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초전도 기술 중 자기 에너지로 전력을 저장하는 SMES(Superconducting Magnetic Energy Storage System)는 이전부터 그 실현이 기대돼 온 전력 저장 기술이다. 전력분야에서 고효울로 전력 저장이 가능해지면 주야 부하 평준화로 인한 여름철 피크 컷이나 태양광 및 풍력 등 불안정한 자연에너지를 일단 저장하여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등 전력 공급에서의 동시 동량(사용하고 있는 양과 항상 같은 양을 만들어야 한다)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로 인해 ‘발전’에서 부터 ‘송전’그리고 최종 단계인 ‘이용’에까지 여러 분야에서 갖가지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타 저장 장치와 비교해 SMES의 가장 큰 특징은 계속 반복되는 충 · 방전에 있어서도 에너지 저장부인 초전도 코일은 노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단기간에 대출력이 요구되는 순저 보상 용도에 대해 과부족 없는 저장부 용량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에 콤팩트 시스템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도 열거할 수 있다.
▣ SMES 기본 원리
SMES는 초전도의 전기저항이 ‘0’이라는 특징을 이용하여 전기에너지를 자기 에너지로 저장하는 장치다. 초전도선으로 만들어진 코일에 전류를 흘리면 전기저항이 없기 때문에 코일에 흐르는 전류의 감쇠시정수(減衰時定겤)는 무한대가 된다. 이 때 코일의 양끝을 닫으면 전류는 감쇠하지 않고 코일 속을 계속 흘러 다니기 때문에, 전류가 만드는 자계가 계속 발생하지 않게 된다. 이에 따라 자기 에너지로 전력이 보존되는데, 이것이 바로 초전도 에너지 저장의 원리다. SMES 코일에 저장된 에너지는 코일의 인덕턴스(L)와 통전 전류(I)로 정해지며 (1/2)L · I²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SMES에서는 외관상 전력이 코일에 전류로 축적된 상태이기 때문에 타 저장방법과 비교해 전력 변환 효율이 높다. 또한 입출력의 순시 응답성, 예를 들어 1초에 저장되는 에너지를 방출, 유 · 무효 전력의 독립 제어를 비롯하여 수만에서 수십만 회씩이나 되는 반복 충 · 방전 시에도 저장부가 노화하지 않는다는 장수명 등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그리고 목적에 대응하여 필요저장 에너지량으로 그 저장부를 구성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그림 1>에 SMES 에너지 충 · 방전 원리를 나타냈다. 전력 계통과 초전도 코일 간에는 교류전류와 직류전류를 교환하는 장치 및 차단기를 가지고 있다. 초전도 코일 충전 시에는 초전도 코일로 폐회로를 구성한 후 코일에 직류전류를 계속 흘려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전 시에는 초전도 코일과 변환기의 회로를 닫고 회로의 직류전류를 외부로 에너지로 방출한다.
▣ 지금까지의 개발 경위
시장 요구에 따른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 SMES로, 초 단위의 응용인 계통 안정화용 및 순시 전압 저하(이하 순저) 보상용 SMES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1㎿에서 3㎿의 출력을 가진 소형SMES를 그리드 계통으로 분산 배치하여 높은 계통 안정 효과를 실현시켰다. 일본에서는 1991년부터 자원에너지청의 국가 프로젝트가 발족하여 산 · 학 · 관이 연대한 본격적인 전력 계통 제어용 SMES가 개발되기 시작했다. 100㎾h급 다목적 SMES의 실현 가능성이 가시화 됐으며, 코스트 측면에 있어서의 연구 과제도 명확해졌다. 이로 인해 1999년부터 SMES 심장부가 되는 코일의 코스트 저감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004년에는 시스템 완성을 목적으로 대용량 교직 변환기의 저코스트화, 극저온 냉동기의 고신뢰성화에 대해 연구하여 2007년 전력 계통에 연계하여 실 부하에 대한 제어 응답성 및 시스템 보호, 감시 등 신뢰성을 검증했다. 또 저코스트 코일을 개발하기 위해 순시 방전 동작만으로 그 책무를 부과할 수 있는 10㎿급 출력 순저 보상 SMES을 완성했다.
▣ 순시전압 저하 보상 SMES
SMES는 물질의 화학 변화로 인해 에너지를 입 · 출력하는 2차 전지 등과는 달리 전기에너지를 자기에너지로 저장한다. 그 때문에 저장하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초 단위로 방출할 수 있다. 송전선에 떨어진 낙뢰 등으로 인해 전력 계통에 고장이 발생하면, 보호 장치로 고장 구간을 차단할 때까지 광범위하게 고장점을 중심으로 전압이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순저’라고 하는 이 현상은 대부분 0.5초 이내지만, 전압 저하에 민감한 마그넷 스위치 및 가변속 모터 등은 그 영향에 의해 정지되거나 오동작이 발생한다. 따라서 고품질 전력이 요구되는 반도체 고장 등에서는 순저로 인해 큰 피해를 받고 있으므로 그 보상을 위해 순시에 고출력이 가능한 에너지 저장 장치가 필요하다. SMES는 순시 고출력이 가능하다는 순저 대책 장치로서의 최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일본 주부(中部)전력㈜는 순저 대책용으로 정격 출력 5㎹A, 출력 시간 1초의 SMES를 개발했다. <표 1>에 초전도 코일의 각 사양을, <그림 2>에는 초전도 코일의 외관을 나타냈다. 2003년 7월부터 최첨단 액정 공장에서 출력 5㎹A의 순저 보상 SMES 실증 시험을 개시했다. 이 SMES에서는 시험을 개시한 2003년 7월부터 검증을 완료한 2006년 5월까지 수차례 순저 보상 동작을 확인했다. 그 중 2004년 9월에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낙뢰로 인해, 시험 사이트를 포함한 전력계통에 발생한 순저에 대한 보상 전압 파형 예를 <그림 3>으로 나타냈다. SMES에서의 급전으로 빠르게 전압이 확립되므로 공장 부하에 영향을 주지 않고 공장의 중요 계통을 보상했다. 또한 정격 출력 10㎹A, 출력 시간 1초인 SMES를 개발하여 필드 시험을 2005년 10월부터 동 사이트에서 개시했다. 이 SMES의 에너지 저장부인 초전도 코일의 사양을 <표 2>에, 코일 외관을 <그림 4>로 나타냈다.
이 SMES에서는 코일 내전압을 높여 출력 대용량화를 가능하게 한다. 또 고(高)내전압화에 의해 코일 전류를 낮출 수 있어 코일 외부에서의 통전 손실을 저감하면서 동시에 산화물 초전도체를 이용한 전류 리드를 소형화하여 침입 열을 저감하고 대가 효과를 높인다. 그리고 연속된 복수의 낙뢰에 의한 전압 저하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성되어 있다. 출력 10㎹A 순저 보상 SMES에서도 현재까지 여러 차례 건전한 순저 보상 동작을 확인했다. 2006년 7월에 동작했을 때의 계통 측 및 부하 측 전압 변동을 <그림 5>로 나타냈다.
▣ 산화물 초전도 SMES
앞서 언급한 SMES는 모두 금속계 초전도 코일을 이용하고 있다. 향후 SMES의 저코스트화 및 콤팩트화, 유지 보수 등을 생각하면 냉각에 액체헬륨을 사용하지 않는 고온 초전도체를 적용한 SMES가 개발돼야 할 것이다. 최근 차세대 산화물 선재로 기대되는 이트륨계(이하 Y계) 선재가 개발되고 있어, 장척화 · 대전류화 측면에서 현저하게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2004년부터 시작된 프로젝트에서는 Y계 선재를 이용한 SMES 코일도 개발되고 있다. 각종 초전도 선재의 임계전류밀도 자장 의존성을 <그림 6>으로 나타냈다. YBCO 선재는 50K에서의 특성에 관계없이 그 외 초전도 선재 액체헬륨 온도 4.2K에서의 특성과 비교해도 고특성을 나타내고 있어, 고온 · 고자장에서 높은 통전 성능을 나타냄을 확인할 수 있다. 기계 특성에 관련해 IBAC/CVD-YBCO 선재의 인장 응력 왜율 특성 및 인장 응력 제거 후 임계전류 Ic 변화를 <그림 7>로 나타냈다.
하스테로이(Hastelloy : Haynes International사가 개발한 합금의 상표로, 니켈 기의 내열 · 내식 합금을 말한다) 기판을 이용한 IBAD/CVD-YBCO선재는 1㎬가 넘는 탄성 한계 및 인장 응력 제거 후 Ic의 값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가역적 특성을 나타낸다. 또 외부 자장 11T 중 Ø250㎜의 단층 솔레노이드 코일을 통전하여 자장 B, 전류 밀도 J, 코일 반경 R의 곱으로 나타내고, 코일 선재를 경방향으로 부풀리도록 작용하는 후프 응력 BJR을 실제로 코일에 작용시켜 1㎬이상의 내 후프 응력을 가짐을 확인했다. 또한 <그림 8>과 같이, 100만 회 반복되는 1㎬초과 인장 응력에 대해서도 특성 노화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결과에서 Y계 선재는 산화물 선재의 과제인 통전 특성의 향상 및 고강도화에 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Y계 선재 · 코일의 높은 통전 특성, 기계 특성 등의 시험 결과에 기초하여, 실 운용 중 10㎹A(축적에너지 20MJ급) 순저 보상용 SMES와 동 용량 코일을 Y계 선재로 이용 · 설계한 결과를 <그림 9>로 나타냈다. 코일 고자계 콤팩트화 및 고온 운전(4K → 20K)으로 SMES 실용화 실현을 위해 달성해야 할 저코스트화 · 고신뢰성 실현 가능성이 시사되고 있다.
▣ 마무리
SMES는 에너지 저장에 초전도 코일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지 등과 같은 화학적 노화가 없으며, 코일 전류 형태로 에너지가 저장되기 때문에 순시에 대용량 출력이 가능한 순저 보상 장치로 적합하다. 이러한 특징을 살려 순저 보상 SMES 시스템의 보급 확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차세대 선재에 의한 코일 개발 등 SMES 저코스트화를 위한 기술 개발은 물론 전력기기에 요구되는 높은 신뢰성을 검증해야 할 것이다.
초전도(Super Conductivity)
은이나 동처럼 전기가 잘 통하는 금속도 어느 정도의 전기저항을 갖고 있어 이들을 전선으로 사용할 때는 전기저항 때문에 전력손실이 발생한다. 그런데 금속을 절대 영도(-273℃)에 가까운 극저온으로까지 냉각시키면 전기저항이 제로가 된다. 이것이 ‘초전도’라 불리는 현상이다. 보통은 초전도 전선을 사용해서 전자석을 만들고 이것을 액체헬륨(-4.2℃) 등으로 냉각시켜 초전도 전자석으로 이용하는 것이 많다. 초전도 전자석은 약간의 전력으로 강한 힘을 내기 때문에 발전기나 모터를 필두로 전력저장과 같은 분야에서 응용이 기대되고 있을 뿐 아니라 MHD(전자류체)발전이나 핵융합과 같은 미래 신에너지원의 실현에도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다. 자기부상열차는 이 초전도 전자석을 이용하고 있으며, 미래의 컴퓨터용 소자로 초전도 상태를 이용하여 초고속 연산, 저소비전력을 실현할 수 있는 조셉슨 소자가 주목받고 있다.
초전도 에너지 저장장치 (Superconducting Magnetic Energy Storage)
전기저항이 ‘영’인 초전도 선재로 만들어진 코일에 직류전류를 흘려 자기장을 발생시켜 자기에너지의 형태로 전력을 저장하는 장치를 말한다. 약어는 SMES이며, 에너지 저장 규모와 사용 목적에 따라 저장용 SMES와 안정화용 SMES 등으로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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