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정부는 산업 · 발전 부문 366개 관리 업체를 대상으로 한 2012년 온실가스 · 에너지 목표를 확정 ·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은 576.8백만 톤CO₂, 에너지 사용 허용량은 7.3백만TJ로, 배출 전망치(BAU) 대비 각각 1.43%, 1.42%를 감축한 규모다. 지구 온난화와 화석연료 고갈로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2020년까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BAU 대비 30% 감축한다는 정부 의지도 확고하다. 본지는 1년 연재 기획으로 국내외 관련 기관과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 절약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그 동행에 함께하고자 한다.
세이코엡손㈜는 야쓰가타케와 미나미알프스에 둘러싸인, 일본에서 천혜의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곳에 반도체 생산 공장으로 후지미[富士見]사업소를 1980년 설립했다. 현재는 반도체 제조를 비롯해 설계, 품질 관리를 하며 디바이스 전반에 걸친 개발과 분석이 업무의 중추기능으로 자리 잡았다. 후지미사업소는 신 · 구형의 각기 다른 시스템을 설치한 클린룸을 보유하며, 이 설비를 유지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현재 막대한 에너지 소비량을 저감코자 사업소 전체에서 절약 활동을 진행 중이다. 특히 근무처 단위로 전력소비량을 파악할 수 있는 최신 기기를 도입한 개발 부문은 근무처에서 자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추출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소비 쪽과 공급 쪽이 서로 연계해 공유한 주제로 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에너지 소비량 저감에 따른 'CO₂배출과 비용 저감'을 통해 세이코엡손㈜가 환경이념으로 내세우는 '기업 활동과 지구 환경의 조화'실현을 목표로 한다.
에너지 사용 현황 후지미사업소는 구내 특고압 변전소에서 77㎸로 수전해 구내 16군데 서브 변전소에서 각 분전반으로 공급한다. 고압 기기로 6600V 또는 3300V 사양의 총 21대 터보 냉동기와 공기 압축기 등이 있다. 이 기기들은 비교적 전력 소비량이 큰 부류에 속한다. 또한, 저압 기기의 동력원으로 3상 200V 또는 400V가 메인이며, 생산 장치나 기초 설비의 펌프 · 팬 등에 사용한다. 각 분전반의 전력량은 서브 변전실에서 계측 · 수집하는데, 계측이 불가능한 일부 개소도 아직 있다. 특히 장치 등 단체單體기기에서 계측할 수 있는 것은 더욱 적어, 계측한 방대한 데이터의 활용과 더불어 향후 과제 중 하나다.
2008년 후지미사업소의 전력 소비량은 연간 약 10만 7000㎿h다. 현재도 반도체 제조 부문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나, 설립 당초와 비교해 사업소의 사업 내용이 크게 바뀌면서 개발 부문의 소비비율이 조금씩 많아지는 추세다. <그림 3>에서 보듯이 기초 설비(시설) 비율은 반도체 부문에서 약 49%, 개발 부문에서 약 53%로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그중에서도 공기 조화와 관련한 설비 소비량이 기초 설비의 약 65%를 차지한다.
에너지 절약 추진 체제와 활동 상황 후지미사업소의 에너지 절약 추진 체제는 <그림 4>와 같다. 본사 환경부회 방침을 수용해 후지미사업소의 환경관리위원회에서 환경 활동의 일환으로 '후지미사업소 에너지절약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를 중심으로 각 구역 에너지절약위원회와 밀접한 연계를 취하며, 연간 계획 달성을 위해 에너지 소비 쪽과 공급 쪽이 일체가 돼 활동 중이다. 후지미사업소 에너지절약위원회는 사업소 내 에너지 절약 활동의 중추로 연간 활동 계획을 결정하고 정기적으로 활동 진척 사항을 확인 · 지원하는 한편, 환경 월간 활동을 지원한다. 구성은 제조 부문, 개발 부문, 시설 부문, 사업소 통괄 관리 부문의 대표자와 에너지 관리자로 이뤄진다. 후지미사업소의 에너지 절약 활동은 '필요한 때에 필요한 양만 사용한다!'를 신조로 안전 ·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되 실천 가능한 일부터 꾸준히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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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장치 대기(Stand-by) → 장치 정지'로의 전환이다. 제조 부문이나 개발 부문의 장치는 항상 가동하기보다 대기 상태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대기 상태에서 소비되는 전력량이 의외로 많다. 소비 쪽의 노력이 주가 되겠지만, 제조 장치쪽 부하가 줄면 공급 쪽 에너지 소비량도 따라서 줄기에 되도록 대기 상태를 피하고자 노력한다. 한편, 수십 년 역사를 지닌 반도체 제조 부문에서 축적한 제조 계획에 따른 장치 정지의 노하우는 귀중한 자산이 됐다. 그 노하우를 개발 부문에도 전수해 사업 형태가 다른 곳의 장치에도 대기 정지가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둘째, '과잉 사양의 재검토'다. 사양이 과잉 상태에 있지 않은지 전력 데이터와 기기 가동 상황 등을 확인해 문제가 있으면 개선한다. 문제가 없다고 해서 모든 것이 적정 상태라고 할 수 없으므로 현재 상황을 검토해 보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셋째, 효율화를 위한 투자 조건 추진이다. 수십년이 경과한 기기가 현재도 가동 중이며, 만약 최신 고효율 기기로 갱신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는 기기도 있다. 또한, 각 현장에 맞춰 개선하는 데 크고 작은 투자가 필요한 경우도 제법 있다. 현재로선 첫째와 둘째 항목을 중점적으로 한 '에너지 절약 튜닝'을 주로 추진 중이다. 2009년 개발 부문의 시책이었던 '대기 정지'를 통해 저감 전력량 : 1500㎿h, 저감 금액 : 1500만 엔, 저감CO₂량 : 570t-CO₂의 효과를 거뒀다.
개선 사례 최신형 고효율 터보 냉동기 공유｜에너지 동棟에 2000년에 갱신한 500USRT 터보 냉동기 2대와 2008년에 갱신한 500USRT 고효율 터보 냉동기 1대가 있다. 만약 최신 냉동기를 다른 냉동기보다 우선적으로 운전한다면 그것만으로 1시간당 약 100㎾h의 전력량을 저감할 수 있다. 소개할 것은 이 점에 착안한 사례다. 큰 투자가 필요했으나 환경과 노후화 관점에서 추진했다. 갱신한 터보 냉동기를 설치한 에너지 동에 냉수공급 시스템이 2개 있다. 구형 터보 냉동기 A와 B가 있는 폐회로 1기期계와 신형 터보 냉동기 C가 있는 개방 회로 2기 계다. 서로 연관성은 없으며 각자 냉수를 제조해 공급한다. 그러나 이렇게 독립된 계통으로는 고효율 터보 냉동 활용이 어렵다. 따라서 서로 융통이 가능하도록 ▲일부 배관 개조 ▲겨울철 외 휴지休止에 열 교환기 활용 ▲펌프 능력 증강 등을 행해 시스템이 다른 두 계통 중 일부를 공통화시켜 고효율 냉동기를 우선 운전하게 끔했다. 한편, 작업 표준서 등을 작성해 복잡해진 냉수 회로의 오조작을 방지하고 운전 관리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철저히 주지시키고 있다.
클린룸 FFU의 운전 대수 저감｜이곳 클린룸은 당초 반도체 제조용으로 가동했으나 중간에 개발 부문으로 운용하기 시작하면서 장치 가동 상황이 24시간 풀가동에서 평일 주간 가동으로 바뀌었다. 클린룸 환경에 대한 요구 사양도 바뀌었다. 공조 시스템인 FFU는 다소 변경이 있었으나 연간 일정속 · 일정 대수로 계속 운전 상태였으며, 소비 전력량도 FFU의 비율이 꽤 높았다. 구형이었던 이 FFU는 최신 기종과 비교해 기능이 적고 노후화로 말미암은 문제 발생 우려가 있었다. 특히 제어부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었기에 클린룸 근무처의 협력을 얻어 제어 변경 실험을 실시하고 제어동작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또한, 실제 대수저감에 있어 클린룸 근무처와 밀접히 연계해 실내클린도와 온도 등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그 결과, 목표 운전 대수로 저감했다.
순수純水이차 RO 장치의 바이패스화｜깨끗한 물은 반도체 제조에 빠질 수 없는 것으로 고순도의 물을 대량으로 사용한다. 제조 공정에서 요구하는 순수 수질 조건은 상당히 엄격해 수질 유지가 우선시되며 에너지 절약을 위해 시스템에 변화를 주는 것이 어려웠다. 그러나 제조 부문 · 기술 부문 등과 검토를 거듭한 결과, 이차 RO 유닛을 운전하지 않고도 요구 수질 조건을 최종 처리에서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RO의 바이패스 개조 공사를 해 고압 펌프 동력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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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환경 문제가 중요해지고 있다. 높은 에너지 절약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투자 공사나 최신 기술 · 기기로 눈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번에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해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매일 조금씩 실천하고 개선해 나가는 지속적인 활동이 중요하다.
향후 과제는 후지미사업소에서 70%를 차지하는,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 소비량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경영상에서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이므로, 이 부분에 더욱 활성화된 에너지 절약 활동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정리 전화영 기자
<국내 사례>
SKC의 에너지 절약 활동
SKC 화학 사업은 폴리우레탄(PU) 산업의 주 원료인 프로필렌옥사이드(PO)를 1990년 PO/SM 공정으로 국내 시장에 처음 공급하기 시작해 폴리올(PPG), 프로필렌글리콜(PG), 프로필렌글리콜 에테르(PGE) 등 고부가 제품으로 확장하며 수직 계열화를 이뤘다. 2007년 친환경 PO 제조 공법인 HPPO 공정을 세계 최초로 상업화하는 데 성공했으며, 2016년까지 PO 60만 톤 생산 규모를 확보하고자 설비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410 정제탑에 고효율 트레이 적용 T-410은 PO/SM 공정 중 주 생산품인 순수 PO 중 대량의 불순물(약 10%)을 탑저로 제거하는 정제탑이다. 정제탑 내부에 설치한 기존 트레이Tray를 최근 개발한 고효율 · 고성능 제품으로 변경해 정제탑 운전온도를 낮추고 스팀 사용량을 절감(2.1톤/h)했다.
MBA 정제탑 바이패스 운전 T-530은 SM(Styrene Monomer) 제품의 원료인 MBA(Methyl Benzyl Alcohol) 중 소량의 불순물인 BA(Benzyl Aldehyde)를 상부로 제거하는 공정이다. 소량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상대적으로 많은 스팀(약 9톤/시간)을 그동안 사용해 왔으나, 바이패스By-pass 운전이라는 발상전환으로 스팀 절감에 성공했다. 처음엔 배관을 설치해 T-530으로 유입되는 피드Feed 양의 일부를 바이패스하려고 했으나 배관 투자비 절감차원에서 T-530의 운전 온도를 낮춰(170 → 165℃) 운전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고농도 폐수 미생물 처리 PO/SM 병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고농도 악성 폐수를 소각 처리하기 위해 폐수 소각로 총 3기를 설치해 운영해 왔다. 그런데 폐수 소각로 운영에 연료비, 동력비, 수선비 등 매년 100억 원씩 비용이 들다 보니 소각로 없애기가 숙원 사업이 됐다. SKC는 SK 벤처 기업인 QBiotech사와 공동 연구로 1995년 고농도 EBHP 폐수 미생물 처리에 성공했다. 이후 2003년에 고농도 SM 폐수 미생물 처리에 성공하고, 2008년 제2차 고농도 SM 폐수 미생물 처리 시설을 가동했다. 현재는 소각로 1기(고농도 EB 폐수 소각용)만을 가동 중이며, 향후 고농도 EB 폐수에 증발 · 농축 기술을 적용해 소각로를 영구히 없앨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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