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와 연결된 빔 조사부, 검출기. 중성자 빔 라인과 시료 테이블 및 검출기(左)와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와 중성자 잔류응력 측정장치(右).
연구용 원자로에서 생산한 중성자를 이용해 최대 80㎜ 두께 철판을 비파괴 검사할 수 있는 장치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원자로 용접부 검사로 원전의 안전성 향상은 물론 대형선박의 구조적 안전성 강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성자 과학연구부 우완측 · 성백석 연구팀은 2007년부터 4년간 연구 개발 끝에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HANARO에서 생산한 중성자를 이용해 80㎜ 두께 철판까지 검사할 수 있는 세계 최대 투과력을 가진 중성자 잔류 응력 측정 장치(RSI : Residual Stress Instrument)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중성자의 회절回折(Diffraction) 특성을 이용한 중성자 잔류 응력 측정 장치는, 다른 비파괴 검사 장치에 비해 검사 가능한 철판 두께가 가장 두꺼운 검사 장치다. 지금까지 영국 ISIS의 중성자 잔류 응력 측정 장치가 60㎜ 두께 강관 검사에 성공한 게 최고였다. 우 박사팀은 중성자 빔 세기를 극대화하고 퍼짐을 방지함으로써, 이보다 20㎜ 더 두꺼운 80㎜의 철판을 검사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회절이란, 빛과 같은 파동이 장애물(물질)을 만났을 때 물질 내부의 원자들 사이를 투과하며 뒤쪽으로 휘어져 도달하는 현상이다. 회절 무늬를 분석하면 물질의 성분과 위치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잔류 응력은 재료 자체에 내재된 불균일한 힘의 분포다. 대부분의 산업용 소재는 부품 내부에 유해한 잔류 응력을 가지며, 이는 갑작스런 균열 · 파괴 · 수명 단축 현상을 일으킨다. 중성자 잔류 응력측정 장치는 중성자를 사용해 재료를 구성하는 원자들 사이의 거리로부터 잔류 응력을 측정해 재료의 비파괴 검사에 이용하는 장치다. 자동차, 항공기, 철강, 조선업 등 각종 기계 부품 균열, 피로, 파단 현상을 규명하는 데 쓰인다.
시료를 장착한 모습. 실험 중인 70㎜ 두께 철판(左)과 실험 중인 시편과 중성자 조사용 슬릿(右).
원전, 선박 등 80㎜ 두께 철판까지 검사 중성자 잔류 응력 측정 장치는 선박 건조용 철판, 원전 핵심 부품 용접부의 응력 분포와 결함 여부 검사 등을 통해 산업 재료의 구조적 안전성 확립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선박 대형화 추세에 따라 최근 많이 건조하는 1만 2000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은 70㎜ 두께 철판을 사용하는데, 앞으로 1만 6000TEU급까지 규모가 커질 경우 80㎜ 강판을 사용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이처럼 두꺼운 철판을 검사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재료의 건전성을 정확히 검사하기 힘들었지만, 이번에 개발한 장치로 80㎜두께 철판까지 검사함으로써 국내 조선업체들이 건조하는 선박의 물리적 안전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해 설계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우 박사 팀은 포스코의 의뢰를 받아 대형 컨테이너선에 사용하는 80㎜ 두께 후판 강재부와 용접 접합부의 잔류 응력 측정 및 미세 구조를 분석하는 위탁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원전의 원자로 압력 용기 용접 부분의 잔류 응력을 측정해 원전의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데도 장치를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개발한 장치를 국내외 연구자에게 개방해 산업체, 대학, 연구소에서 잔류 응력 측정 업무를 의뢰받아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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