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형 원전 불시 정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중수(D₂O ) 누설을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자광학연구부 박현민 박사 팀은 "레이저 분광 기술을 이용해 현재 중수 누설 검지에 사용 중인 방법보다 간단하게 고감도·실시간 측정이 가능한 '중수형 원전 냉각재 누설 검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중수형 원전 냉각재와 감속재로 쓰이는 중수는 원자로 내에 생성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Tritium)를 함유해 다량 누설되면 종사자 피폭과 불시 정지 위험이 있다.
따라서 중수 누설을 조기에 파악하고 원인을 해결하는 것은 중수형 원전 안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현재 국내 중수형 원전의 중수 누설 검지엔 공기 시료를 채취해 트리튬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계측하는 '트리튬 방사선 측정법'을 사용하지만, 조기 탐지가 어렵고 정확한 누설량과 누설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
또한, 삼중 수소 제거 설비(TRF : Tritium Removal Facillity)를 함께 가동하면 누설 여부 측정이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개발한 기술은 누설 중수에 미량 함유된 삼중수소를 확인하는 대신 중수 자체를 검지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중수가 누설되자마자 수증기와 결합해 혼합중수(HDO)를 생성하는 것에 주목해, 포집한 공기에 레이저를 쏘아 공기 중 혼합중수 분자에 흡수돼 강도가 낮아진 레이저의 세기를 실시간으로 확인함으로써 누설 위치와 양을 검지하는 방식이다.
원자력硏은 성능 평가용 파일럿 장치인 '냉각재 누설 검지 레이저 센서'도 개발해 상용 원전인 월성 3, 4호기를 대상으로 성능 실증 실험을 완료한 상태다.
4호기 연료관 마개 누설량과 3호기 발전 계통의 펌프와 밸브에서 중수 누설량과 누설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워 누설 부분을 효과적으로 확인하지 못하던 '연료관 마개'의 경우 정밀하게 누설량과 누설 위치를 파악했다.
'중수형 원전 냉각재 누설 검지 기술'은 한국과 미국에 특허 등록을 마쳤으며, 중수로 기술 원조 국가인 캐나다에도 특허를 출원 중이다.
장비 성능 시험 결과에 따라 국내 원전 현장에선 조속한 상용화 및 제품 구입을 희망하고 있다.
국내엔 월성 1~4호기 등 총 4개의 중수형 원전이 가동 중이며 캐나다, 중국, 인도 등 전 세계에선 총 43기의 중수형 원전을 운영해 수출 성과도 기대한다.
양자광학연구부 박현민 박사는 "중수 누설 조기 검지는 중수로 발전소의 가장 큰 현안이다"면서, "레이저 분광 기술을 이용해 중수 누설을 검지하는 이번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독보적인 기술로, 원전 현장 시험 및 적용을 통해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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