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준공 예정 450만㎾도 지연·취소

포항, 해남, 여수, 고흥, 남해군 그리고 강원 고성 등 화력발전 사업 계획이 주민 반대 등으로 잇달아 좌절되고 있다. 신규석탄 화력발전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말도 나온다. 낮은 전기요금, 전력 다소비형 산업구조 고착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해 전력 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정부 전망이다. 이처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는 생산 원가보다 낮은 전기요금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주민 등 님비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발전소 건설 착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3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기준 금년 준공을 목표로 한 450만㎾발전설비도 현재 지연되거나 취소된 상태다.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앞두고 지식경제부가 업체들로부터 발전소 신규 건설 의향서를 받은 결과 민자 발전 사업자들의 석탄 화력발전 입찰규모가 총 50기, 4710만㎾에 달했다. 2년 전 5차 때에 비해 23.5배나 껑충 뛰었다. 그러나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다.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주민설득과 지자체 협조, 송전 여건 등에서 고른 점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지자체나 주민 설득에서부터 발목을 잡히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2020년까지 총 7조 원을 투입해 고흥군 봉래면 일대 약 300만㎡ 부지에 4000㎿급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 제안서를 올 초 고흥군에 제출했다. 그러나 주민 간 찬반 논쟁이 뜨거워지면서 10월 16일 결국 고흥군이 발전소 유치 포기 결정을 밝혔다. 남해군은 최근 석탄 화력발전소 유치 문제를 놓고 아예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결과는 근소한 차이로 반대 의견이 높아 발전소 유치는 없던 일이 됐다. 이뿐 아니라 남부권 석탄 화력발전 사업 계획 상당수가 주민들 반대로 가로막힌 실정이다. 해남군 화원면에서는 중국 다국적 회사인 MPC코리아홀딩스가 250만㎡에 7조 6000억 원을 들여 5000㎿급 화력발전소를 건립하려는 계획이 무산됐으며 포항, 여수에서도 마찬가지다.
여수시는'신규 및 증설되는 발전소의 경우 공유수면을 매립하거나 화력발전소는 환경문제가 많으므로 반대한다'는입장이다.' 화력발전소건립은 기후보호국제도시가 되겠다는 시의 정책에 역행하고, 향후 발전소 건설이 필요하다면 광양만권의 환경부하를 최소화하는 천연가스(LNG 등) 및 신재생에너지 발전소가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여수국가산업단지와 그 인근에 계획 중인 한국동서발전의 1000㎿급, 한양의 1000㎿급의 발전 계획도 환경운동 단체의 저지 운동으로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석탄화력은현실적대안Vs" 수도권에지어라~"

지자체와 주민이 화력발전소 유치에 적극 반대하고 나서는 것은 환경 문제, 생업 문제와 직결하기 때문이다. 고흥군 주민은"화력발전소가 초당 240t의 온배수를 바다로 흘려보내고, 배수구로부터 62㎞까지 수온을 1도 이상 높여 양식장과 어장에 피해를 준다"며 "석탄 가루가 날려 대기를 오염시키고, 고압 송전선로의 전자파가 인체와 가축·농산물에 악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또한"현재 전남의 전기 자급률이 300%가 넘는다. 발전소가 필요하다면 수도권에 건설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기업 입장에서는 다른 발전에 비해 석탄 화력발전 사업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수익성과 안정성이 좋은 사업이기 때문이다. 전력연구원관계자에 따르면, 시설 투자비와 연료비 등을 종합해 볼 때 다른 발전에 비해 석탄 화력발전이 투자 대비 효율성이 가장 크고 석탄이 전 세계적으로 300~400년 이상 쓸 수 있는 양이 있음을 고려하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건설 비용(100만㎾당 1조 3400억 원)이나 시공 기간(8년)은 액화천연가스(LNG, 100만㎾당 8000억 원, 5년)보다 비싼 편이나 투자 대비 연평균 수익률 8~10%(수명 30년 기준)로 꾸준히 수익을 보장해준다는 점은 민간 발전 사업자에게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Energy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