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굵기의 구리 전선보다 170배 넘는 전류를 흘려보내는 고성능 '2세대 고온 초전도 선'을 우리나라 기술진이 개발했다. 한국전기연구원 오상수 박사팀이 주도한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추진한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 사업의 차세대 초전도 응용 기술 개발 사업(단장 성기철)의 지원을 받았다. 초전도 선은 1㎟ 단면적 1250A를 흘려보내기에 구리 전선과 비교해 170배 이상의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다. 이 초전도 선 한 가닥을 22.9㎸ 전력 케이블에 적용하면 2400가구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고성능 고온 초전도 선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며, 앞으로 초전도 기기의 소형화와 고효율화에 크게 이바지할 전망이다.
정리 윤홍로 기자
교육과학기술부는 4월 8일 "한국전기연구원 오상수 박사 팀이 같은 굵기의 구리 전선보다 170배 넘는 전류를 흘려보내는 고성능 고온 초전도 선을 개발했다"라고 발표했다. 초전도 선은 1단면적에서 1250A를 흘려보내기에 구리 전선보다 170배 이상의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다. 초전도 선 한 가닥을 22.9㎸ 전력 케이블에 적용하면 2400가구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이 같은 고성능 고온 초전도 선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며, 앞으로 초전도 기기의 소형화와 고효율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초전도超傳導(Superconduction)란, 어떤 물질을 절대 온도 0도(섭씨 영하 273.15도)에 가까운 극저온상태로 냉각시키면 갑자기 전기 저항이 없어지는 물리적 현상이다. 이때 온도를 임계 온도臨界溫度라고 하는데, 1911년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H. 오네스가 극저온 상태에서 쓸 수 있는 온도계를 찾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초전도가 일어나는 온도는 금속에 따라 다르다. 초전도 물체는 대전류를 거의 손실 없이 많이 흘려주어 매우 강력한 자석을 만들거나 전력 손실이 없는 송전선을 만드는 데 쓰인다.
[1] 초전도 선 단면 구조
[2] SmBCO 초전도층 전자현미경 단면 사진. [3] "이번 성과로 우리나라가 초전도 기술 선진국으로 앞서 나가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오상수 박사
2세대 고온 초전도 선이란, 구리 산화물로 만드는 초전도 선으로, 임계 온도가 기존 금속계 초전도 재료보다 액체 질소 온도 이상으로 높기에 고온 초전도 선이라고 부른다. Bi계 1세대 고온 초전도 선보다 임계 전류가 훨씬 높고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해 앞으로 초전도 기기에 많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하는 소재다. 구성 원소는 이트륨 · 사마륨 · 가돌리늄 등 히토류 원소와 바륨 · 구리 · 산소가 일정 비율로 섞였으며 제조 방법에 따라 성능이 크게 달라진다. 오 박사 팀은 "미국과 일본 등에서 채택한 레이저 증착 공정이나 화학적 증착 공정과 달리 금속 기판 위에 금속 원소들을 증발시켜 초전도 층을 입히는 '동시 증발법(EDDC)'을 개발해 제조했다"라고 밝혔다. 동시 증발법은 초전도 선의 원료 물질로 산화물 대신 값싼 금속 원료를 사용하고, 고성능 초전도 층을 넓게 증착하기에 경제성이 높은 기술이다. 또한, 이 기술을 이용해 1,000A급 고성능 고온 초전도 선을 16m까지 제조함으로써 동일 수준의 고온 초전도 선을 7∼30㎝로 제조한 미국과 일본에 비해 상용화에 훨씬 다가선 것이다. 초전도 기술은 차세대 친환경에너지 분야 핵심 기술로, 이를 적용한 기기를 제작하기 위한 과제는 고성능 · 경제성 초전도 선의 안정적인 공급이었다. 이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는 2세대 고온 초전도 선의 고성능화 공정 기술을 선점함에 따라 큰 폭의 성장을 예상하는 초전도 산업에서 확고한 위치를 굳힐 전망이다. 오 박사는 "이번 성과는 초전도 기술의 산업화에서 중요한 소재인 초전도 선을 최고 성능으로 가장 값싸게 만드는 기술을 우리나라가 선진국보다 먼저 확보한 것으로, 우리나라가 초전도 기술 선진국으로 앞서 나가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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