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자동차 폐열로 전기를 만든다? 하루가 멀다 하고 눈부시게 진보해 온 과학 기술을 생각한다면 100% 불가능한 일일 것 같지도 않지만 어쩐지 반신반의하게 되는 물음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번 ‘2009 대한민국 녹색에너지대전’의 한국전기연구원 부스를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그 정답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유태환)은 이미 지난 8월에 열린 ‘2009 대한민국 과학축전’당시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던 폐열활용 열전발전스텍을 포함해 염료감응 태양전지, 초전도 에너지 저장장치 등 12종의 녹색기술 성과물을 이번 전시회에 선보였다. 폐열활용 열전발전스텍이란 공장 굴뚝에서 방출되는 열 또는 폐수의 열을 이용하여 전기를 재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개발한 에너지반도체연구센터의 박수동 박사팀은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차량 폐열을 활용한 열전발전 시스템도 함께 소개했다. 원리는 열전반도체 모듈의 양단에 존재하는 온도 차에 따라 발생하는 열기전력을 직류 전원화 및 전력화하는 열전발전스텍과 동일하다. 그러나 이번 시스템은 그저 에너지를 소모한다고만 여겼던 차량에서 발생되는 폐열을 발전에 활용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돋보였다. 화석 연료 소비 절감 및 CO₂배출 경감을 통해 녹색사회 구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차량 배기폐열을 활용하여 추가 전력을 생산함으로써 향후 고연비의 그린카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한국전기연구원은 내다봤다. 나뭇잎의 광합성 작용을 본떠 만든 염료감응 태양전지도 눈길을 끌었다. 이 제품은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녹말을 만들어내는 원리를 전기화학적으로 이용하여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었다. 구성은 엽록체를 대신하는 인공 염료와 광촉매 나노입자, 백금 또는 탄소나노튜브 촉매 및 전해질로 이루어져 있다. 사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이미 1971년에 개발됐지만 고가의 백금 촉매를 이용해야 한다는 이유로 상용화가 어려웠었다. 하지만 KERI의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제조 시 사용되는 백금 촉매 대신에 저가의 탄소나노튜브(CNT)를 활용한 나노기술로, 고가의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수 있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청정 차세대 태양전지로서 투명하고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어 창문이나 건물 외벽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1. 차량 폐열을 활용한 KERI의 열전발전 시스템 2. 나뭇잎의 광합성 작용을 본떠 만든 염료감응 태양전지 3. 초전도 에너지 저장장치 모형
4. 고효율 유도전동기 5. AC LED용 디지털 조광기
한편 중요 부하에 대한 전력품질 문제를 해결하고, 정전 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국내 기준 : 2,700~6,500억 원/년)을 줄일 수 있는 초전도 에너지 저장장치(SMES System)도 선보였다. 이 장치는 초전도 도체의 성질을 이용하여 초전도 마그네트에 전류를 흘려 자기에너지 형태로 손실 없이 에너지를 저장한다. 따라서 타 에너지 저장방식에 비해 저장효율이 높으며, 에너지 변환이 빠르고, 유효 및 무효전력의 독립적인 제어가 가능하다. 또한 반영구적인 수명에,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폐기물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 친환경적 전력기기이다. 이 외에도 산업용 삼상 유도전동기의 에너지 소비효율을 3~5% 향상시킨 고효율 유도전동기, 유-헬스케어(u-Health Care)를 기반으로 한 독거노인 안부 확인 시스템, 에너지 절전형 AC LED 조광기, 고안정성 리튬 2차 전지소재, AC-DC 컨버터 제어 IC 및 조명용 LED Driver IC 등이 가는 이의 발길을 붙잡았다. 한국전기연구원 송대익 실장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KERI의 녹색기술을 소개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환경보전과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가출연연구기관으로서 신재생에너지, 친환경기술 등의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KERI의 모습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녹색성장을 지향하는 세계적 추세 속에 지구 온난화 방지와 저탄소 사회 실현을 선도할 한국전기연구원의 녹색기술 개발은 전시회가 끝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글, 사진_전화영 기자 <한국전기연구원 (055)280-1114 / www.ke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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