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르네상스 … 그 서막은 비극인가 ④] 방폐장, 과거와 현 정부 모르쇠로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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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르네상스 … 그 서막은 비극인가 ④] 방폐장, 과거와 현 정부 모르쇠로 일관 _ 2016년 이후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 포화 상태

2011년 7월 7일 (목) 18:29:59 | 지면 발행 ( 2011년 6월호 - 전체 보기 )

원자력 산업의 확대로 방사성 폐기물의 관리와 처분이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국가 에너지 기본 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1차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원자력 비중은 19.5%로, 발전 설비 비중은 41%로, 발전 전력량 비중은 59%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원전은 21기가 가동 중이고, 7기가 건설 중이며, 추가로 6기가 건설 계획중으로 2024년이면 34기로 늘어난다. 미국 104기, 프랑스 59기, 일본 55기, 러시아 32기 다음으로 세계 5위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이하 방폐장)이 없어 원전 내 '사용 후 연료 저장조'에 보관하고 있다. 그러나 고리원전의 경우 2016년이면 포화 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저장할 수 없다.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에서도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기에 방폐장 건설은 매우 시급한 사안임에도 여러 가지 문제로 과거와 현 정부 모두 회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사성 폐기물을 고준위와 중저준위 폐기장으로 분리해 어렵게 중저준위 방폐장을 경주에 유치했을 뿐이다.

정리 윤홍로 기자

방사성 폐기물(이하 방폐물)은 방사능 농도와 열 발생률을 기준으로 중 · 저준위와 고준위 방폐물로 구분한다. 방폐물은 반감기 20년 이상의 α선 방출 핵종으로 방사능 농도가 4000Bq/g 이상이고 열 발생률이 2㎾/㎥ 이상인 '고준위 방폐물'과 그 밖의 폐기물인 '중 · 저준위 방폐물'로 분류한다. 일반적으로 사용 후 핵연료는 고준위 방폐물에, 원전 운영 중 사용한 작업복 · 장갑 · 덧신 · 폐부품 등과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는 산업체 · 병원 · 연구기관 등에서 발생하는 동위원소 폐기물 등은 중 · 저준위 방폐물에 속한다.
원전 운행 중 발생한 중 · 저준위 방폐물은 총 8만 6757드럼(1드럼은 200리터)으로 원전부지 내 임시 저장 시설에서 관리하며, 방사성 동위원소 이용 기관에서 발생한 동위원소 폐기물은 총 2만 5424드럼으로 대전 원자력연구원 구내 임시 저장시설에서 관리한다. 고준위 방폐물은 경수로인 고리 · 영광 · 울진원전과 중수로인 월성원전의 원자로에서 각각 형태가 다른 사용 후 연료가 발생하는데, 2009년 말 기준으로 누적 발생량은 총 1만 761t으로 원전별로 특수 설계한 철근콘크리트 구조물 형태의 습식 또는 건식 저장 시설에서 저장 관리한다. 2004년 12월 열린 제53차 원자력위원회의에서 고준위 방폐물을 각 원전별로 저장 능력을 확충해 2016년까지 원전부지 내에 저장하기로 결정했다.

방폐장 주변 방사선 수치

방사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 광선으로 맛도 냄새도 없으며, 인체에 닿아도 전혀 느낄 수 없다. 따라서 사람은 방사선이 어디에 얼마만큼 있는지 느끼지 못하며, 방사선 계측기로 측정할 뿐이다. 방사선을 내는 방사성 물질 또는 방사성 핵종은 우라늄, 삼중수소, 라돈 등이다. 과거 방사능은 큐리(Ci), 방사성은 램(Rem)을 단위로 사용했으나, 지금은 방사능은 베크렐(Bq), 방사성은 시버트(Sv) 단위를 사용한다.

방사능 단위 베크렐은 물질 자체가 가진 방사능 세기를 나타내며, 단위 시간당 방사선의 개수로 나나낸다. 즉, 1베크렐은 1초당 1개의 방사선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방사선의 단위 시버트는 방사선 에너지를 측정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간접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도입했으며, 방서선의 종류와 인체 내 장기臟器의 방사선에 대한 민감도 등을 고려한 값이다. 병원에서 1회 X선을 촬영했을 때 약0.03∼0.05밀리시버트가 발생하며, 100밀리시버트 방사선을 한꺼번에 맞더라도 별 영향이 없다고 한다. 다만, 1000밀리시버트를 맞으면 구토와 설사 증세가 나타나며, 7000밀리시버트를 맞으면 며칠 내에 사망할 수 있다.

방폐장을 둘러싼 갈등과 소요의 핵심은, 방폐장이 들어선 지역에서 방사선으로 암 발생 및 유전적 영향을 받는다는 우려 때문이다. 교과부 고시(제 2008-63호)에 방폐장 때문에 위험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하는 시간과 장소에 있는 사람이 방사선 때문에 암 발생과 유전적 영향을 받을 확률이 연간 1/100만 이하(연간 0.02밀리시버트)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한수원 측에 따르면, "0.02밀리시버트는 설계상 최대로 받을 수 있는 방사선량이며, 영구 방폐장을 운영하는 스웨덴과 프랑스 등의 국가를 보면 실제로는 연간 0.01밀리시버트밖에 안된다"라고 설명한다.

김영환 의원(민주당 · 지식경제위원장)과 정태근 의원(한나라당)은 고준위 방폐물 처리 문제 해결방안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영환 의원은 "우리나라에는 사용 후 핵폐기물(고준위 핵연료)의 처리장이 없어 원전 자체 발전소 수조에 가득 차 있다"면서, " 이번 일본에서 보는 것처럼 핵폐기물들이 폭발할 위험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 핵 발전 후 우라늄인 고준위 핵연료가 거의 98% 남지만 처리 방안이 없어 발전소에 쌓여 있고, 이것이 2016년이면 수용 능력을 넘어선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미국과 일본 같은 선진기술을 가진 나라에서도 사고가 나는 것은 원자력기술 자체가 불안전하기 때문이다"면서, "고준위 원자력 폐기물 처리 방안이 없는 것은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정태근 의원은 2011년 2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방폐장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한 후 국무총리에게 "중요한 전력에너지의 안정적 확보에 직접 연관된 주요 국정 과제이기에 총리께서 직접 주관해 이 사업(방폐장 건설)을 진전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총리 주관으로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및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장 대책 위원회 운영 ▲단기 · 중기 대책의 빠른 시간 내 공론화 ▲방폐장 유치 지역에 과학비즈니스벨트 이상 가는 '+알파 국책 사업'연계 추진 등 3가지를 제안했다. 그리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4월 국회임시회의에서 "이번 일본의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지난 대정부 질의를 하기 전까지 정부 어디서도 고준위 방폐물에 대한 대책의 시급성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음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중 ·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左). 연료봉 다발로 이뤄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右).

고준위 방폐물인 폐연료봉 처리 발등에 불
고리원전기준으로 원자로1기당 핵연료177다발이 들어간다(1다발은236개연료봉으로구성). 연료봉의 수명은 30∼48개월이고, 한 번에 1/3씩(약 60∼64다발)을 교체한다. 사용한 폐연료봉은 '사용 후 연료 저장조'에 보관하며, 고리원전 기준 최대 저장 용량은 562다발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 따르면, 2011년 3월기준으로 우리나라 원전에 폐연료봉이 총 1535만 5326개 저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7.7%인 886만 4046개가 원전 수조에 임시 저장 중이며, 6년정도 냉각 과정을 거친 649만 1280개는 건식 저장고(월성본부 부지 내 별도)에 저장중이다.
만약, 비상노심 방출량 과정상 방출주기 최대용량을 포함해 사용 후 연료 저장조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 더 이상 원전을 운행할 수 없게 된다. 현재 폐연료봉 저장 현황을 보면, 저장 가능한 총 용량 51만 7026다발 가운데 66.4%인 34만 3513다발을 저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고리 2호기(96.6%), 영광 2호기(92.9%), 울진 1호기(95.7%), 울진 2호기(94.5%), 월성 1호기(91.5%), 월성 2호기(89.4%), 월성 3호기(93.5%), 월성4호기(91.9%) 등은 이미 포화상태에 근접했다.

폐연료봉에는 우라늄이 95∼96%, 플루토늄이 약1%, 재처리불가능한고준위방폐물인핵분열생성물이 약 4%가 남는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한 달 뒤 폐연료봉의 폭발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폐연료봉 1331개를 저장 중인 후쿠시마 1원전 4호기의 폐연료 봉 저장 수조 온도가 급상승하며 고방사선을 내뿜는 등 위험 상황까지 갔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김영환 의원은 "우리나라 원전도 폐연료봉의 잠재적 위험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면서, " 냉각 시스템 마비로 인한 고열 발생과 대규모 지진 등 외부 충격으로 인한 균열 발생 시 폐연료봉에서 방사선이 대량 누출될 위험이 크고 대규모 인명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폐연료봉의 처리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 재처리를 불허하는 한 · 미 원자력 협정이 2014년 3월 만료될 예정이다"면서, "정부는 폐연료봉을 재처리할지, 직접 처분할지, 영구 저장할지 구체적인 처리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한 · 미 원자력 협정은 미국산 핵물질 · 장비 등의 제3국 이전, 재처리, 형상 · 내용 변경 시 사전 동의권 등 미국의 권리와 우리나라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정태근 의원의 대정부 질문 자료집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단기 대안으로 '조밀 저장'과 '건식 임시 저장시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근 의원은 "문제는 조밀 저장해도 고리 원전은 포화 기간이 2016년이고, 건식 임시 저장소를 신설하려면 주민 동의를 비롯해 상당히 복잡하고 쉽지 않은 절차와 시간을 필요로 한다"라고 지적했다. <원자력법 시행령>에 따라 변경 허가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받아야 하고, <원자력법>에 따라 주민의 요구 시 공청회를 개최해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대해지식경제부는 "단기 대안 중 각 방식을 따를 경우, 얼마나 포화 기간이 미뤄지느냐는 용역 결과가 나와야 안다"라고 밝혔다.
정태근 의원은 "사용 후 핵연료에 대해 재처리든 영구 처분이든 장기 저장 시설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프랑스는 상업적으로 재처리하는 국가임에도 재처리 정책과 함께 장기 저장 시설, 직접 처분 시설 등 세 가지를 택하고 있다. 일본은 재처리 공장이 있다. 일본에서 1년에 발생하는 사용 후 핵연료는 약 1700t인데, 재처리 공장 용량은 1년에 800t 정도다. 이800t 공장조차도 지난 20년 넘게 건설해왔으며, 여기에 만30조 원 가까이 들어갔지만 아직 안 돌아가고 있다. 재처리하더라도 처분장이 필요하다. 영국은 약 10년 전 완공한 THORP라는 재처리 공장이 있다. 스위스와 벨기에가 투자해 지었는데 약 3년 전 누출 사고가 발생해 가동을 2∼3년만하고 더이상 안한다. 이러한 사례를 보듯 처분장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원전 건설에 비례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2016년 이후 포화 상태에 이르면 원전 가동을 멈춰야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의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는 2016년 이후부터 포화 상태에 이른다. 그러면 고준위 방폐물 영구 방폐장을 건설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얼마일까? 스웨덴은 1983년 영구 저장시설 부지 선정 작업에 착수한 후 18년 만인 2001년 올킬루오토에 약 30억 유로(2008년 기준)를 투자해 2015년 건설하고 2020년부터 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다. 핀란드는 1992년 부지선정에 착수하고 17년만인 2009년 포스마크에 약 42억 유로(2008년 기준)를 투자해 2015년부터 건설하고 2023년 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부지 선정에서 건설까지 5년만에 모두 끝낼 수 있을까? 경주에 방폐장, 그것도 중 · 저준위 방폐장 부지를 선정하는 데에만 무려 25년 걸렸다.

사용 후 연료 중장기 관리 방안

사용 후 연료란, 원전에서 전기를 만들기 위해 원자로에서 일정 기간 핵분열을 하며 연소된 연료를 말한다. 핵분열 생성물을 포함하기에 오랜 기간 열과 방사선을 방출한다.
따라서 사용 후 연료는 일정 기간 안전하게 저장해 열과 방사능을 줄이기 위한 냉각이 필수적이므로 중기적으로 중간 저장 방안 등의 채택이 필요하다. 중간 저장은 냉각 방식과 시설의 운영방식 등에 따라 건식, 습식, 집중, 분산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자국의 실정에 적합하게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중간 저장은 합리적인 사용 후 연료의 관리 정책 결정을 위한 시간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

사용 후 연료의 장기 관리 방안 즉, 최종 관리 방안에는 사용 후 연료 자체를 폐기물로 간주해 땅속 깊이 영구적으로 직접 처분하는 방안과 사용 후 연료를 재처리해 재활용한 후 처분하는 방안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직접 처분 | 사용 후 연료의 높은 열과 방사능을 장기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해 30~50년 냉각한 후 지하300~1000m 깊이의 암반층에 처분하는 것으로 스웨덴 · 핀란드 · 캐나다 등에서 채택하며, 스웨덴과 핀란드는 처분장 부지까지 이미 확보한 상태다.

재처리 | 사용 후 연료에 남은 플루토늄과 우라늄 등 유용한 물질을 분리 추출해 원전 연료로 재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영국, 프랑스, 일본 등에서 채택한다.

재처리와 직접 처분 중 어떤 정책을 채택할 것인가는 그 나라의 에너지 정책과 경제성, 환경성,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술 수준과 국민의 수용 태세 등 자국 상황뿐만 아니라 핵 확산 문제와 관련된 정치 · 요소 등 국제적 상황까지 고려해 매우 신중히 결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 정책 방향, 국내외 기술 개발 추이 등을 감안해 사용 후 연료에 대한 종합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 《2010 원자력발전 백서》중에서

뜨거운 감자, 고준위 방폐장
방폐장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임에도, 과거 정부나 현 정부 모두 갈등에 휩싸이기를 꺼려해 뜨거운 감자처럼 다뤄왔다.《 2010년 원자력발전 백서》를 보면, 1986년부터 수차례 진행해 온 방폐물 관리 시설부지 선정 추진은 활성 단층 발견(굴업도) 등 부지 안전성 문제와 지역 주민의 반발 등으로 곤란을 겪었으며, 이후에도 지자체 자율 유치 방침에 따라 전북 부안지역이 신청했으나 홍보 미흡(?) 등으로 부지 선정에 실패했다.
2005년 들어 <중 · 저준위 방폐물 처분 시설의 유치 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처분 시설에 사용 후 연료를 제외한 중 · 저준위 방폐물만을 반입하며, 유치지역에는3,000억원의특별지원금, 반입 수수료, 한수원 본사 이전 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이외에 양성자 가속기 사업도 유치 지역에 추진하도록 하는 등 각종 정책을 마련했다. 그 결과 경주 · 군산 · 포항 · 영덕 등 4개 지역에서 유치를 신청했고, 2005년 11월 2일 주민투표를 통해 경주지역을 중 · 저준위 방폐물 처분 시설 부지로 최종 선정, 2012년 준공을 목표로 1단계 10만 드럼 규모의 중 · 저준위방폐장건설을추진중이다.
주민 갈등과 소요를 의식해 2004년 12월 제253차 원자력위원회에서 고준위 방폐물 저장 시설과 중 · 저준위 방폐물 저장 시설을 분리해 논의했다. 다음은 2004년 12월 17일 당시 산업자원부 이희범 장관의 발표문이다.
정부는 제253차 원자력위원회에서 중 · 저준위 폐기장과 사용 후 연료의 중간 저장 시설을 통합 관리하는 현행 방사성 폐기물(원전 수거물) 관리 대책을 변경해, 중 · 저준위 폐기장을 분리해 우선 추진하고, 사용 후 연료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최적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로 의결했다. … 중 · 저준위 폐기물은 예상 포화 시점이 임박해 적기에 처분장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국가 전력의 40%를 차지하는 원전에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정태근 의원은 "(2004년 고준위 방폐물 저장 시설과 중 · 저준위 방폐물 저장 시설을 분리해 논의하기 시작한 후) 노무현 정부는 고준위 방폐장 문제를 사실상 방치했으며,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기 대책에 대한 공론화조차 이루지 못하며 시간을 허비했고, 임시 저장고의 포화 시점은 불과 5년 앞으로 다가왔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 사업은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세종시 문제보다도,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과학 비즈니스 벨트 문제보다도, 동남권 신공항 문제보다도, 4대강 사업보다도 훨씬 시급하고 어렵고 더 많은 예산이 투여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문제는 올해 2월까지 국무회의에 안건으로 올라간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 원자력발전 백서》에서 밝힌 진행 상황을 보면, ▲2004년 12월 - 제253차 원자력위원회에서 중간저장 시설 건설을 포함한 사용 후 연료의 관리 방안은 국가 정책 방향, 국내 · 외 기술 개발 추이 등을 감안해 중장기적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국민적 공감대하에서 추진하기로 의결 ▲2007년 2월 - ' 갈등 관리 전문 위원회'에서 공론화 준비에 착수 ▲2007년 4월 - TFT를 구성해 영국과 캐나다 등 해외 공론화 사례 연구 ▲2007년 12월 - 사용 후 연료 공론화 설명회 개최 및 의견 수렴 ▲2008년 4월 - 공론화에 대한 권고 보고서를 작성해 정부에 제출 ▲2008년 9월 - 공론화 추진 계획을 갈등 관리 전문 위원회에 보고 ▲2009년 12월 - <방폐물 관리법>을 개정해 공론화 추진 법적 근거 마련 / 사용 후 연료 관리 방안에 대한 기술적 검토 및 전문가 그룹 내 공감대 형성을 위한 연구 용역 발주(발주 기간 2009년 12월∼2010년 12월) 등이다.
용역 발주에 대해 정태근 의원은 2011년 2월 대정부 질의에서 "청와대 모 실장이 이 문제가 너무도 골치 아픈 문제여서 자기 재임 시 이 문제를 처리하지 않기 위해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무려 13개월에 걸친 장기 요역을 발주했고, 이마저도 종료 기간인 지난해 12월을 넘겨 올해 3월로 넘어왔다"라고 밝힌 바 있다. 용역 기관은 방폐학회(대안 마련) · 원자력학회(원자력계 의견 수렴) · 그린코리아 21포럼(비원자력계 의견수렴) 등이다.
정부는 고준위 방폐물 처리 방식에 있어 "국가 정책 방향과 국내외 기술 개발 추이 등을 감안해 종합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한다. 즉, 2016년이면 각 원전마다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원전을 가동할 수 없는데, 현재까지 고준위 방폐물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 · 저준위 방폐장 부지를 경주지역에 마련하기까지 무려 25년 걸렸다. 그러면 중 · 저준위 방폐장보다 더욱 중요하고 시급한 고준위 방폐장 부지 마련에 필요한 기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