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기학회는 9월 14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9 · 15 순환 정전 그 이후 1년'이란 주제로 패널 토론회를 개최했다. 산 · 학 · 연 전문가들이 9 · 15 순환 정전 후 1년간의 변화와 발전을 짚어보는 자리였다. 이날 정부의 근시안적인 전력 수급 대책, 전력 계통 운영 시스템(EMS : Energy Management System)의 정상적인 사용 여부, 형평성을 무시한 전력 산업 기반 기금 운용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EMS와 관련해 유재국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전력거래소의 EMS 기술 감사를 요구한 반면, 조종만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장은 EMS로 전력 계통을 운용하는 사람 입장에서 오해가 있다며 EMS에 대해 조사하고 좋은 제안이 있으면 개선 방안을 도출해 달라고 밝혔다.
전력 공급의 신뢰도와 안전성 | 이근준 충북도립대 교수는 주제 발표에서 전력 공급의 신뢰도(Reliability)와 안전성(Security)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수급계획오차는 주파수저하로 이어지고 주파수저하가 일정 범위 이상이면 안전성(전 계통 붕괴)이 붕괴되기에 그 직전에 순환정전한 것이다"면서, "그 원인은 정보 처리와 계산 능력, 판단 지표, 전문가 기반 정책 수립, 전력 자원의 유기적 관리 체제 등이 미흡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교수는 이와 관련해 ▲정전으로 인한 사회적 파급정도 평가 및 관련데이터 · 모니터링 · 오디션 기능과 표준관리를 위한 정부의 전력 기술 지원 조직이 필요하고, ▲정밀한 계산능력확보를 위한 전력관리시스템과 오차수준관리에 적정한 전문 엔지니어링 수행 기반을 조성해야 하고, ▲표준의 후진성을 극복하기 위해 근거가 부족한 해외 표준 모방형에서 기술 · 경제적으로 포괄적인(Comprehensive) 표준으로 전환해야 하고, ▲전력과소비를 낳는 왜곡된 요금 체계 및 에너지 정책에서 원가 기반 요금으로 전환해 자율적으로 수요를 관리하도록 하고, ▲전력 산업 기반 기금을 전력 안정화(교육, 기술, 산업) 기반조성에 투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다섯가지 개선안을 제시했다.
[1] 구자윤 회장은 "연말 기준 수요 관리 비용으로 약 4천억 원을 지출할 정도로 우려스런 상황들이 현재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 전력 공급의 신뢰도와 안전성을 강조하는 이근준 교수. [3] 전력거래소의 EMS 운용에 의문을 제기한 유재국 입법조사관. [4] "진정한 전문가를 육성해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는 김건중교수. [5] "지경부에 미국 NERC처럼 전력 계통을 독립적으로 비교 평가하는 상설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박준호 교수. [6] 9 · 15 순환 단전 후 개선 사항을 설명하는조종만전력거래소중앙전력관제센터장.
전력거래소 EMS 미사용 입장 불변 | 유재국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EMS를 전력거래소에서 정상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다"면서, "이 문제는 전력산업계에 누적 된 것이기에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 박사는 "우리나라는 SCED(Security Constrained Economic Dispatch : 안전제약경제급전)가안되는 EMS든 EMS와 MOS(Market Operation System : 시장 운용 시스템) 연계든 모두 제 역할을 못하고, EMS의 중요한 기능을 모두 정지시킨채 오히려 불필요한 4초 신호를 EMS 신호라 하여 EMS가 계통 주파수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하는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 EMS를 사용하지않다는 근거는 9 · 15 정전사고 당시 급전원의 순동예비력(주파수 조정용 예비력) 확보에 대한 정보 부재, EMS에서 생성되는 원시데이터비공개, 공학적인설명부족, AGC(Automatic Generation Control : 자동 발전 제어) 예비력 요구량 계산 방법의 이상, 발전소 AGC 신호 주기의 이상, 대한전기학회의 EMS 관련 의견, 전력거래소의 주파수 및 예비력 실제값과 보고내용의 불일치에 대한 소명부족 등이다"고 밝혔다. 유 박사는 EMS의 미사용 원인과 그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한 뒤 "EMS에 대한 기술감사를 통해 기술수준을 정확히 파악한 후급전원의 자질향상을 위한 투자 및 인센티브를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지정 토론에서 박준호 부산대 교수는 "지경부에 NERC(North American Electric Reliability Corporation : 북미 전력계통 신뢰도 관리 기구)와 같은 전력 계통을 독립적으로 비교 평가하는 상설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김건중 충남대교수는 전력거래소에 과연 EMS 전문가가 있는지 의문을 제시하며 "우리는 최고의 전문가를 육성해야하며 전력산업기반 기금도 잘 운영하면 엄청난 효과가 있는데 작금의 현상은 문제투성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종만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장은 "EMS와 관련해 많은 부분을 지적했는 데 EMS를 갖고 전력계통을 운용하는사람으로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실제 전력 계통 및 EMS를 운용하는 쪽에 나와 더 조사하고 제안해 개선 방안을 도출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현재 지식경제부는 국회 지경위의 요청으로 대한전기학회에 전력거래소의 EMS에 대한 기술 감사를 요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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