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측기산업은 모든 산업화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분야다. 어떻게 보면 제조업의 출발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계측기 산업은 급속한 경제성장에 비해 더딘 걸음으로 성장해왔다. 때문에 실제로 고정밀을 요구하는 계측분야의 시장구조는 외국산 제품이 고가품 시장의 대부분을 점하고 있고 국내 제품은 저가품을 공급하는 이중적인 구조였다. 전력계측 분야에서도 그 양상은 비슷했다. 그러나 업계 일부에서는 국내 기술수준의 향상과 의욕적인 기술개발을 발판으로 삼아 그 모순된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호에 소개할 에이디파워(주)도 그런 노력을 기울이는 업체 가운데 하나다. 산업자원부 지원 산업기술기반 조성사업에 동참하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공동으로 부품소재개발과제를 추진 중인 전력측정 및 분석기기 전문제조업체, 에이디파워(주)를 탐방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신기술 업체로 산자부 장관상 수상10년만에 찾아왔다는 무더위가 물러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9월의 어느 날, 부천의 테크노파크에 입주한 에이디파워를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공장을 이전한지 한달 가량밖에 지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여기저기 야무지게 제자리잡은 기계류와 생산라인이 보기에도 산뜻한 느낌을 준다.에이디파워는 디지털 파워미터와 전력품질분석기 등 전력측정과 분석기기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업체로 1996년 설립 이후 탄탄한 성장을 거듭해왔다.98년 말레이시아로의 첫수출을 시작으로 현재 동남아 7개국으로 그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으며 2002년에는 중소기업청지정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2002년 디지털 파워미터를 개발하여 수출에 더욱 힘을 얻게 되었다. 또한 지난해 1월에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로부터 연구개발 전담부서로 인증받았으며 올 2월에는 신기술업체로 산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대부분의 중소제조업체들이 허덕이고 있는 요즘이지만 에이디파워의 김동섭 사장은 전력계시장의 가능성을 보며 사업성을 낙관한다."요즘같은 고유가시대에는 에너지절약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에너지절약이야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죠. 하지만 전기에너지절약은 실질적으로 전력절감을 유도하는 제품이 보급되어야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전력절감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전력을 측정하는 전력계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은 지금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고 세계적으로 당분간 계속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만큼 사업성도 좋은 편이죠.”결국 더 품질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보급하면 회사가 발전하게 되고, 에너지절감에도 일조하게 된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디지털 파워미터, 중국시장 개척에 박차에이디파워는 창립 이후 디지털 전압, 전류, 전력, 역률, 주파수 계측기를 개발·공급했다. 최근에는 종합계측기인 디지털 파워미터를 개발, 생산하고 있으며 핸디형 전력품질분석기(Power Quality Analyzer)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개발에 착수한 전력품질분석기 PQA 1200은 올해 안에 그 성과물을 얻게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단상 뿐만 아니라 3상 전력 및 고조파까지 측정할 수 있는 PQA-1200은 광범위한 전력 측정이 가능한 제품으로 한전, 에너지관리공단 등의 수요가 예상된다. 또 일반적인 파워미터의 경우, 50∼60Hz를 측정하는데 반해 에이디파워의 파워미터는 150kHz의 고주파 대역까지 측정할 수 있다. 따라서 각종 생산라인, 전력소비제품, 전력효율표시 제품, 가전제품, 전력관련 연구소, 학교 등에 필수적인 최첨단 계측기다.에너지 절감의 필요성이 커지는 만큼 전력계 시장 전망은 밝다김동섭 사장은 연구개발에 투자를 하는 만큼 제품의 기술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자사의 제품 홍보에 적극적이다. 한글로 인터넷 주소란에 ‘전력계’를 치면 바로 자사 홈페이지로 연결될 수 있게 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해외시장 개척에서 전시회 참관 및 참가에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KOTRA시장 개척단에도 참가했다. 또한 6월에 말레이시아 콸라룸프르에서 개최된 국제 계측기기 전시회(ICA 2004)에 참가했다. 9월에는 중국 전시회 참관을 예정하고 있으며 2005년 1월 중동 두바이 전시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현재 이 회사의 내수와 수출은 40:60으로 수출비중이 높은 편이다. 김 사장은 불황타개의 해법을 해외시장 개척에서 찾는다. 계측기 시장은 이윤이 적으면서 기술적인 면에서는 진입하기 까다로운 시장이다. 그런 국내시장에서 아둥바둥 경쟁하느니 그 노력으로 세계시장에 나가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값싸고 우수한 제품이 살아남는 게 시장원리라고 한다면 경쟁상대가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 사장의 의지는 확고해보인다.그는 “지금까지 해외에서 전시를 많이 가졌기 때문에 수출 기회가 늘어났다”며 “앞으로도 꾸준하게 해외시장 개척에 힘써 동남아는 물론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으로도 진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직원들에게 ‘회사보다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일하자’는 사훈으로 자기개발을 강조하는 김동섭 사장. 이제 그가 이끄는 에이디파워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전력계 전문제조회사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글_김기숙 팀장 / 사진_정유선 기자사진설명1. 김동섭 사장2. 종합계측기, 디지털 파워미터3. 꼼꼼한 품질관리를 강조하는 한경구 관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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