㎾의 에너지로 차를 들어 올려 청정에너지의 효과를 실감나게 한다.
열효율 높이는 건축물 설계 에너지드림센터는 완성도 높은 건물 시공을 위해 세밀한 디자인 검토, 목업 테스트, 철저한 품질관리를 수행해 패시브 디자인과 기술을 도입했다. 이로써 직사광선의 실내 유입을 막는 벽면의 사선 디자인과 반사율이 높은 마감재를 사용, 4면에서 자연광의 유입을 돕는 설계, 빛이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게 하는 중정 등을 구현했다. 센터는 시민들에게 개방해 에너지 및 제로에너지빌딩 학습의 공간과 친환경 건축물의 쾌적한 공간을 누리는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1층은 에너지 체험공간과 전시장을 마련해 친환경 에너지 기술에 대한 학습과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에너지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준다. 2층은 녹색 테마 전시관으로 기업과 연구 기관 등의 친환경 기술 교류의 장이다. 3층은 회의실, 북카페, 교육 컨퍼런스 공간, 수유실 등 편의시설을 조성해 일반인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건물앞마당 에코 파크에 설치한 나무 벤치에는 태양전지판을 장착해 자연 속 휴식을 취하면서 휴대폰 충전이 가능하다. 센터 관계자는 "서울에 처음 세워진 제로에너지빌딩인 만큼 신재생에너지, 녹색 성장 등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라며 "시민들에게 정기적인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에너지 관련 다양한 체험과 알찬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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