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소모(2V)도 낮으면서 자유자재로 휘어지고(Flexible) 전기에 의해 색도 변하는 새로운 개념의 디스플레이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연세대 김은경 교수가 주도한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독일 재료 과학 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IF=10.86>지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김은경 교수 연구팀은 대부분의 전도성 고분자가 잘 녹지 않아 코팅 공정이 어려웠던 기존 문제점을 용액 공정을 이용해 해결하고, 되풀이되는 모양이나 원하는 형태를 본뜨는 작업인 패터닝Patterning이 가능한 전도성 고분자를 넓은 면적의 유리뿐만 아니라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필름에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김 교수팀은 빛에 의해 패터닝이 가능한 티오펜 계열의 기능성 · 전도성 고분자 단량체(Monomer) 두 종류를 새롭게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전도성 고분자는 고분자 재료 중 전기를 흐르게 할 수 있는 기능성 고분자로, 디스플레이 · 트랜지스터 · 전극 · 태양전지 · 배터리 등 전자 소자의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재료로 쓰여 현재 많은 응용과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전도성 고분자는 화학적 구조에 의해 전기적 광학적 특성의 디자인이 가능하고, 전기에 의해 그 특성의 제어가 가능하다.
게다가 가격이 저렴하고, 다양한 기재에 적용이 가능해 플렉시블 소자에 많이 이용한다. 단량체는 고분자 화합물 또는 회합체會合體를 구성하는 단위인 분자량이 작은 물질을 뜻한다.
또한, 연구팀은 용액 공정 중합을 이용해 넓은 면적(7인치)의 유리와 구부려지는 필름에 간단히 코팅한 후 빛에 의해 패터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것은 앞으로 더 넓은 면적에 적용할 수 있고, 대면적 디스플레이 제작에도 응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 교수팀은 전기에 의해 색이 변하는 디스플레이소자를 제조해 저전력 소비형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었다. 전기 변색은 전기에 의해 색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을 뜻하며, 전기 변색성을 갖는 물질은 산화무기물 · 유기단분자 · 고분자 등이다. 재료에 따라 구현하는 색이 다르며 작동 전압, 색 변환 속도, 색 대비, 안정성 등의 특성이 모두 다르다. 그중 전도성 고분자는 증착 공정이 간단하며, 가격이 저렴하고, 플렉시블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전기 변색성이 우수하며, 저전력에서 작동할 수 있어 전기 변색 소자에 많이 응용한다. 앞으로 빌딩의 스마트 윈도우, 휴대용 및 표시형 디스플레이, 자동차 유리 등에 적용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연구팀은 전도성 고분자를 이용해 대면적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소자를 제조하고, 패터닝을 도입해 2V 전압에서 구동할 수 있는 정보 표시형 저전력 디스플레이 소자를 개발했다. 이 소자는 분자구조에 따라 파란색이나 보라색으로 표시되는데, 변색 특성이 우수하고(착색과 소색(투명)의 투과도 비율 5배), 무기물 변색 물질에 비해 색 대비가 높고 변환 속도(2초)도 빠르며,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전도성 고분자의 장점을 지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로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 전원을 꺼도 40시간 이상 색상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정보 표시를 위한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이고, 두종류의 서로 다른 전도성 고분자로부터 각각의 다른 색(파란색과 보라색)을 구현하는 데 성공해 전도성 고분자의 화학 구조 변화를 통해 다양한 색을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Energy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